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교육의 정석(定石)-Part I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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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임(위스콘신대 교수/유아교육학 박사)

(전편에 이어서 계속됩니다.)

그런데 어린이들에게는 얼마나 새롭고 신기한 세상이겠는가? 온통 배우고 익힐 것들로 가득하다. 이에 부모는 가정에서 아이가 ‘어려서부터’ 견고한 학습태도를 키워서 나아가 자신의 본능과 잠재력을 충분히 살릴 수 있도록 함께 해주는 것이다. 부모가 아이들과 같이 놀아주고 양질의 책도 읽어주면서 자연스럽게 아이의 흥미와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기억할 것은 부모가 ‘만능 백과사전’이 아니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갑자기 ‘생소한’ 공룡의 이름처럼 잘 모르는 질문을 하면, 같이 재미있게 찾아보면 된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최선을 다해서 학습과 탐구에 대한 진지한 자세를 보여주고, 아이가 학습에 대한 의욕을 갖도록 건설적인 ‘피드백(feedback)’을 주는 데에 있다.

둘째는 ‘아이에게 필요한 감독자가 되자’다. 이것은 아이가 성장하면서 학교 생활을 잘 해 나가도록 총체적으로 지도해주는 것이다. 차의 엔진에서 매우 큰 소리가 난 뒤에는 정말 많은 돈을 써서 수리해야 한다. 따라서 자녀를 제대로 키우려면 일이 크게 터지지 전에 미리미리 예방차원에서 좋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좋다. 또한 아이들에게 보다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학습의 기회들을 제시하고, 아이의 취미와 적성에 맞는 교육 방법을 적용해야 한다. “자녀마다 공부하고 배우는 방식이 다르다.” 성격과 인성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자녀와의 대화를 통해서 아이가 학교생활과 교육과정에 만족하는지 지속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특히 교사가 우리 아이에게 관심을 주고 잘 지도하고 있는지, 자녀의 진로에 맞는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도 파악해야 하고, 있는 힘껏 교육자원과 수단을 동원해서 아이의 교육을 지원해주는 것이다.

물론 부모가 아이에게 생기는 모든 문제의 ‘해결사’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가 절대 아니다. 내 귀한 자식이 잘하고 있는지 부지런히 돌아보고, 점검하고, 지켜주는 자세를 견지하라는 의미다. 한마디로 우리 아이가 과연 ‘공평하고 공정한 교육’을 받고 있는가를 항상 ‘감독’하자는 것이다.  셋째는 ‘모델이 되자’다. 아이들은 가정에서 ‘보는 대로’, ‘듣는 대로’, ‘취급받는 대로’ 배우고 따라하며 자란다. 즉, “자녀의 첫번째 교육자는 부모다.” 그래서 부모가 아이를 사랑의 눈길로 봐주고, 아이의 말을 잘 듣고 대응해주며, 아이를 한 인격적인 존재로 대우하는 것이 정말로, 진실로 중요하다. 어린 아이는 “절대적으로” 부모만 바라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정에서 무시 받고 자란 아이가 어찌 자신을 사랑하며, 부모를 존중하고, 사회에 나가 좋은 인성을 갖고 살아가길 바라겠는가?

넷째는 ‘삶의 지혜를 갖도록 도와주자’다. 세상은 부조리한 것들로 천지다. 따라서 이에 맞서서 인간답게 살아가려면 ‘삶의 철학(philosophy of life)’이 필요하다. 즉, 나무만이 아니라 숲까지도 보다 멀리 전체적으로 보고 또 그 소리까지 들을 수 있는 ‘지혜의 눈과 귀’가 중요하다는 의미인 것이다. 흔히들 “행복하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성적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왜냐하면 학교 공부만 잘한다고 인생과 사회에서 성공하는 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선, 의식적 혹은 무의적으로 우리의 행동을 인도해주는 도덕적 나침반(moral compass)이 있어야 한다. 이 외에도 상황에 따라 타인과 타협하고 자신의 의사를 밝힐 수 있는 용감하고 진취적인 배짱(gumption)과 끈기(perseverance)외에 사회성과 대화 기술 등이 필요하다. 그래서 부모는 자녀가 인생을 조망하고 방향을 잡아가도록 ‘삶의 철학’의 다양한 본들을 소개하고 보여주면서 성심껏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다. 이것은 세상사에 대해서 긍정의 자세로 열린 마음과 열린 의식을 갖는 데에도 좋은 지도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교육의 정석(定石)을 네 가지 정도로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규칙 즉 ‘룰(rule)’이 너무 많아도 따르고 지키기가 벅차고 힘든 법이다. 따라서 “내가 과연 부모로서 잘하고 있는가?”라는 의문이 들 때마다 이 네 가지를 기준으로 반성해보자. 끝으로 나는 가정교육의 ‘황금률(golden rule)’을 겸손한 마음으로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싶다. “훌륭한 부모는 자신이 처한 상황과 처지에 따라서 최선을 다하고, 자녀가 진정으로 ‘자아의 목소리’를 들으며 열심히 행복하게 살아나가도록 힘을 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