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김의 영화세상] 퍼펙트 케어 (I Care A Lot 2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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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 김(영화 칼럼니스트)

 홀로 사는 은퇴 노인들 중에 자식이나 친척이 없는 무연고자들이 거동을 못하거나 치매를 앓게 되면 법원에서 지정해준 전문 가디언이 그들을 대신해서 요양원 입소, 남은 자산 관리와 중요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철저히 합법적이지만 많은 함정과 비리가 가능한 제도이다.  몸과 정신이 온전할 때 법정 대리인을 미리 정해놓는 게 현명하다.

‘말라 그레이슨’은 프로페셔널 가디언. 노인 주치의 ‘닥터 에이머스’, 연인이자 비즈니스 파트너인 ‘프랜’과 팀을 이뤄 집과 자산이 있는 무연고 노인들만 골라서  그들의 법정 대리인 자격을 받고 노인들은 요양 시설로 보낸다. 노인들에게는 진정제등을 복용시켜 서서히 심신 미약 상태로 몰고 가고 일체의 외출, 방문객 접견등을 금지시켜 바깥 세상과 단절시킨다. 그렇게 가로 챈 재산을 처분해서 이익을 챙긴다. 닥터 에이머스는 새로운 먹잇감 정보를 주고 마라는 즉시 영업에 들어간다. 평온한 은퇴 생활을 하던

‘제니퍼’는 갑자기 들이닥친 말라의 설명에 항의하지만 법원 명령이라는

그녀의 언변에 어쩔수 없이 집을 떠나 요양원에 입소한다.  말라는 제니퍼의 차와 가구를 팔고 집도 내놓는다.  그러다 세이프티 박스에서 비싼 시계와 보석, 금덩어리, 은행 적금 서류등을 발견한다.  자식이 없는 것으로 되어있던 제니퍼에게는 사실 거대 갱단의 두목인 아들 ‘로만’이 있다.  매주 제니퍼와 정기적으로 만나던 로만은 엄마가 사라지자 부하를 시켜 그녀의 행방을 찾게 한다.  로만은 말라에게 엄마를 퇴소시키라고 요청하는데 말라는  오백만 달러를 요구한다. 화가 난 로만은 사기 팀의 일원 닥터 에이머스를 살해하고 말라와 프랜을 납치한다.  죽기 전에 가까스로 도망친 말라와 프랜은 복수를 결심하고 거꾸로 로만을 납치해서 마약을 투여하고 숲에 버린다. 약에 취한

로만은 신분증도 없이 헤매다가 구출되는데 법원에서  말라를 가디언으로

정한다. 말라는 로만과 제니퍼의 가디언쉽을 해제하는 조건으로 천만달러를

 

요구하자 로만은  말라의 능력을 인정하고 자신과  파트너로 비지니스를 세계적으로 키워나가자고 제안한다. 동업을 수락한 말라는 로만의 돈과 커넥션을 이용해서 성공한 기업가로 부상한다. 말라는 텔레비전 인터뷰 도중

과거 그녀의 사기 피해자였던 노인의 아들에게 살해당한다.

‘로자먼드 파이크’의 아름답고 사악하고 가차없는 말라가 감탄을 부른다.

연기파 배우 ‘피터 딘클리지’의 다혈질에 허당인 마피아 두목 아들 로만과

은근히 반항적이고 비밀을 숨긴 늙은 엄마 제니퍼역의 ‘다이앤 위스트’의 앙상블이 매끄럽다. 독특한 소재의 재미있는 블랙 코미디 스릴러물로 현재 넷플릭스에서 방영중.  로자먼드 파이크가  2021년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을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