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노이도 6개 의석 공석, 선거전 과열
미연방 의회가 역대 최다 수준의 의원 은퇴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특히 일리노이주에서는 중진들의 용퇴로 비어 있는 의석을 차지하기 위해 후보들이 대거 몰리면서 선거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NBC 뉴스에 따르면,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연방 하원에서만 이미 55명 이상의 의원이 재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여기에 상원 13명을 포함하면 총 68명의 의원이 이번 선거를 끝으로 정계에서 물러나거나 다른 공직에 도전하기 위해 은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공영라디오방송인 NPR은 현재까지의 은퇴 규모가 전체 연방 의회 의원의 10%를 넘어서는 수치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은퇴 물결은 매우 이례적이며, 올해 은퇴 규모는 지난 한 세기 이래 최대 수준 혹은 그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수치”라고 평가했다. 이미 상당수 주의 후보 등록이 마감됐으나, 선거 일정이 늦은 일부 지역에서 추가 불출마 선언이 이어질 수 있어 전국적인 최종 은퇴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대규모 인적 쇄신의 바람은 민주당 강세 지역인 일리노이주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현재 일리노이주는 중진 의원들의 잇따른 퇴진으로 상·하원 합계 총 6개의 의석이 공석이 된 상태다.
민주당은 새로운 인재를 발탁해 정치 지형을 재구성할 기회를 맞이했지만, 유권자들은 오는 3월 17일 예비선거를 앞두고 수많은 후보를 검토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이번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6개 의석을 통틀어 총 60여 명에 달한다.
선거전이 과열되면서 지역 사회 곳곳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정치 홍보물을 제작하는 인쇄소들은 수십 년 만에 가장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또한 토론회 주최 측은 후보가 너무 많이 몰리는 바람에 참여 인원을 제한하는 진풍경까지 벌어지고 있다. TV와 소셜미디어 역시 끊임없이 쏟아지는 정치 광고로 도배된 상황이다.
시카고 지역의 한 유권자는 “21년 동안 지역구를 대표해 온 대니 데이비스 의원이 은퇴하면서 무려 13명의 민주당 후보 중 한 명을 골라야 하는 상황”이라며 “한꺼번에 쏟아지는 이름과 얼굴을 기억하기가 혼란스러울 정도”라고 토로했다.
이러한 세대교체의 바람은 젊은 유권자층의 정치 참여 열기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시카고 일대 대학가와 청년 단체를 중심으로 정치자금 모금 방식의 투명성, 의원 임기 제한 도입, 세대교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놓고 활발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투표에 소극적이었던 젊은 층 사이에서도 “우리의 목소리를 대변할 새로운 리더를 직접 뽑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수십 년간 지역 정치를 지켜온 거물급 인사들이 한꺼번에 물러나는 이번 선거는 일리노이 정치권의 ‘판도’ 자체가 뒤바뀌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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