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 나토 가입·크림 무력탈환 시도시 전쟁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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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1일 러시아를 방문한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와 회담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로이터=사진제공]

헝가리 총리와 회담 뒤 밝혀
“미, 러 안전보장 요구 무시
여전히 대화엔 문 열려 있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해 러시아에 병합된 크림을 무력으로 탈환하려 할 경우 나토와 전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경고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를 방문한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와의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가입시키려 하고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미국과 나토는 우크라이나의 안보에 대해서가 아니라 러시아 억지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에서는 만일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고 크림을 공격할 경우 러시아는 나토와 싸울 수밖에 없음을 누구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미국조차도 우크라이나의 안보에 대해 생각은 할지 모르지만 이차적으로 생각하며, 그렇게 걱정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들(미국)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러시아의 발전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독트린 문서들에는 크림을 무력 등의 방법으로 수복할 것이라고 쓰여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가 나토의 회원국이 됐고 충분한 무기를 확보했으며 이곳에 폴란드나 루마니아처럼 현대적 공격 무기가 배치돼 있고, 크림 작전을 시작한다고 상상해보라”면서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는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나토로 끌어들이고 그곳에 공격용 무기들을 대거 배치하고 극우민족주의자들에게 돈바스(우크라이나 동부)나 크림 문제를 군사적 방법으로 해결하도록 부추기면서 우리(러시아)를 무력 분쟁으로 끌어들이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미국과 나토가 러시아의 안전보장 요구에 대한 답변에서 러시아의 핵심적 요구를 무시했다는 지적도 했다. 그는 “지난달 26일 미국과 나토에서 받은 서면 답변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면서 이 문서에선 러시아가 요구한 3가지 핵심적 요구가 적절히 고려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나토 확장 금지, 러시아 국경 인근으로의 공격 무기 배치 금지, 유럽 내 군사 인프라의 1997년 이전 수준 복귀 등이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1997년은 러시아와 나토 간 기본조약이 체결된 해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의 우려를 무시하면서 미국과 나토는 각국이 자신의 안보 확보를 위한 방법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음을 주장한다”면서 하지만 “이는 단지 ‘안보 불가분성’의 한 부분일 뿐이다. 다른 한 부분은 누구의 안보 강화도 다른 국가들의 안보를 희생해서 이루어져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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