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 뇌물로 명문대 부정입학 중국 부호의 뒤틀린‘교육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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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입시비리 최고액 뇌물 주인공인 중국 제약회사 대표 자오타오(오른쪽)과 자오위쓰 부녀. <자오위쓰 개인방송·부창제약 홈페이지 캡처/연합>

‘미국판 스카이캐슬’입시비리 최고액 뇌물 주인공
650만달러 건넨 중국 제약회사 창업자 부녀
요트 특기자로 스탠포드 입학했다 ‘퇴학 처리’

“가족이 부자라서 스탠포드에 입학한 것이 아니냐고요? 스스로 열심히 노력해서 입학시험을 통과했습니다. 저처럼 노력한다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단정한 흰 셔츠를 입고 카메라 앞에 앉아 밝게 웃으며 명문 스탠포드대 입학 비결을 전수하는 중국계 여학생 자오위쓰(미국명 몰리)가 인터넷 동영상에서 한 말이다.
그러나 자오위쓰는 교육계는 물론 미국사회 전체를 뒤흔든 초대형 대학 입시비리 스캔들에서 부모가 가장 큰 액수의 뇌물인 650만 달러 주고 부정입학을 한 당사자로 드러나(본보 3일자 보도) 충격을 주며 그 내막 스토리가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판 스카이캐슬’로 불린 이번 스캔들의 ‘최고액 뇌물’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와 중국의 언론들은 미국 명문대 입학을 위해 상상을 초월한 액수를 지불한 자오와 자오 가족의 이야기를 집중 조명했다.
자오의 아버지 자오타오는 중의학 약재에 특화된 산둥부창 제약의 창업자이자 대표다. 포브스에 따르면 자오타오의 순자산은 18억 달러에 달한다. 중국 베이징 교외에 있는 그의 집엔 페라리, 벤틀리, 테슬라, 랜드로버의 고급 차들이 즐비했다고 NYT는 전했다.
자오타오 가족들은 그러나 가족의 부에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설파한 바 있다.
2015년 중국 잡지에 실린 인터뷰에서 자오타오는 “자신의 능력에 의존하지 않는 아이들을 정말 싫어한다. 그런 아이들을 만나면 곧바로 따끔하게 혼내준다”고 말했다.
그의 누나도 “어릴 때부터 우리는 가족의 돈은 가족의 것이고 우리랑은 상관없다고 배웠다”며 “최상의 교육을 받을 수는 있지만 더 잘 살기 위해서는 스스로 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NYT에 따르면 자오위쓰가 스탠퍼드 입학 직전 자신의 입학 노하우를 전하기 위해 촬영한 90분간의 영상에서도 그는 열심히 노력하고 자신을 믿어야 한다고 힘줘 말한다. 자오위쓰는 자신이 초등학교 때는 평범한 학생이었고 IQ도 높지 않았다며 “누구든지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피나는 노력으로 시험 점수를 단기간에 끌어올렸다고 말했지만 그러나 그의 부모는 딸에게 스탠포드 합격증을 안겨주기 위해 부모는 이번 입시비리의 주모자 윌리엄 링 싱어에게 무려 650만 달러에 달하는 거액을 지불했다.
싱어는 자오위쓰의 요트선수 경력을 거짓으로 꾸며 그를 스탠포드 요트 특기생으로 입학시켰다. 이같은 입시비리 연루 사실이 드러난 후 자오위쓰는 퇴학 처리됐다.
그의 부모는 650만 달러가 합법적인 대학 기부금인 줄 알았다며 싱어에게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입시 비리 스캔들에 연루된 중국인은 자오위쓰만이 아니다. 셰리 궈라는 이름의 중국 학생 부모는 예일대 입학을 위해 싱어에 120만 달러를 건넸다는 보도도 나왔다.
NYT는 이 두 사례가 “싱어의 작전이 해외로까지 뻗어 나갔다는 것과 부유한 중국인들이 자녀를 미국 명문대에 보내기 위해 얼마나 열성적인지를 보여준다”며 비뚤어진 교육열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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