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저항의지 표현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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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학도 아카데미상
한인 김수진씨 금메달

아카데미가 주관하는 제48회 학생 아카데미상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주제로 다룬 애니메이션이 금메달을 받았다.

미국 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AMPAS)는 21일 칼아츠 석사학위 프로젝트로 제작된 김수진씨의 애니메이션 ‘잊혀지지 않는’(원제 ‘Unforgotten’)을 미국 영화학교 학생 출품작 중 애니메이션 부문 금메달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화여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캘리포니아 인스티튜트 오브 아츠에서 영화 비디오 전공 석사학위를 받은 김씨가 출품한 ‘잊혀지지 않는’은 위안부 할머니들이 겪은 고통의 기억과 극복의 의지를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위안부가 된 한국 여성 4명의 증언을 엮어 한국에서 일어난 잔혹한 성폭력을 조명하고 폭력적인 이미지가 영속되지 않도록 동화 같은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했다.

김씨는 수상 소감에서 “위안부를 주제로 한 다른 영화들을 봤을 때 대부분이 피해 여성들이 어떻게 폭력적으로 성적 학대를 당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고 본다”며 “이것은 희생자들에게 또 다른 시각적 폭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들의 아픈 기억과 트라우마를 시각화할 수 있는 대안적인 방법을 찾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관객들이 ‘잊히지 않는’을 볼 때 위안부 피해자 내면의 저항 의지에 초점을 두기를 바란다”며 “불의에 맞선 인간의 에너지를 표현하고자 노력했고 그렇게 함으로써 고통스러운 기억과 슬픔을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1972년 제정된 학생 아카데미상은 매년 실사 영화,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대안·실험 영화 장르에서 미국 국내 영화 학교와 국제 영화 학교 분야로 나눠 수상자를 선정한다. 학생 아카데미 수상자 출신 감독으로는 애니메이션 ‘몬스터 주식회사’를 만든 피트 닥터, 인종차별 문제를 파헤쳐온 스파이크 리, ‘백 투 더 퓨처’ 시리즈의 로버트 저메키스, 007시리즈 ‘노 타임 투 다이’를 연출한 캐리 후쿠나가 등이 있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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