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몬드 투투 명예 대주교 선종 ‘남아공 인권운동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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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흑백 차별정책)에 맞선 투쟁의 상징 인물인 데스몬드 투투 명예 대주교가 26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90세.

남아공 대통령실은 이날 성명을 내고 투투 대주교의 선종 소식을 알렸다.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남아공 출신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투투 대주교는 교계는 물론, 비종교적 분야까지 포괄하는 보편적인 인권 옹호자였다”고 애도했다. 대통령실은 투투 대주교의 사인을 밝히지 않았다.

투투 대주교의 장례미사는 다음 달 1일 케이프타운 세인트조지 성공회 대성당에서 타보 막고바 대주교의 집전으로 진행된다. 장례식 참석 인원은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100명을 넘기지 않는다.

데즈먼드 투투 대주교 IP 트러스트와 데즈먼드&레아 투투 유산 재단은 공동 성명에서 또 한 주간 세인트조지 대성당이 매일 정오에 10분간 조종을 울려 그를 추모한다고 밝혔다. 이 성당은 남아공 최초의 흑인 대주교였던 고인이 한때 봉직한 곳이다.

시신은 오는 31일부터 세인트조지 대성당에 이틀간 안치된 후 케이프타운에 묻힐 예정이다.

조르딘 힐 루이스 케이프타운 시장은 26일 오후 8시부터 시청 건물, 지역 명소인 테이블 마운틴 등을 보라색으로 밝힐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보라색은 투투 대주교가 입던 사제복 색깔이다.

투투 대주교는 반 아파르트헤이트 투쟁으로 1984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이 무너지고 넬슨 만델라가 최초 흑인 대통령이 됐을 때 그는 남아공에 ‘무지개 국가’라는 별칭을 붙인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는 만델라 전 대통령과 함께 남아공 민주화와 흑인 자유 투쟁의 양대 지도자로 여겨진다. ‘용서 없이 미래 없다’는 구호를 앞세워 진실과화해위원회를 구성해 아파르트헤이트 종식 이후 인종 간 화해를 일궜다고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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