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종 규제·세금·수수료↑
▶ “집 짓고 싶어도 못 지어”
▶ 건설업체의 35% 가격할인
▶ 지역별 공급 양극화 심화
미국 주택건설업계의 체감경기가 다시 악화됐다. 높은 모기지 금리와 자재비 상승, 각종 규제 부담이 지속되면서 신규 주택 공급 확대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전미주택건설협회(NAHB)가 발표한 주택시장지수(HMI)에 따르면 6월 단독주택 건설업체 신뢰지수는 35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보다 2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지수가 50 미만이면 시장 상황을 부정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특히 이번 수치는 14개월 연속 40 이하를 기록한 것으로, 2011~2012년 주택 압류 사태 이후 가장 긴 침체 흐름이다.
건설업체들은 높은 모기지 금리와 주택 구매력 악화를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했다. 최근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6%대 중후반에서 움직이면서 실수요자들의 주택 구매 부담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건축 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부담까지 겹치며 신규 프로젝트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함께 업계는 정부 규제가 주택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주장하고 있다. 빌 오웬스 NAHB 회장은 “미국은 현재 약 120만채의 주택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규제 완화와 건설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연방 의회가 현재 상원에 계류 중인 ‘21세기 주택법안(21st Century Road to Housing Act)’과 건설 인력 양성 확대를 위한 ‘건설 인력 양성 지원법(CONSTRUCTS Act)’를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버트 디츠 NAH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각종 규제와 세금, 수수료 등이 평균 단독주택 가격의 26%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비효율적인 인허가 절차와 토지 규제가 건설 비용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 침체가 길어지면서 가격 할인 경쟁도 심화되는 모습이다. 6월 전체 건설업체의 35%가 가격 인하에 나섰다고 답했으며 평균 할인 폭은 6% 수준으로 조사됐다. 각종 판매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고 답한 업체 비율도 62%로 전달보다 소폭 상승했다. 이는 15개월 연속 60%를 웃돈 것이다.
지역별로는 북동부 지역만 유일하게 개선세를 보였다. 북동부 지수는 44에서 50으로 상승한 반면 남부 지역은 36에서 29로 급락했다. 중서부와 서부는 각각 45와 27로 전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중동 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금리 상승 압박과 경기 불확실성이 당분간 주택시장 회복을 제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향후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고 모기지 금리가 다시 하락할 경우 관망하던 실수요자들이 시장에 복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공격적으로 공급이 이뤄졌던 지역은 재고가 늘어나고 집값 상승세도 둔화되고 있다”며 “현재 미국 주택시장은 지역별 양극화가 매우 뚜렷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박홍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