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가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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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국 목사(횃불트리니티 총장 어시스턴트/횃불재단 DMIN 스태프)

-이전 호에 이어서 계속-

왜 하나님은 가인의 제사를 받지 않았는가? 그는 선한 삶을 살지 못했고 제사를 형식적으로 드렸다. 히브리서는 아벨과 가인을 이렇게 평가한다. “믿음으로 아벨은 가인보다 더 나은 제사를 하나님께 드림으로 의로운 자라 하시는 증거를 얻었으니 하나님이 그 예물에 대하여 증언하심이라 그가 죽었으나 그 믿음으로써 지금도 말하느니라” (히 11:4). 믿음으로 아벨은 가인보다 더 나은 제사를 하나님께 드렸다고 한다. 반대로 말하면 가인은 믿음으로 제사를 드리지 못했다. 어떤 믿음인가? 예수가 나를 위해 죽고 부활했다는 것을 지적으로 동의하는 그런 믿음인가? 아니면 하나님이 존재한다고 인정하는 믿음인가? 여기서 말하는 믿음은 이들의 삶을 가리킨다. 성경이 가르치는 구원받은 믿음이란 항상 삶을 가리킨다. 오직 한 가지 종류의 믿음이 있다. 순종하는 믿음이다.

아벨도 원죄 가운데 태어났다. 그의 인생도 완벽하지 않다. 그러나 그는 성령으로 거듭났다. 그래서 그는 하나님 중심의 삶을 살려고 노력했다. 자기 안에 있는 죄성과 싸우고 하나님을 바라보고 살았다. 이런 노력의 과정 중에 그는 자신이 드릴 수 있는 것 중에서 최고의 것을 하나님께 드렸다. 이런 전 과정을 가리켜서 히브리서 기자는 믿음으로 제사를 드렸다고 한다.

반면 가인은 거듭나지 않았다. 그는 자기중심으로 살았다. 자기 안에 있는 죄성과 싸우지 않고 자기 죄성이 원하는 데로 살았다. 그는 하나님을 사랑하지도 않았고 하나님을 찾지도 않았다. 그저 하루하루 세상 것들에 만족하며 살았다. 그리니 그의 제사는 억지로 드리는 제사였다. 정성 없는 제사였다. 자기만족을 위한 제사였다. 이런 삶을 가리켜 믿음이 없는 자라고 한다.

하나님이 가인의 제사를 받지 않자, 그는 분이 났다. 죄가 만들어 낸 현상이다. 죄를 범한 사람은 화가 난다. 속담에도 방귀 낀 사람이 화낸다는 말이 있듯이, 죄를 지은 자가 분을 낸다. 이것이 죄인의 모습이다. 범죄의 결과로 화를 내는 이유는 심리적 파탄 때문이다. 아담은 죄를 짓고 난 후에 두려워했다. 그러나 가인은 분노한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두려움과 분노는 사촌 간이다. 인간의 모든 감정 문제가 이 두 가지에서 비롯된다. 공포와 분노, 이 둘을 잘 다루면 인간이 겪는 대부분 감정적 및 심리적 문제가 해결된다.

분노는 살인의 원인이 된다. 분노는 질투와 미움을 낳는다. 분노처럼 강렬한 감정이 별로 없다. 분노가 나면 정신을 못 차리고 미치기까지 한다. 가인은 분이 났다. 그래서 안색이 변해서 고개를 떨군다 (창 4:6). 범죄하면 자신감이 없어진다. 멀쩡하다가도 범죄를 하면 자신감이 없어지고, 수치감과 죄의식에 고개가 떨어진다. 죄가 없으면 당당하다. 그러나 죄가 들어오면, 감정의 파탄과 불균형이 생기면서 자신감을 잃어버린다.

분이 난 가인에게 하나님이 말씀하신다. “여호와께서 가인에게 이르시되 네가 분하여 함은 어찌 됨이며 안색이 변함은 어찌 됨이냐? 네가 선을 행하면 어찌 낯을 들지 못하겠느냐? 선을 행하지 아니하면 죄가 문에 엎드려 있느니라. 죄가 너를 원하나 너는 죄를 다스릴지니라” (창 4:6, 7). 아담이 범죄한 이후 모든 인간은  죄를 짓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범죄 자체를 즐기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은 단호하다. “너는 죄를 다스릴지니라.” ‘너에게는 도둑질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하지만 너는 그 마음을 다스리라. 너에게는 허영심이 있다. 하지만 너는 그것을 다스릴 지니라. 너에게는 탐심이 있다. 하지만 너는 그것을 다스릴 지니라.’ 현대의 많은 학문이 인간에게 있는 것을 선천적으로 규정하고, 선천적 또는 유전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악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런 것들은 어쩔 수 없기에,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주장한다. 어떤 사람은 도벽이 있다. 맘에 드는 물건만 보면 무조건 가져야 하고, 꼭 훔쳐서 가져야 직성이 풀리는 병이다. 만약 이것이 선천적이고, 유전적이라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바꾸려 해서는 안되는 것일까? 동성애 문제도 같은 논리에서 생각할 수 있다. 동성애 문제가 설령 선천적이고 유전적인 것이기에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바꾸려 해서는 안될까? 하지만 성경은 단호하다. “죄가 너를 원하나 너는 죄를 다스릴지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