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선 종교 성향에 따라 지지 후보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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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 지지자와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가 지난해 미시간 주청사 앞에서 각자 지지 깃발을 들고 서 있는 모습. [로이터]

퓨 리서치 센터, 분석자료 공개···1만6천명 조사
유대·이슬람 등 기독교 외 종교 바이든 선호 뚜렷

지난해 대선 역시 과거 선거 패턴과 마찬가지로 백인 기독교인은 공화당 후보를, 흑인 기독교인 및 무 종교자들은 민주당 후보에 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백인 복음주의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거의 몰표를 주다시피 하며 적극적인 지지를 표했다. 여론 조사 기관 퓨 리서치 센터는 지난해 대선 결과를 종교 성향에 따라 분석한 자료를 최근 공개했다.

퓨 리서치 센터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종교는 물론 예배 참석 정도에 따라서도 투표 성향이 크게 엇갈린 것으로 조사됐다. 우선 전체 유권자 중 교회 예배 등 종교 행사에 한 달에 한 번 이상 참석하는 유권자 중 약 59%가 지난 대선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을 찍으며 공화당 쪽으로 기우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종교 행사에 1년에 몇 차례 밖에 출석하지 않는 유권자 중에서는 약 58%가 당시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투표해 정반대의 투표 성향을 나타냈다.

종교 행사 참석 유권자를 인종별로 구분할 경우 표심은 더욱 극명하게 갈렸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종교 행사에 참석하는 백인(비 히스패닉계) 유권자 중에서는 지난해 약 71%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표를 던진 반면 흑인 유권자로 종교 행사에 자주 참석하는 유권자들은 거의 대다수(90% 이상)가 바이든 후보를 찍었다.

기독교 유권자들이 대부분 공화당 후보 지지 성향을 보인 가운데 지난해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백인 복음주의 유권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백인 복음주의 유권자들은 예배 참석 횟수와 상관없이 모두 80%가 넘는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을 보였다. 비 복음주의 계열 백인 개신교 유권자와 백인 가톨릭 유권자 역시 바이든 후보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더욱 선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백인 유권자 중에서는 무 종교자들이 유일하게 바이든 후보에 대한 투표율(약 68%)이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높았다.

한편 지난해 대선 당시 백인 복음주의 유권자들의 표심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더욱 똘똘 뭉쳤다.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경쟁했던 2016년 대선 당시 백인 복음주의 유권자의 트럼프 당시 후보에 대한 투표율은 약 77%였지만 4년 뒤인 지난해 약 84%로 높아졌다. 반면 백인 가톨릭 유권자의 표심은 2016년 약 64%에서 지난해 약 57%로 일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바이든 후보의 경우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백인 가톨릭 유권자의 표심을 일부 뺏어와 당선에 도움을 받았다. 지난해 바이든 후보를 지지한 백인 가톨릭 유권자는 약 42%로 2016년 클린트 후보 지지율보다 약 11% 포인트나 상승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 밖에도 흑인 개신교인과 무종교 유권자의 전폭적인 지지는 물론 유대교, 이슬람교, 불교, 힌두교 등 비 기독교 유권자의 지지를 고르게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퓨 리서치 센터는 지난해 11월과 12월 미국 성인 약 1만 6,000명을 대상으로 이번 온라인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 중 다수가 성경과 상반된 믿음을 갖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바이든 후보 지지자 중 약 65%가 자신을 기독교인이라고 밝힌 가운데 대선에서 바이든 후보를 찍은 유권자 중 다수인 약 68%는 ‘성령은 실체가 아니다’라고 믿었고 약 63%는 ‘하나님이 전지전능한 창조주’라는 것을 믿지 않는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또 지지자 중 약 72%는 ‘선하고 남을 돕는 사람이 천국에 갈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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