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회개는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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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목사(두란노침례교회 담임)

공회가 열리고 있는 대제사장 집까지 주님을 따라온 제자가 있었습니다. 베드로입니다. 베드로는 주님께 이렇게 약속했습니다. “전 주님을 버리지 않습니다. 주님과 함께 죽을찌라도 전 주님을 절대 부인하지 않을 겁니다.” 그 맹세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나 베드로가 자기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너도 예수와 한 패”라는 사람들의 추궁에 예수님을 반복해서 부인했고 3번째는 저주하고 맹세까지 하고 맙니다. 그때 베드로는 닭이 우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닭이 두 번 울기 전에 나를 3번 부인할 거라고 하신 주님 말씀이 생각나, 베드로는 펑펑 울며 회개합니다. 그 회개는 베드로를 영적 회복의 길로 인도했고, 주님께서 맡겨주신 소명을 감당할 수 있는 자리에 세워 주었습니다.

프레데릭 체링톤은 1850년 아주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가 영국에서 몇 째 안에 드는 주조 회사를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프레데릭은 대학을 다니던 중 예수님을 만나 영접했고, 대학 졸업 후엔 아버지 회사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일년쯤 후 저녁 예배를 다녀오던 길에 술집 앞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술집 문이 열리면서, 술에 잔뜩 취한 한 남자가 한 여자를 붙잡고 나오더니 여자를 사정없이 내동댕이쳤습니다. 그러고는 길바닥에 넘어진 여자를 내버려둔채 다시 술집으로 들어가려고 했습니다. 그러자 여자가 남자의 다리를 붙잡고는 하소연했습니다. “여보 제발 집으로 가요. 우리 아이들이 지금 이틀째 굶고 있어요. 지금 당장 갈 수 없으면 다만 몇 푼이라도 주세요. 이러다 우리 다 굶어죽어요.” 그러자 남자는 더 화가 나서 자기 아내를 칠 기세로 덤벼들었습니다. 가만 두고 볼 수 없었던 프레데릭은 달려가서 남자가 휘두르는 팔을 붙잡았습니다. 그러다가 몸싸움이 일어나고, 술 취한 남자의 완력에 밀린 프레데릭은 길바닥에 나뒹굴고 말았습니다. 누워서 술집 쪽을 바라보는데, 술집 유리창에 걸린 싸인 하나가 그의 눈에 들어왔습니다. “Drink Charrington Ale, 체링턴 맥주를 마시자.” 프레데릭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집에 돌아온 프레데릭은 눈물을 흘리며 하나님께 회개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는 그때의 심정을 이렇게 기록해두었습니다. “그 싸인을 보았을 때 다메섹 도상에서 주님을 만난 바울처럼 깜짝 놀라고 말았다. 내 눈 앞에서 일어난 사건을 통해, 우리 집에 부를 가져다주는 술이 한 사람과 그 사람의 가정을 철저하게 망쳐놓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날 회개하면서, 절대 회사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하나님께 서원했다.” 프레데릭은 그 다음날 바로 회사를 그만두었고, 이후 빈민가 가정의 자녀들을 교육하는 일과 금주 운동과 알콜 중독자들을 치유하는 일에 평생을 헌신합니다. 빈민가에 알콜 중독자 부모를 둔 아이들을 위한 특수 학교를 세웠고, 금주 운동 단체에 들어가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습니다. 1903년에는 아예 섬 하나를 구입해서 그곳에 알콜 중독자 치유센터를 세워 운영했습니다. 치유는 무료로 해주는 대신, 치유된 사람들은 사회로 돌아가기 전 일정 기간 그곳에서 병원을 유지하고 섬을 가꾸는 일에 무료로 봉사하도록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지혜로 운영한 겁니다.

닭 울음 소리를 통해 베드로를 회개의 자리로 인도하신 주님께선, 자기 회사 광고 판을 도구로 삼아 프레데릭을 회개의 자리로 이끄신 겁니다. 또한 회개한 베드로를 사용하셔서 초대 교회를 든든히 세우셨듯이, 하나님께선 회개하고 돌아온 프레데릭을 사용하셔서 영국의 국민과 가정을 알콜 중독으로부터 지키고 구하는 일을 감당하게 하신 겁니다.

진정한 회개는 회개한 자를 영적으로 회복시켜줄 뿐 아니라, 하나님 주신 소명에 헌신하는 사람으로 세워줍니다. 빛과 소금으로 살아가는 성도들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현재까지의 삶을 돌아보아 주님 뜻대로 살지 못한 모든 순간들을 회개하고, 빛과 소금의 삶을 회복해 주님의 뜻이 이 땅에 이뤄지길 바라며 행동하는 제자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