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탐방] “교회는 목욕탕이자 김장김치 항아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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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광선 목사.

치유·사랑·말씀·선교공동체 시카고언약장로교회 차광선 담임목사

 

글렌뷰 타운내 ‘시카고언약장로교회’(Chicago Covenant Presbyterian Church/CCPC)는 ‘하나님의 사랑, 은혜와 진리로 자유케된 하나님의 자녀로서 복음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 예수님의 증인이 되는 것’이라는 사명을 품고 예배, 기도, 선교, 공동체, 교육을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2010년 11월 21일 설립된 시카고언약장로교회는 백용석 1대 담임목사(2014년)에 이어 2017년 3월 차광선 목사가 2대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부임 1년이 돼가는 차광선 목사를 만나봤다.

 

■시카고 정착한지 1년

1995년 캐나다 토론토로 청빙받아 13년간 이민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 한국에 돌아가 교회를 개척해 9년간 섬겼다. 긜고 또 다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시카고로 청빙받아 이민교회로 돌아왔다. 그동안 태평양을 3번을 건너는 쉽지 않은 목회여정이지만 사명감을 갖고 오게 됐다. 시카고는 토론토와 날씨를 포함해 환경이 비슷해서 낯설지 않다. 하지만 95년도 캐나다에 가서 이민교회를 섬길 때와 작년에 시카고로 올 때는 경험도, 결단도 달랐다. 처음 이민교회에 부임할 때와 달리 이민교회를 섬겨 본 경험자로서 고통을 겪은 우리 교회의 이야기도 알고 왔다. 시카고언약장로교회 성도들은 상처도 있지만 회복과 부흥의 염원도 간절하고 크다.시카고에 온지 얼마되지 않아 시카고 이민사를 속속들이 모르지만 시카고는 어제나 오늘이나 변함이 없어 좋은 것 같다. 한편으로는 변함에 둔하다보면 잘못하면 도태될 수 있는 위험도 있고, 동부나 서부가 가진 다이나믹한 면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시카고가 가진 특유의 진중함과 대륙적 기질 등을 참 좋게 생각한다. 시카고 교계는 전체적으로 보수적이고 변화를 주저하는 특성이 있는 도시로 알려져 있다. 변하지 않으면 안되다보니 힘도 들고, 인내심도 필요하지만 시카고 교계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상처입은 치유자(Wounded Healer)

시카고언약장로교회는 아픈 과거가 있다. 원하지 않는 어려움을 겪으며 상처가 생겼다. 갈등과 다툼은 영혼에 깊은 상처를 남기며 분노와 미움에 사로잡히게 한다. 미움의 힘도 강하다. 그러나 미움은 사랑을 이기지 못한다. 사탄은 끊임없이 미움과 분노를 사용하여 영혼을 파괴하지만 하나님은 사랑과 용서를 사용하여 영혼을 소생시키신다.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았으나 죄를 지은 뒤 타락한 본성이 생겼다. 마음으로는 성령의 법, 사랑과 은혜의 법을 따라 살고 싶어하면서도 몸으로는 육체의 법, 욕망과 상한 감정을 따라 산다. 인간 안에는 악함과 선함이 공존한다. 이 사이에서 사람들은 갈등하고 번민한다. 이것을 성경은 영적 전쟁이라고 한다. 매일 우리는 영적 전쟁을 치루며 산다. 목사도 예외가 아니다. 바이러스는 늘 존재하고 공격하지만 면역성이 좋고 건강한 사람은 어떤 바이러스의 공격도 잘 이긴다. 심리적인 것도 영적인 것도 마찬가지다. 인간은 살면서 상처를 주고 받는다. 어떤 사람이든지 다 자기만의 아픔과 상처를 갖고 있다. 그러나 미움보다 사랑이 많고 크면, 즉 하나님의 은혜가 풍성하면 누구든지 자기의 상처를 극복하고 다른 이의 상처를 치유하는 상처 입은 치유자가 될 수 있다. 은혜 안에 있다는 것은 하나님이 주시는 선함이 내 안의 악함을 성령의 능력으로 다스리며 사는 것이다.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 시카고언약장로교회는 은혜와 사랑이 충만한 교회가 될 것이다. 아픔을 겪어보았기에 상처 입은 치유자로서 치유와 회복의 새 역사를 만들 것이다.

 

■하나님은 처음이자 마지막

신앙생활의 처음이자 마지막은 하나님이 하신다. 신앙생활을 비롯한 인생살이에는 우리가 감당해야 할 몫이 있다. 나의 몫이 있고 다른 이의 몫이 있다. 인생살이는 다 누군가의 희생과 도움을 받아 산다. 우리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극히 일부분이다.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나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살고 누군가는 내 도움을 받는다. 서로의 도움으로 살아간다. 그래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고 감사해야 한다. 이민교회 안에서 자꾸 비판, 갈등과 분쟁이 일어나는 것은 사람들이 나빠서가 아니다. 이민자로 살며 힘들고 지쳐서 교회에서 위로 받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비판하고 공격하는 성향은 인간의 타락한 본성의 일부이다. 그것이 사랑과 은혜로 바뀌는 것을 경험하는 곳이 교회다. 좋아하는 나태주 시인의 시, ‘풀꽃 1’에서 시인은 이름없는 풀꽃을 이렇게 노래한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하나님은 우리 모두를 예쁘고 사랑스럽다고 하신다. 이름없는 우리를 그 분은 자세히,  오래 보시기 때문이다. 앞으로 시카고언약장로교회는 서로를 자세히 보고,  오래 보고 서로를 향해 “예쁘다,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고 격려하며 축복하는 교회가 되자고 한다. 교회는 서로를 도우며 사는 것을 배우고 몸에 익히는 곳이다. 그래서 교회는 목욕탕이다.

지난해 성탄절 행사에서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하며 성탄 칸타타공연을 선보였다.<사진=CCPC>
■교회는 ‘목욕탕’

교회는 목욕탕과 같은 곳이다. 목욕탕엔 씻으러 들어온 사람,  때를 불리고 미는 사람, 목욕 끝나고 나가는 사람 등 동시에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는 곳으로 깨끗한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늘 복잡하고 어수선하고 지저분해 보여도 목욕탕은 피곤을 풀어주고 깨끗해지고 말끔해져서  삶의 자리로 돌아가게 하는 좋은 곳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죄를 짓고, 상처를 주고 받으며 산다.  교회는 죄의 때가 있고 상처받은 죄인들이 모인 공동체다. 마치 활발한 목욕탕 같다. 교회에 오면 소망, 위로와 은혜도 받지만 실망하고 상처도 받는다. 교회는 완벽한 성자들이 모인 곳이 아니다. 내가 연약하고 문제가 있듯이 다른 사람도 그렇다. 좋은 교회는 죄 많고, 허물 많고 부족한 사람을 질책하고 비난하기보다 격려하고 인내하며 보듬는 곳이다. 교회는 목욕탕처럼 죄와 상처, 고통과 슬픔, 절망과 낙심의 때를 밀고 믿음과 소망으로 깨끗해지는 곳이다.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누리며 예배자로 사는 천국에서의 삶을 훈련하는 곳이다.  세상에 완벽하고 온전한 교회는 하나도 없다.  모든 면에서 완벽하지 않은 가족들이 서로 잘 지낼 수 있는 것은 바로 사랑 때문이다. 교회는 사랑의 목욕탕이다.

 

■교회는 ‘김장김치 항아리’

김장김치 항아리와 같은 교회가 진짜 좋은 교회다. 배추가 김장김치가 되는 과정은 죽음의 연속이다. 김장 김치용 배추의 시작은 화려하다. 땅에 심긴 배추는 한여름 내내 힘을 과시하며 멋지게 성장한다. 싱싱하고 당당하다. 잘 자란 배추는 김치가 되기 위해 제일 먼저 자기가 뿌리내리고 살던 땅에서 뽑혀 죽는다. 이어서 물에 씻겨 죽고, 소금에 절여 죽는다. 심지어 배추 잎마다 마늘, 생강, 고춧가루와 같은 온갖 독한 양념들이 들어와 둘러싸여 죽고, 항아리 안에 차곡차곡 쌓여 또다시 죽는다. 죽고 죽지만 스스로 김치가 되는 것은 아니다. 발효를 위해 필요한 바람과 찬 기온들을 버텨주는 항아리가 자연 발효를 도와주어 독한 양념 배추덩어리가 아닌 영양넘치고 맛깔스러운 김치가 된다. 교회는 온갖 종류의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고, 김장김치 항아리처럼 배추와 양념을 버무려져 있지만 따로 노는 것을 어우러지게 하고 숙성시키는 곳이다. 맛있는 김장김치를 만들려면  인간의 노력과 배추의 희생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무리 사람이 노력해도 하나님이 날씨를 주관하지 않으시면 설익은 김치가 되거나 신 김치가 되고 만다. 교회는 그저 항아리일 뿐이다. 맛 좋고 영양 많고 몸에 좋은 김장김치를 만드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모든 교회의 머리와 주인은 하나님이시다. 신앙생활은 옛사람이 죽고 새사람으로 변화되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안에 숙성되는 것이다.

시카고언약장로교회 건물 전경.<사진=CCPC>
■“그럴수도 있지…사람이니까”

교회는 섬기고, 나누고, 베풀고, 인내하고, 희생하고, 헌신하고 주님안에서 하나되는 것이다. 서로 다른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힘은 ‘사랑’이다.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사랑하면 고부갈등은 없다. 부부지간에 사랑하면 부부갈등은 없다. 전혀 다른 사람들이 모여 사랑 안에서 하나됨을 경험하고 훈련하는 곳이 교회다. 누군가는 실수할 수도, 나와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정말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몰라서 그럴거야”, “힘들어서 그럴거야”라고 생각하는 마음만 있으면 큰 문제도 가볍게 넘어갈 수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몰라서 그러거나, 힘들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면 “그럴수도 있지…사람이니까”라고 생각하면 된다.  ‘품어준다’, ‘넘어간다’는 말을 개인적으로 굉장히 소중히 생각하는 말이다. 품어주면 못할 것이 없다.

 

■시카고는 ‘열린 무덤’이다

시카고를 교회와 목회자의 ‘무덤’이라고 한다. 하지만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증거이자 영적 부흥의 상징인 ‘열린 무덤’이 될 수 있고, 될 것이다. 우리 시카고언약장로교회 뿐만 아니라 시카고의 모든 교회들이 부흥하길 원한다. 모두가 치유와 사랑의 공동체가 되고 말씀과 선교 공동체가 되기를 소망하여 교단과 교파를 초월하여 여러 교회 목회자들이 매 주 목요일 아침에 모여 기도한다. 시카고에 있는 모든 교회가 신앙공동체로서 건강함과 본질적인 모습을 회복되고 참된 부흥이 일어나도록 성도님들이 매일 기도할 것을 부탁드리며, 시카고언약장로교회위에 하나님의 은혜가 넘치고 온 성도가 다 함께 노력하고, 기도하며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길 기대한다.<홍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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