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은장도의 현대적인 재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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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미연 PRAK-SIS 대표

 

여성의 사회적 위치를 다시 생각하는 소재를 오늘은 이야기 해보려한다. 일반적으로 동서양을 막론한 미술사를 본다면 미술작품은 그 시대의 풍습과 사회정황을 읽을수 있는 많은 실마리들을 보여준다. 본 칼럼에서는 오래전 한국에서 장식용으로 사용되었던 은장도에 대해서 김형주 작가님의 작품중 하나인 은장도와 빗데어 평하려 한다. 평복에 차는 노리개의 하나이다. 한국민족문화 대백과 사전에 따르면 “남녀가 장도를 차는 풍습은 고려가 원나라에 복속한 뒤부터 시작되어 조선시대에는 널리 일반화되었다. 1498년(연산군 4)의 사치금제에서도 서인의 은장도 사용을 금하였으나 잘 시행되지 않아서, 1670년(현종 11)에는 유생 잡직 및 서인남녀 중 은장도 차는 자를 논죄하라고까지 하였다. 이는 금과 은의 사용이 봉건사회에서 상하·존비·귀천을 가리는 기준이 되었기 때문이며, 또한 명나라에 금·은의 공물을 바치지 않기 위한 조처로 취해진 것이었다. 여인에 있어서 은장도는 장식용으로 뿐만 아니라 자신을 지키는 호신용으로도 사용되었다.”

김형주작가가 그려낸 은장도<사진>의 의미는 본인의  경험이 변화함에 따라 그 의미도 단계적으로 발전되고 이 작품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양해진다. 김작가의 원초적인 동기는 한국의 여인으로써 순결과 정조를 절대적인 값어치라고 매겨진 시절의 오브젝트를 이용하여 한국여성의 강한 정신력을 표현하고자 했다. 혹자들은 정조를 지키기위한 도구로 여성의 성적대상의 기준점으로만 바라보고 설명하지만 김형주작가와 많은시간 대화를 통하여 김작가님의 미술세계를 누구보다 더 잘 이해하고나면 은장도라는 오브젝트는 많은 감상자들에게 생각을 달리하게하는 작품이다. 여성으로써의 강한의지의 상징이다.

실은 이젠 남성들도 마찬가지라고 필자는 이야기하고 싶다. 김작가는 독일과 미국에서 현대미술작가로 활동하시면서 외국인에게 한국문화를 알릴수 있는 작품소재에 더욱 집착을 하게된다. 또한 전세계적으로 여성인권이 핫이슈로 떠오르면서 은장도작품을 다시 관망하게 된다. 현세대의 테크놀러지의 발전으로 너무나 많은 기회들이 주어진 세대에 살고있는 우리에게 로얄티, 즉 신뢰성을 누군가에게 생명을 바칠정도로 가질수 있는 커플이 얼마나 될것인가? 남편에게, 아내에게, 친구에게, 보스 또는 내가 소속되어있는 커뮤니티, 단체등 에게 이러한 절대적인 믿음을 평생 내목숨을 바칠수있다는 것은 쉽지않다. 그런데 한국의 역사중 한 시절에 이렇게 은장도가 과부에게 주어져 호신용으로 또는 자결의 도구로 사용되었다는 걸 잠시 생각게 하는 작품이다. 그리고 이시대를 살고있는 감상자들에게 현재 사회현상, 인간관계등을 새로운 시각으로 감상할수 있는 미술품이다. 그 순수절대성에 대한 고귀함도 한얀색의 한지에서 강하게 느껴진다.

가볍고 포근한 소재인 한지가 그 강한의지를 느낄수 있도록 만들어낸다는 것은 김형주작가의 천재성이라고 본다. 아니면 수년간 가지고 닦아낸 후천적 재능이라고도 할수 있다. 또한 이 작품을 자세히 살펴보면 귀품있는 문양으로 장식된 표면은 당시 사회적으로도 높은 클래스에 위치하고 있는 계급만이 즐길수 있던 것이다. 예술적인 값어치를 현대적으로 이해하자면 단아하며 순수한 그리고 상징적인 오브젝트를 이용하여 그 작품 사이즈가 또한 실지 은장도 사이즈가 상상되지 않을 만큼 크게 만들어진 것이 서양적시각으로 여성학적 위치를 재해석하고 무엇이 우리를 강하게 이끌어 주고 있는지에 대해 감상할수 있도록 해서 자꾸만 보게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