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성내기를 더디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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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훈 목사(모자이크교회 담임)

분노는 선택이다. 만약 우리가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마음의 분노를 사랑으로 다스릴 수 있다. 마음의 분노를 다스리기 위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사랑의 지혜는

‘성내기를 더디 하는 것’이다.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너희가 알거니와 사람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며, 성내기도 더디 하라. 사람의 성내는 것이 하나님의 의를 이루지 못 함이니라.”(야고보서 1:19,20) 마음의 분노를 즉각적으로 쏟지 않고 자제 하고 뒤로 미루는 것이 필요하다. 사실 우리를 화나게 하는 많은 일들은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렇게 화날 일이 아닌 것을 발견하게 된다. 어느 분이 친구와 함께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주문한 음식이 속이 나오질 않았다. 그러자 그 분은 여종업원을 불러 화를 내며 호통을 쳤다. 얼마나 심하게 말을 했던지 그 여종업원은 울며 주방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그날 식당에서 여종업원에서 화를 내던 그분은 그 일이 있은 지 얼마 후에 세상을 떠났다. 그날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하던 그 친구가 무덤에서 비통한 마음으로 이렇게 말했다. “여보게 이렇게 세상을 떠날 걸, 그 날 겨우 음식이 몇 분 늦은 걸로 그렇게 화를 냈는가?”

사실 우리가 화를 내고 분개하는 대부분의 일들은 지극히 사소한 일들이며, 그저 ‘허허’웃으며 ‘괜찮습니다!’하고 넘어갈 수 있는 일들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사소한 일들에 분개하고, 다투고, 돌아서고, 원수 삼고, 죄를 짓는다. 이런 일들이 사랑과 이해와 축복으로 가득해야 할 가정에 만연하고,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사람을 세우고 사람을 살리는 풍성한 열매를 맺으며 살아야 할 우리의 삶의 현장에 존재한다. 우리는 성내기를 더디 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분한 감정을 즉석에서 쏟지 말고, 자제 하고 뒤로 미루고, 분한 감정을 사랑으로 다독이고, 정리할 겸손의 침묵의 시간이 필요하다.

2012년에 워싱턴 시내 10 번가에 에브라함 링컨의 정신과 업적을 기리는 교육과 리더십 센터’가 문을 열었다. 그 장소는 링컨이 1865년 4월 연극 관람 도중에 총을 맞아 숨진 곳이다. 링컨은 그의 인격과 리더십으로 미국만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고 있다. 링컨에 관한 이런 이야기가 있다. 미국이 남북전쟁을 한참 치를 때에, 링컨은 정적으로부터 심한 인신공격과 비판을 받았다. 링컨은 사람들의 정당치 못하고 지나친 인신공격과 비판에 화가 난 적이 많았다. 링컨은 마음의 분노를 다스렸지만, 도저히 참을 수 없을 때는 자신을 비난한 사람에게 편지를 썼다. 분한 마음과 자신이 상처 받은 모든 내용을 편지에 속 시원하게 다 썼다. 그리고는 그 편지를 당사자에게 보내지 않고, 자신의 코트 주머니에 넣고 다녔다. 그러다가 마음에 분함이 식으면 그 편지를 꺼내어 찢어버리거나 화로 불 속에 던져 넣었다. 얼마나 지혜로운 방법인가!

또 링컨의 이런 일화가 있다. 링컨이 변호사로 일하던 때의 이야기이다. 링컨의 아내 토드는 성질이 급하고 충동적이고 신경질적이었다고 한다. 하루는 링컨의 아내가 동내 생선가게에서 생선을 사다가 맘에 들지 않았는지 생선가게 주인에게 성질을 부리고 심한 말로 모욕을 주었다. 그런 일이 있은 지 얼마 후에 그 생선가게 주인이 링컨을 만난 자리에서 자기가 링컨의 아내에게 당한 모욕을 이야기하며 흥분했다. 그러자 링컨이 생선가게 주인의 어깨에 손을 얹고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주인 양반, 제 아내에게 겪으신 것은 단지 15분 정도뿐이지요? 저는 지난 15년 간을 견디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니 그냥 참아주십시오!”

급한 분노는 일을 그르치고 불행을 만들지만, 성내기를 더디 하고 참는 사람은 선한 결과를 만든다. 성경이 말한다. “노하기를 더디 하는 자는 용사보다 낫고,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는 것보다 나으니라.”(잠언 16:32) 이처럼 우리가 분노를 뒤로 미루고 침묵할 때에 하나님의 성령이 우리의 마음을 다스려 주시고, 교훈 하시며,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빗으시는 시간으로 사용하신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내어 주시므로 하물과 죄로 죽었던 우리를 살리신 하나님이 우리가 사랑하는 마음으로 분노를 다스리며 선을 이루기를 원하신다. 사랑은 성내지 아니한다!(고린도 전서 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