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우려에 환율 1,270원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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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연속 상승 57원↑, 고용강세에 긴축 우려 고조

고물가 우려가 재확산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다시 급등하고 있다. 1,200원대 초반에 머물다가 1,270원대까지 치솟았는데 14일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향후 외환시장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13일(이하 한국시간)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2.1원 오른 달러당 1,277.3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270원대를 넘어선 것은 연초인 지난 1월6일(고가 1,274.8원) 이후 처음이다. 이어 14일에는 전날보다 4.3원 내린 1,273.0원에 개장한 뒤 1,270원대 초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급등하던 환율은 작년 10월25일 최고치 1,444.20원을 찍은 후 올해 초까지 하락세를 보였다.
그런데 이달 들어 급격히 방향을 바꾸면서 최근 7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지난 1월4일 기록한 올해 장중 고점(1,280.90원)에 다가섰다.

환율이 최근 방향을 바꾼 것은 고물가 우려 때문이다. 특히 지난 3일 발표된 연방 노동부 고용보고서에서 예상치(18만5,000개)의 3배에 달하는 51만7,000개의 비농업 일자리 증가가 나타나면서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확대됐다.
고용시장 활황은 소비 수요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물가 상승을 불러온다. 실제 이날 이후 연준이 그동안 고삐를 쥐었던 기준금리 인상의 속도를 다시 높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가 다시 강세로 가면서 원화를 비롯 세계 주요국 통화가 약세 전환했다.
향후 환율 향방의 중요한 분기점은 14일 발표되는 1월 CPI가 될 가능성이 높다. 월가는 CPI 추정치를 전년 대비 6.2%, 전월 대비 0.5%로 예측했다. 지난해 12월은 각각 6.5%, 0.1%였다. 전년 대비로는 낮지만 전월 대비로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1월 전년 대비 5.5%, 전월 대비로는 0.4%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인플레이션 상황을 보여주는 경제 지표이기 때문에 시장 전망보다 높게 나올 경우 긴축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 강세(원화 약세)를 초래할 수 있다.
CPI가 높게 나오면 외환시장 뿐만 아니라 증시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뉴욕증시는 연준의 긴축 완화 기대감에 연초 이후 랠리를 보였는데 이러한 기대감이 꺾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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