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암과 마음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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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박사 이경순(미주한인생활의학회 북부지부 회장)

전 세계적으로 사망 원인의 1위가 암이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암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암을 일으키는 원인은 참으로 다양하며 다 알 수도 없다. 그러나 암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이 스트레스이며, 스트레스는 암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질병을 일으키는 주 원인이기도 하다. 스트레스는 이제 일상의 한 부분이 되었기 때문에 우리가 스트레스와 동떨어져 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마도 공동묘지로 가서나 가능한 일일 것이다. 스트레스가 이렇게 우리 일상에서 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 우리는 스트레스와 더불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정신환자들을 위한 환경치료 중 역할극이란 것이 있다. 고부간의 갈등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사람에게 빈 의자를 하나 가져다 놓고, 그 빈 의자에 자신을 괴롭히는 시어머니가 앉아 있다고 가정하고 시어머니에게 말하고 싶은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게 하는 것이다. 평소에 억눌려서 못다한 말들을 아무 위협 없이 표현하게 한 후에 다시 역할을 반전시킨다.  이제는 빈 의자에 앉아있는 사람이 며느리인 자신이라고 가정하고 정작 자신은 시어머니가 되어 며느리한테 시어머니로서 하고 싶었던 말들을 표현하게 하여 카타르시스를 일으키게 하고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사물을 보게 하는 치료활동이다. 우리도 이와 같이 반대 입장에서 보면 많은 스트레스를 쉽게 해결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사람마다 욕구가 다르고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한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오히려 생활의 촉진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2016년에 발표된 한국인, 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비율은 ‘직장생활’에서 73.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직장에서 돈을 벌어야 밥을 먹고, 자녀들 교육도 시키고, 가지고 싶은 것도 사고, 여행도 가고 할 수 있을 텐데.  직장에서 상사가 유독 나한테만 일거리를 많이 주는 것이 커다란 스트레스라면, 지금까지 가졌던 내 생각을 반대로 가져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그래 팀장은 나보다 우리 부서가 좋은 결과를 내야 하는 부담이 훨씬 더 클 거야. 다른 사람을 시키면 결과를 제대로 내지 못할 것 같으니까 나한테 이 일을 맡기는데 그것은 나를 골탕 먹이려는 것이 아니고, 내가 다른 사람보다 더 능력이 있다고 믿기 때문일 거야.’라고 생각을 바꾸면 나는 적어도 상사로부터 인정을 받은 사람이니까. 아마도 스트레스가 훨씬 줄어들 것이다.

스트레스의 대가인 한스 셀리에 박사가 하바드 대학에서 강의를 하였다. 강의가 끝나자 백발의 노교수들이 기립박수를 보냈고, 셀리에 박사가 연단을 내려오는데 한 학생이 길을 막아서면서 그러면 스트레스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냐고 질문을 했는데, 셀리에 박사는 “감사하세요”라고 대답하였다고 한다.  감사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감사하는 것이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확실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많은 결과가 제시되고 있다. 뇌는 현실과 공상을 구별하지 못한다고 한다. 불행한 환경에서도 ‘나는 감사하다’는 말을 되풀이하면 뇌는 내가 한 말의 98%를 각인하고, 이것이 진짜인 줄 알고 행복호르몬을 분비하게 된다. 감사하는 마음가짐이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