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좁은 문을 향한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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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목사(두란노침례교회 담임)

주님께서 문이 닫히기 전에 그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를 힘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주님은 천국으로 들어가는 문을 좁은 문으로 비유하셨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돌아보니 그 문이 더 좁아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학과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인간 스스로가 우상의 자리에 올라가고, 종교 다원주의가 사람들의 생각을 파고들면서 예수님을 구원에 이르는 여러 개의 길 중 하나 정도로 생각하는 흐름이 점점 더 강해지고, 시간이 갈수록 복잡해져가는 환경 때문에 삶이 바빠지면서 아예 종교 생활을 사치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가는 현실 때문입니다. 그래서 좁은 문으로 들어가길 힘쓰라는 주님의 말씀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힘쓰다’라는 헬라어는 운동 선수가 일등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표현할 때 주로 사용했습니다. 그러니까 천국 문에 들어가려면, 그 문이 닫히기 전에, 누구나 운동 선수들처럼 온 힘을 다해야 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이미 예수님을 구주로 믿는 성도들도 이렇게 힘을 써야하는 걸까요? 당연합니다. 구원의 한 축인 성화의 과정, 즉 예수님을 닮기 위해, 또한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는 제자의 길을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겁니다.

달라스 신학교에서 신약학을 가르치는 다렐 복 교수는 연구를 위해 스코틀랜드에서 잠시 체류해야 했습니다. 다렐 교수가 머물렀던 곳은 전체 인구가 800명쯤 되는 작은 마을로, 그 지역에는 교회가 하나 있었습니다. 주일이 되어 교회에 가보니 약 30명 정도가 예배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예배 인원은 늘 그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주일, 예배당에 들어서니 좌석이 모자랄 정도로 사람들로 북적거렸습니다. 몰려온 사람들을 다 수용할 수 없어서 예배를 세 번이나 드려야 할 정도였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인가 알아보니, 교회의 멤버십을 유지하려면 성찬식에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는 교회 내규 때문이었습니다. 그 교회는 일 년에 두 차례 성찬식을 행했는데, 그 주일만 되면 몰려든 마을 주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겁니다. 그 작은 마을에서 교회의 멤버십을 유지한다는 건 개인적으로 큰 유익이었습니다. 멤버만 교회에서 결혼 예식을 행할 수 있고, 장례 예배를 드릴 수 있으며 교회 묘지에 묻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 년에 두 차례, 교회는 마을 주민들로 넘쳐나는 겁니다. 교회의 이런 사정을 듣는 동안 다렐 교수는 마음이 많이 아팠다고 합니다. 자기 편의를 위해 일 년에 딱 두 차례 교회에 가는 마을 주민들, 그렇게 해서 교회 멤버십을 간신히 유지하고 살다가 교회 묘지에 묻혔을 때, 하나님께서 과연 그들을 낙원에 받아주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때 주님께서 다시 이 땅에 오실 때, 저 교회 묘지에서 부활의 몸을 입고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될 사람들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빌립보서 3장에서 바울은 자신의 삶을 푯대, 즉 하나님의 뜻과 자기에게 주신 소명을 향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쉼없이 부지런히 달려가는 모습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주님 말씀하신 대로 좁은 문, 천국 문을 통과하는 그 순간을 향해 온 힘을 다 쏟고 있는 겁니다. 그런 후 자기 뿐 아니라 예수님을 믿는 성도들은 다 예외 없이 자기처럼 달려가야 한다고 선포합니다. 구원 받은 성도의 믿음의 경주는 천국에 도착할 때까지 멈춰선 안 되는 겁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예수님을 닮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까? 제자의 길을 힘써 달려가고 있습니까? 시카고 지역의 성도들은 모두가 천국 문에 도착할 때까지, 하나님의 전신갑주-말씀, 기도, 성령님-로 무장해서 성화의 과정을 힘써 이루어가는 삶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