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채소, 집에서 길러 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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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류를 직접 길러 먹는 한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지난 여름 안완호씨가 네이퍼빌시에서 분양받은 땅에서 각종 채소를 재배하는 모습.<사진=안완호씨>

취미로 자급자족하는 한인들 늘어

오이·고추·상추·양파 등 종류 다양

#네이퍼빌에 사는 안완호(61)씨는 집에서 각종 채소를 직접 길러 먹은지 꽤 됐다. 처음에는 취미삼아 집 뒤뜰에서 상추, 오이, 고추, 호박 등을 가족들이 먹을 만큼 키워보자해서 시작했다. 채소농사가 잘돼 수확량이 늘어나면서 친구나 이웃들에게 나눠주는 재미도 있고 아내와 함께 즐겁게 농사지으며 갱년기를 힐링하는 등 여러모로 좋은 점이 많았다. 갈수록 농사에 재미가 붙어 지금은 아예 네이퍼빌 타운에서 집에서 5마일거리에 있는 2,400스퀘어피트의 땅을 분양받아 유기농 김장 배추, 무, 갓, 오이, 양파 등을 키우고 있다. 농부(?)생활 8년째인 안씨는 채소를 사먹지 않고 직접 재배해 먹는 즐거움 뿐 아니라 주위에 나눠주는 즐거움이 쏠쏠하다고 전했다.

#배링턴에 거주하는 이모(72)씨는 집 뒷마당에 텃밭을 만들고 상추, 호박, 고추, 깻잎, 파 등 채소를 기른다. 토마토나 아보카도를 화분에 키우는 지인의 모습을 보고 재미삼아 시작했다가 동물들이 먹어대서 여러가지 다른 채소로 이것저것 바꿔가며 재배해왔다. 이씨는 “채소들을 손주들과 함께 관리하다보니 아이들이 그 수고를 배워서인지 채소도 잘 먹고 수확량이 좀 많은 해에는 더 많이 나눠먹을 수 있다는 게 가장 좋은 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각종 채소류를 집에서 직접 재배해 먹는 소위 ‘자급자족형’ 한인들이 늘고 있다. 일반 주택에 거주하는 한인인 경우에는 집 뒷마당에 텃밭을 만들거나 아파트나 콘도일 경우에는 베란다에 화분과 스티로폼을 활용해 각종 채소류를 직접 재배해 식용으로 사용한다.

자급자족형 한인들이 가장 많이 재배하는 것이 파다. 집안에서 용기에 물을 담아 파나 양파를 얹어 놓으면 별다른 관리 없이도 기를 수 있다는 간편함이 더해지면서 집에서 파를 기르는 한인들이 적지 않다. 일부 한인 중에는 식품 안전 때문에 채소를 기르는 경우도 있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인 6명 중 1명꼴에 해당되는 4,800만명이 매년 식중독에 걸리며 이중 12만8천명이 병원 치료를 받고 3천명이 목숨을 잃기도 한다. 또한 로메인 상추의 이콜라이(E. coli)박테리아 감염으로 인해 3억7,800만달러 규모의 사회적 비용이 매년 지불되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채소 가격 걱정없이, 안전한 먹거리를 마련하기 위해 각종 채소의 묘종을 구입해 직접 재배해 먹는 자급자족형들이 늘어나게 된 것이다. 자급자족형 한인들끼리 정기적으로 모여 각자 재배 경험을 서로 공유하는 모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 채모(69)씨는 “각종 채소 모종을 싼 가격에 구입해 텃밭에 심으면 종류에 따라 6~10주만 지나면 실컷 먹을 만큼 열린다”고 말했다.<남상욱·홍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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