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9 F
Chicago
Tuesday, July 28, 2026
Home 전문가 칼럼 장익경 특파원 “치과의사는 치아가 아니라 삶의 질을 치료해야 합니다”

[안주현 대표원장] “치과의사는 치아가 아니라 삶의 질을 치료해야 합니다”

12
사진: 안주현 대표원장

시카고 한국일보 특파원 장익경 기자의 대한민국 K-명인 명품 시리즈
K-메디컬.. 제주그랜드치과병원 안주현 대표원장

100세 시대를 맞아 치과의료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충치나 잇몸질환을 치료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는 자연치아를 최대한 보존하고 예방 중심의 평생 구강관리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여기에 디지털 기술이 접목되면서 치료의 정확성과 안전성은 한층 높아졌고, 환자 맞춤형 진료는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 제주그랜드치과병원 안주현 대표원장은 이러한 변화를 이끄는 의료인 가운데 한 명이다. 통합치의학과와 치과교정과 전문의로서 기능과 심미를 함께 고려하는 통합진료를 실천하며, “좋은 치과는 치아를 고치는 곳이 아니라 환자의 삶의 질을 회복시키는 곳”이라고 강조한다. 안 원장을 만나 변화하는 치과의료의 현재와 미래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기자: 치과의사의 길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안주현 원장: 치과의사는 치아가 아니라 삶의 질을 치료해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치과는 치아만 치료하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치아가 사람의 삶과 자신감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환자가 마음껏 웃지 못하고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하며 사람을 만나는 것조차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치과 치료는 단순한 의료행위가 아니라 삶을 회복시키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치과의사는 치아를 치료하는 기술자가 아니라 삶의 질을 치료하는 의료인이 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기자: 서울이나 수도권이 아닌 제주에서 병원을 개원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습니까?

안주현 원장: 제주에서도 수도권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환자가 치료를 위해 먼 지역까지 이동해야 하는 현실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지역에서도 수준 높은 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의료인의 역할이라고 생각했고, 그 책임감을 가지고 제주에서 진료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기자: 원장님께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진료 철학은 무엇입니까?

안주현 원장: 치료 계획은 의사가 아니라 환자와 함께 세워야 합니다. 환자의 삶의 궤적과 상황에 맞춘 ‘편안한 치료’입니다. 모든 환자가 최상의 진료만을 원하지는 않습니다. 사회적, 경제적 이유로 자신에게 꼭 필요한 만큼의 합리적인 진료를 원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무조건적인 최선이 누군가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기에, 환자의 눈높이와 현실에 맞춘 가성비 있는 진료 역시 훌륭한 치료 계획이 될 수 있습니다. 의사가 치료 방침을 일방적으로 지시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환자의 현실적인 상황을 존중하고, 환자가 마음 편히 선택할 수 있도록 함께 치료 계획을 만들어가는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안주현 원장

기자: 통합치의학과와 치과교정과 두 전문의 자격을 모두 갖고 계십니다. 실제 진료에서는 어떤 차이가 생깁니까?

안주현 원장: 치과 치료는 각각 따로 진행되는 경우보다 서로 연결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임플란트를 하기 전에 교정이 필요한 환자도 있고, 교정을 마친 후 임플란트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두 분야를 함께 이해하면 치료 순서를 보다 체계적으로 설계할 수 있고 불필요한 재치료도 줄일 수 있습니다. 결국 환자는 더 안전하고 예측 가능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

기자: 최근 치과의료에서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안주현 원장: 디지털 기술은 의료의 본질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정확도를 높여줍니다. 디지털 기술입니다. 예전에는 의료진의 경험에 의존하는 부분이 많았다면 지금은 CT와 구강스캐너, 디지털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환자의 구강상태를 더욱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의료진의 경험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더욱 정확하게 만들어주는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환자 입장에서 가장 큰 장점은 무엇입니까?

안주현 원장: 가장 큰 변화는 안전성과 예측 가능성입니다.

환자마다 뼈의 상태와 교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정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치료계획을 세우면 오차를 줄일 수 있습니다. 환자도 치료 전 결과를 이해할 수 있어 심리적인 부담이 줄어드는 장점도 있습니다.

기자: 많은 환자들이 임플란트를 어려운 치료라고 생각합니다. 무엇이 가장 중요합니까?

안주현 원장: 많은 분들이 임플란트는 얼마나 잘 심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치료 전 계획이 더 중요합니다. 잇몸 상태와 치조골, 씹는 습관, 전신질환까지 모두 고려해야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임플란트가 됩니다. 좋은 결과는 수술실이 아니라 진단실에서 결정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기자: 임플란트 실패를 줄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입니까?

안주현 원장: 무리한 치료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환자에게 맞지 않는 치료를 권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위험한 의료라고 생각합니다. 환자의 상태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기자: 교정을 단순히 심미치료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안주현 원장: 부정교합을 가진 채 생활하는 것은, 바퀴 얼라인먼트(정렬)가 틀어진 차를 계속 몰고 다니는 것과 같습니다. 아무리 성능이 뛰어난 명차라도 바퀴 축이 틀어져 있으면 타이어가 금세 마모되고, 결국 차 전체가 고장 나거나 큰 사고로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사람의 치아도 정확히 똑같습니다. 부정교합이 있으면 칫솔질이 잘 닿지 않아 충치나 치주질환이 이른 나이에 심각하게 진행되기 쉽고, 외상을 입었을 때도 특정 치아에 충격이 집중되어 크게 다치게 됩니다. 심지어 나중에 치아가 빠져 임플란트나 보철 치료를 할 때도 치아 각도가 맞아떨어지지 않아 기형적인 모양의 보철물이 들어가게 되고, 이는 더 심각한 구강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즉, 교정 치료는 단순히 예뻐지기 위한 시술이 아닙니다. 구강 기능을 정상화하여 평생 발생할 수 있는 구강 질환의 위험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건강한 삶을 누리게 돕는 기초 공사이자 예방 치의학입니다.

안주현 원장

기자: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으십니까?

안주현 원장: 50대 후반의 여성 환자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잇몸 질환이 심해 위아래 어금니가 모두 흔들리는 상태로 임플란트 치료를 위해 오셨던 분입니다.

상담을 나누다 보니 그분은 어금니 문제뿐만 아니라, 나이가 들면서 앞으로 뻐드러지고 돌출된 앞니 때문에 오랫동안 마음껏 웃지 못하는 남모를 고민을 안고 계셨습니다. 보통 그 연배에는 어금니 임플란트만 생각하시지만, 저는 환자분께 ‘변형 발치 교정’과 임플란트를 병행하는 치료 플랜을 제안드렸습니다.

적지 않은 나이에 교정까지 시작하는 것에 고민이 많으셨지만, 저를 믿고 용기를 내어 치료를 진행하셨습니다. 결과적으로 어금니의 씹는 기능 회복은 물론, 돌출 입까지 개선되어 외모적으로도 매우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으셨습니다. 치료 후 활짝 웃으시며 진심으로 고마워하시고, 주변 지인분들까지 많이 소개해 주셨는데요.

환자의 연령에 한계를 두지 않고, 기능과 심미를 모두 살려 삶의 질과 자신감을 찾아드렸던 그 경험이 치과의사로서 아주 큰 보람으로 남아있습니다.

기자: 대한민국 치과의료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안주현 원장: 치료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치아는 한 번 손상되면 원래 상태로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아프기 전에 관리하고 평생 건강한 치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앞으로 치과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제주그랜드치과병원이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입니까?

안주현 원장: 지역을 대표하는 병원을 넘어 환자가 가장 신뢰하는 병원이 되고 싶습니다.

좋은 치료는 첨단 장비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환자를 존중하는 마음과 정확한 진단, 그리고 끝까지 책임지는 의료가 함께할 때 비로소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제주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치과병원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장익경 시카고한국일보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