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검을 사라 (Buy a Sword)

631

이종형 은퇴목사

검이 없는 자는 겉옷을 팔아 살지어다 (눅22:36), 칼을 가지는 자는 다 칼로 망하리라 (마태26:52). 예수께서 몇 시간 간격을 두고 제자들에게 하신 혼란스러운 이 말씀은 무슨 의미인가?
예루살렘 밖 갈릴리 지역에서 3년간 사역하다가 그가 세상에 온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예루살렘에 가서 제자들과 마지막 사랑의 만찬을 나누며 물으신다. 너희가 나와 함께 있을 때에 무슨 부족함이 있었는가? 없었다고 하자 이제는 전대나 배낭을 가지고 칼이 없는 자는 겉옷을 팔아 칼을 사라고 하신다. 여기 칼은 일상용품의 하나로 용도가 다양하지만 자신을 보호하는데 또는 원수를 공격하는데 사용되기도 한다. 제자들은 아직 실감하지 못하나 주께서 떠나고 그들이 남는 세상은 그들에게 결코 우호적이 아니다. 주께서는 세상에 화평을 주러 온 것이 아니라 검을 주러 왔다. 복음은 적대 관계와 분쟁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메시아를 기다리던 종교지도자들은 예수를 메시아로 받지 않고 일일이 그를 비난하고 정죄하다가 처형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를 예측하는 제자들은 자기 보호를 위하여 칼을 준비하라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몇 시간 후 예수께서 기도하던 곳에 유다가 인도하는 폭도들이 왔다. 베드로가 칼을 뽑아 한 사람의 귀를 잘랐다. 칼로 주님을 보호할 생각이겠지만 강도를 잡는 것 같이 칼과 몽치를 들고 온 무리를 칼 몇개로 대항하여 싸울 수 있을까? 더욱이 로마에 대항하며 예수 운동을 펼칠 수 있을까? 예수께서는 이것까지 참으라 하시며 떨어진 귀를 만져 낫게 하시고 칼을 가지는 자는 칼로 망하느니라 하신다. 칼을 가지면 사용하게 되고 저항에 저항을 하며 피차 죽음을 면할 수 없는 것이 역사의 현실이다.
당시의 칼은 오늘의 총이다. 자기 보호와 안전을 위하여 미국에서 개인이 가진 총의 수가 2억이 넘는다고 함은 그만큼 불안하고 믿을 수 없는 사회다. 총을 가지면 과연 안전한가? 스탠포드대학 연구팀이 12년간 캘리포니아 1800만 주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는 그렇지 않다. 연구 기간 총으로 죽은 사람이 2300명, 총을 가진 집은 같은 지역에 살면서 총이 없는 집보다 2배의 살인이 있었고 총을 있는 집에 사는 자는 그렇지 않는 집보다 7배 이상이 배우자 가족 친구에 의해 살해되고 죽은 자의 84%는 총을 가지지 않은 여자였다. 외부로부터 낯선 자가 침입하여 살해한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국제정치에서 무기를 가지는 것은 무기를 사용하지 않기 위한 것이라지만 가지면 언젠가 사용하게 되고 총은 총을 부르고 죽음을 부른다.
그러면 예수께서 칼을 사라, 둘이면 충분하다고 한 것은 무슨 의미인가? 그가 칼을 가졌기에 불법자의 하나로 여김을 받는다는 예언과 주께서 폭도에게 제자들을 가게 하라고 하여 자기 사람을 하나도 잃지 않는다는 말씀을 이룬다고 하신다. 그의 말씀은 칼로서 폭력행사가 아니라 예언을 따라 불법자처럼 잡히어 죽는다는 것이다.
칼은 또한 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이다. 예수께서 마귀에게 시험을 받을 때 말씀으로 그를 물리치고 승리하여 성령의 능력을 입고 사역하였다. 공중의 권세 잡은 마귀가 온갖 술수와 갈등을 일으키는 세상에서 우리도 성령의 칼로 원수와 당당하게 대결하여 이기고 능력으로 살아야 하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