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통화 몇시간만 네타냐후 대놓고 라파 공습…”균열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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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국무부, 8일 의회에 이스라엘 국제법 위반 여부 보고
▶ “국제법 위반 결론 나면 바이든 딜레마”

조 바이든 대통령이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지상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는데도 이스라엘이 라파 지상전 돌입 수순에 들어가자 두 나라 사이 균열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든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에서 전면적인 라파 지상전에 반대한다며 경고한 지 몇시간 뒤 이스라엘군이 라파 동부 외곽을 공습했다고 7일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통화에서 네타냐후 총리에게 민간인 보호 대책 없는 라파 지상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차 전달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은 6일 라파 동부 외곽을 공습한 데 이어 7일 라파 국경 검문소의 가자지구 쪽 구역을 장악했다.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은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 사이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을 석방하고 궁극적으로 전쟁을 끝내는 전략에 있어 큰 균열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WSJ은 진단했다.

지금까지 백악관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을 달성하지도 못했고 라파 공격을 미루도록 네타냐후 총리를 설득하지도 못했다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몇 주간 휴전 협상을 성사시키기 위해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특히 이스라엘에는 라파 공격 자제를 거듭 촉구해왔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이집트 카이로에서 진행 중인 인질 석방 및 휴전 협상의 성사 여부와 관계없이 하마스 소탕을 위해 라파 공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달 1일에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이스라엘을 방문해 라파 공격 문제를 놓고 네타냐후 총리와 논의했으나 네타냐후 총리가 라파 공격 입장을 굽히지 않아 서로 평행선을 달렸다.

6일에도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스라엘의 라파 지상전 개시에 대해 “현재 예견되는 대로의 라파 작전에 대해 우리는 지지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밀러 대변인은 “우리는 신뢰할만하고, 실행 가능한 인도적 계획(민간인 보호 계획)을 보지 못했다”며 “지금 라파에서의 군사작전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고통을 극적으로 끌어 올리고 민간인 희생 증가로 귀결될 것으로 믿는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총리실은 같은 날 성명을 통해 하마스 측의 최근 휴전 제안이 이스라엘의 요구사항에 못 미친다며 “전시 내각은 인질 석방을 포함한 전쟁 목표 달성을 목표로 하마스에 군사적 압박을 가하기 위해 라파 공격을 계속하기로 만장일치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무부는 이번 주 의회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국제법을 위반했는지 여부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국무부는 이스라엘이 미국으로부터 제공받은 무기를 사용할 때 미국 법이나 국제법을 위반했는지 여부에 대해 8일까지 의회에 보고해야 한다.

이 보고서에 이스라엘이 미국법 또는 국제법을 위반했다는 조사 결과가 담겨 있을 경우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고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도덕적·정치적 딜레마를 안겨줄 수도 있다고 WP는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