무균돼지, 장기 프린팅, 냉동요법 등 다양한 연구소
소아내분비과 의사인 장녀 마리아 보론초바 등이 주도
작년 9월 베이징 전승절 열병식 때는 시진핑에 ‘장기교체’ 설명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러시아가 블라디미르 푸틴(73) 대통령의 방침에 따라 ‘신(新) 건강 보존 기술’ 개발 국가계획에 연구비로 260억 달러(39조 원)를 투입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계획을 2024년 2월에 공개하면서, 이를 통해 개발한 항노화 기술로 2030년까지 17만5천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올해 4월 러시아 정부는 세포 노화를 지연시키는 것을 목표로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중이라며 “노화와의 싸움에서 가장 유망한 방법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인간 이식용 장기를 만드는 방안도 연구 계획으로 진행되고 있다.
여기는 생체 조직을 3D로 인쇄하는 ‘바이오프린팅’과 인간과 유전적으로 유사한 미니 돼지 체내에서 인간 장기를 배양하는 이종(異種) 장기이식 기술이 포함돼 있다.
정부 기관과 협업하는 러시아 과학자들은 2030년까지 인간 장기 교체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인간 연골 조직과 쥐 갑상선을 바이오프린팅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신 건강 보존 기술 개발 국가기구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인물은 두 사람이다.
국가 지원 유전학 프로그램을 감독하는 소아내분비과 전문가이자 푸틴 대통령의 장녀인 마리아 보론초바와, 소련 시대에 만들어진 핵 연구소인 ‘쿠르차토프 연구소’의 소장인 물리학자 미하일 코발추크다.
노화 연구자 블라디미르 하빈손(1946∼2024)도 별세 전까지 이 프로젝트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성경 구절(창세기 6장 3절)을 인용하며 인간이 최대 120년까지 살 수 있다고 말한 적도 있다.
푸틴은 제대로 검증이 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되는 접근법에 대해서도 열린 태도를 보여왔다.
그는 2018년 크렘린궁에서 제바스티안 쿠르츠 당시 오스트리아 총리를 만났을 때 영하 110도까지 내려가는 ‘냉동치료법’의 장점을 열성적으로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부를 매우 낮은 온도에 노출시키는 냉동치료법은 사마귀 등 국소적 피부질환 치료에는 널리 쓰이고 있으며 단기적 통증 완화나 혈액순환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전반적 노화방지나 수명 연장 효과는 검증되지 않았다.
푸틴은 노화 방지와 수명 연장 기술에 관심이 지대하며 크렘린궁의 거처에 저온냉동실을 두고 있다는 점은 널리 알려져 있다.
푸틴 대통령은 작년 9월 3일 베이징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장기이식, 수명 연장, 불사(不死)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중국중앙TV(CCTV) 생중계 카메라와 마이크에 포착됐다.
당시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20여개국 정상들이 이동하는 행렬의 선두에서 톈안먼 망루로 이동했으며, 이 과정에서 푸틴 대통령의 통역사가 중국어로 “생명공학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들렸다.
이어 알아들을 수 없는 구절이 이어진 뒤 푸틴 대통령의 통역사는 “인간의 장기는 끊임없이 이식될 수 있다. 당신은 오래 살수록 젊어지고 심지어 불사에 이를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화면 밖에 있던 시 주석이 중국어로 “일각에서는 이번 세기에 인간이 150살까지 살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고 답변하는 것이 들렸으며, 이 때 김정은 위원장은 웃으면서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 쪽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크렘린궁 공보실은 WSJ에 보낸 이메일에서 “러시아연방에서는 이 분야의 전반적인 과학 프로그램에 대한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이러한 프로젝트는 국가의 지원을 받으며, 많은 과학 및 연구 기관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