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은사, 하나님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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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목사(두란노침례교회 담임)

은사란 하나님께서 성도들에게 선물로 주신 특별한 재능을 말합니다. 은사를 주신 목적은 성도를 온전케 하고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 그리스도의 몸 교회를 세우기 위해서 입니다.

성도들을 온전하게 한다는 건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오게 만든다는 뜻입니다. 당시 온전하다는 단어는 어긋난 뼈를 맞춘다, 고장 난 물건을 고친다는 뜻으로 사용했습니다. 그러니까 성도들을 온전케 한다는 말은 잘못된 곳에서 헤매고 있는 성도들을 인도해 그들이 있어야 할 곳에 바로 세워주는 걸 뜻하는 겁니다. 그리고 봉사의 일을 하게 한다는 건, 하나님께서 주신 은사를 발견하고 그 은사를 신실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걸 말합니다. 성도들이 그렇게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에서 자신의 은사를 활발하게 사용할 때, 교회는 하나된 모습으로 건강하게 성장합니다.

에베소서 4장에서 바울은 많은 은사들 중 사도, 선지자, 복음 전하는 자, 목사와 교사, 이 5가지 은사만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5가지 은사 모두가 주님께서 바울에게 주신 은사들입니다. 이 은사들만 언급한 이유를 생각하는 중 한 가지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이 편지를 읽는 성도들은 바울을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알고 있었고, 그래서 이 5가지 은사가 다 바울에게 있다는 걸 잘 알았을 겁니다. 그리고 바울이 이 은사들을 가지고, 성도들을 온전하게 하고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 교회를 건강하게 세우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도 누구보다 잘 알았을 겁니다. 그러니까 바울은 자신의 삶을 사용해서, 은사의 소중함과 은사의 사용법을 직접 보여주고 있는 겁니다.

한 가지 예를 살펴보겠습니다. 바울은 2차 선교 때, 사도로서 고린도 성에 들어가, 복음을 전하는 자로서 주님과 주님의 부활을 증거했습니다. 그 결과 교회가 시작되었고, 교회를 말씀 위에 든든히 세우기 위해 목사와 교사로서 1년 반을 가르치고 인도했습니다. 그런데 에베소에서 사역을 하는 중, 고린도 교회가 크게 병들었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그러자 바울은 고린도 교회의 성도들이 회개할 때까지 최선을 다합니다. 에베소에서의 사역을 중단하고 바로 갈 수가 없어서, 편지를 써서 보냅니다. 그들이 겪고 있는 문제 하나하나를 언급하며,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하나님의 뜻을 구체적으로 담아 쓴 이 편지가 바로 고린도전서입니다. 목사로서 고린도 양들을 바른 길로 이끌기 위해, 그리고 선지자로서 하나님의 뜻을 전하기 위해 편지를 보낸 겁니다. 그러나 아무 변화가 없자, 바울은 목사의 심장을 품고 고린도를 직접 방문합니다. 그러나 소용없었습니다. 오히려 바울의 사도권을 문제 삼아 대적하는 세력들 때문에 쫓겨나다시피 고린도를 떠나고 맙니다. 그래도 바울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바울은 다시 성도들이 회개하고 하나님께로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아주 강한 어조로 편지를 보냅니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편지입니다. 동역자 디도를 통해 이 편지를 보낸 후, 바울은 하나님께 기도하며 결과를 기다립니다. 드디어 디도를 통해, 그 교회가 회개했다는 소식을 듣자 바울은 자신의 기쁜 마음을 담아 다시 편지를 보냅니다. 이 편지를 통해 회개에 합당한 삶을 살도록 권면합니다. 바로 고린도후서입니다. 고린도 교회가 세워지는 과정부터, 그후 분열과 도덕적인 문제로 오염된 교회가 회개를 통해 하나됨을 회복하고 건강한 교회로 다시 돌아오는 과정까지, 주님께서 주신 은사들을 모두 사용해서 최선을 다한 바울의 흔적이 속속들이 배여 있는 겁니다.

성경은 주님께서 모든 성도들에게 한 가지 이상의 은사를 주셨다고 증거합니다. 그리고 모든 은사는 교회를 하나님의 뜻 대로 세우는데 반드시 필요한 것들입니다. 성도 한 사람이 자신의 은사를 사용하지 않으면, 그것만큼 교회의 하나됨과 건강도의 수치가 낮아지는 겁니다. 그러니 우리 모두가, 바울처럼, 자신의 은사를 최선을 다해 사용하는 충성된 일군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