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에 원자외선까지···각국 대중교통 방역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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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지하철 자외선 방역 모습.[AP=연합]

막대한 비용에 골머리, ‘마스크 착용 최선’ 주장도

세계 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맞서 대중교통 소독을 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바이러스를 살균하는 최선책이 아직 규명되지 않아 차선책이라도 동원해야 하는 데다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어야 하기 때문이다.

13일 A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모스크바 지하철, 중국 상하이 버스는 자외선 광선으로 살균하고 있으며 헝가리와 체코에서는 오존가스가 투입됐다. 홍콩에서는 과산화수소를 뿌려주는 로봇까지 등장했다. 미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시카고에서는 열차가 쉬는 밤사이 배낭 스프레이를 멘 방역원들이 객실 내부 전체를 소독한 뒤 아침 운행을 시작한다.

이러한 방역이 바이러스 감염 우려를 덜어주기는 하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뉴욕대 로빈 거손 교수는 바이러스 전파가 주로 공기 중 비말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에서 “바이러스는 모든 곳에 있지만, 어디에도 없을 수 있다”고 회의적인 견해를 밝혔다. 따라서 마스크 착용이 “우리를 최대한 지키는 방법”이며 “마스크가 아닌 다른 방법들은 환상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그렇다고 해도 뉴욕 같은 대도시에서는 차선책이라도 총동원해야 하는 상황이다. 평소 지하철 이용객이 하루에 500만명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뉴욕 교통당국인 MTA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차 방역을 하는데, 최근에는 원자외선(Far-UVC light) 살균이라는 신기술 도입을 추진 중이다. 원자외선을 폐쇄된 공간에 지속해서 퍼트려 인체의 코로나바이러스를 자외선만큼 효과적으로 살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서다. 원자외선은 자외선처럼 피부나 눈을 손상하지는 않는 것으로 이들 연구에서 나타났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관건은 비용이라고 AP통신은 진단했다. MTA가 현재 지하철 객실을 대상으로 실험 중인 자외선 살균은 시범 프로그램에만 약 100만달러가 든다. 전면 실시에는 얼마가 들지 관계자들은 언급조차 않고 있다. MTA는 코로나19 비용으로 내년까지 100억달러(12조원)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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