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노이주 하원이 치솟는 처방약 가격을 규제하기 위한 독립 위원회 설립 법안(SB 3496)을 찬성 62표, 반대 39표의 근소한 차이로 가결했다. 나빌라 사이드(민주당) 하원의원이 주도한 이 법안은 주 정부 산하에 독립적인 ‘약가 검토 위원회(PDAB)’를 신설해 고가 의약품의 최고 판매 가격을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연방 메디케어 협상 약가를 주 전역에 자동 도입하는 규정도 포함됐다.
그러나 입법 논의 과정에서 법안이 대폭 수정되면서 실질적인 주민 혜택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수정안은 위원회가 연간 가격을 심사할 수 있는 의약품을 ‘최대 2개’로 제한했다. 시중의 수많은 고가 약품 중 단 2개만 규제 대상이 되므로 대다수 주민이 체감할 약가 인하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제약업계는 약값 폭리의 ‘진짜 범인’은 제약사가 아닌, 환자와 제약사 중간에서 막대한 마진을 취하는 보험사와 약국급여관리업체(PBM)라고 반발한다. 이 핵심 중간 유통 구조를 개혁하지 않고 제약사의 출고가만 누르는 방식은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없다는 비판이다.
공화당 측 역시 정부의 시장 개입이 초래할 부작용을 경고하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공화당은 인근 버지니아주에서 유사한 약가 규제 법안이 거부권 행사로 실패한 선례를 강조했다. 당시 버지니아의 글렌 영킨 주지사는 해당 위원회가 주민의 약값을 낮추기는 커녕 막대한 주 예산과 세금만 축내는 ‘비효율적인 관료 기구’에 불과하다고 판단해 법안을 무산시킨 바 있다. 아울러 공화당은 과도한 규제가 제약사의 의약품 공급 중단이나 공급 부족을 야기해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오히려 저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오는 31일 회기 종료를 앞두고 법안은 상원 심사와 JB 프리츠커 주지사의 최종 서명만을 남겨두고 있다. 진짜 범인을 비껴간 규제라는 실효성 논란과 타 주에서의 실패 선례 속에서 일리노이 상원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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