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아의 건강밥상] “현미쑥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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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아 요리연구가

“겨우내 꽁꽁 얼었던 땅에 따뜻한 봄 햇살이 내리면 제일 먼저 ‘쑥’하고 올라오는 것은?” 엄마가 물었다. 엄마가 낸 문제를 먼저 맞추고 싶어 동생들과 나는 떼록떼록 눈알을 굴린다. 서로의 얼굴도 쳐다보고 웃음기 가득한 엄마의 얼굴도 조심스레 살펴보지만 도통 답을 알 수가 없다. 정답은 다름 아닌 ‘쑥’. 말장난 같은 엄마의 질문에 정답이 숨어 있었다. “아이~ 참.” 쉬운 문제를 맞추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하며 꼭꼭 기억했다가 이 다음에 엄마가 또 다시 문제를 내면 그때는 내가 제일 먼저 맞추리라 다짐했다.

 

언제 배웠는지 누가 가르쳐 주었는지 정확하게 기억할 수는 없지만 봄 날 올라오는 수많은 초록 잎들 중에 어느 것이 쑥인지 자연스레 알아보게 되었다.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나지막한 언덕바지에 펑퍼짐하게 앉아 지천에 널린 쑥을 한아름씩 뜯는다. 손으로 대충대충 빚어 쑥개떡을 만들기도 하고, 쌀가루를 성기게 섞어 쪄 쑥버무리를 만들기도 하고, 고소한 콩가루를 입혀 쑥인절미를 만들기도 한다. 쑥을 넣어 만든 쑥떡들은 은은한 쑥향과 쌀가루의 쫄깃함 덕분에 앉은 자리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기본 한 접시는 뚝딱이다.

 

향 좋고 맛 좋은 쑥은 뛰어난 약효 때문에 ‘의초’라고도 불린다. 모든 체질에 이로운 식품으로 중국의 왕안석이 ‘100가지 질병을 치료하는데 쑥 만한 약이 없다’고 말했을 정도로 약효가 뛰어난 식물이다. 원자폭탄이 투하되고 온 세상이 잿더미로 변한 후에 제일 먼저 올라온 식물이 쑥이었다고 하니 쑥의 약효는 아마도 이러한 강인한 생명력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다.

 

쑥에는 다량의 엽록소와 다양한 비타민들, 철분, 칼슘, 무기질 등 다양한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고 피를 맑게 하는 효과와 살균, 진통, 소염 등의 효능에 대한 연구결과가 있다. 쑥은 혈액 순환을 좋게 하고 자궁을 따뜻하게 해 산후 조리에 도움을 주며 생리통, 생리불순, 자궁출혈, 각종 냉증 등 부인병 질환의 치료 약으로 사용된다.

 

오늘은 현미쌀가루를 이용해 쑥절편을 만들어 본다. 미국에 오니 어쩐지 쑥향이 어릴적 지천에 깔려 있던 고향의 것만 같지 않아 생쑥을 그대로 사용해 만들었다. 쌀가루와 보슬보슬 섞은 쑥을 쪄낸 후 뜨거울 때 치대 모양을 낸다. 적당히 뚝뚝 잘라 동그랗게 만든 후 떡도장을 꾹꾹 찍어내도 좋고, 빗살무니 틀로 찍어 만들어도 좋다. 초록색 풀잎 모양으로 만들어도 좋고, 얇게 편 후 도르르 말아 꽃을 만들어도 좋다. 원하는 모양을 만든 후 참기름을 살짝 발라 풍미까지 더하면 오늘의 건강밥상에 어울리는 맛있고 멋있는 현미쑥절편이 완성된다. 오늘은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들을 위해 약떡인 쑥떡을 만들어 나누어 보자.

<현미쑥절편>

재료

현미맵쌀가루 3컵, 현미찹쌀가루 1컵, 쑥 적당량, 물 1/3컵, 참기름

 

만들기

  1. 쑥은 깨끗이 씻어 물을 뺀 후 믹서에 넣고 물과 함께 간다.
  2. 믹서에 간 쑥의 물을 꼭 짜내고 남은 쑥물은 반죽을 위해 둔다.
  3. 쌀가루에 쑥을 넣어 고루 섞은 후 쑥물을 뿌려 보슬보슬하게 반죽한다.
  4. 김이 오른 찜기에 듬성듬성 펴 담고 센불에서 20분간 찐다.
  5. 뜨거울 때 치댄 후 적당한 크기로 잘라 참기름을 발라가며 원하는 모양을 낸다.

 

서정아의 힐링건강요리교실

문의ssyj20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