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대란에 올해 연말샤핑 가능한 일찍 시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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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물류대란과 공급망 장애로 올해 연말 샤핑을 가능한 일찍 시작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로이터]

공급망 장애로 공급 비상, 물건 없을 수도
가격도 상승 전망, 지금이 선물구입 적기

“이러다간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연말 대목도 물 건너가나”

LA 항만의 극심한 해운 물류 정체 여파로 공급난이 악화되면서 연말 샤핑 시즌에 맞춰 판매할 상품을 제때 확보하지 못하게 된 LA 한인 소매업체들 사이에서 자칫 연말 특수를 놓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올해 연말 샤핑이 물류대란과 공급망 장애 등으로 공급이 예전같지 않을 것이라며 가능한 한 일찍 샤핑을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원하는 물건이 없거나 제때 공급이 되지 않을 수도 있고 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블랙 프라이데이로 시작되는 연말 샤핑시즌의 시작 전인 지금이 그나마 물건도 많고 가격도 안정적이라는 분석이다.

23일 LA 한인 소매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LA 한인타운 내 한인 소매업체들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판매 상품의 공급난을 겪고 있는 공통된 현상이다.

연말 상품 수급마저 불안정한 상황에서 연말 샤핑 시즌을 대비한 판매 계획을 세울 수도 없고 물류 비용 상승에 따른 가격 인상도 피할 수 없다 보니 한인 소매업체들의 고민과 한숨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한인 소매업체들이 걱정하는 것은 연말 특수용 판매 물량 확보 여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같으면 9월과 10월에 걸쳐 한국과 중국을 통해 판매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관례였다. 이런 관례가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깨진 것이다.

남가주를 비롯, 미 서부지역 공급난이 심화된 상황에는 LA항과 롱비치항의 극심한 하역 정체 현상이 자리잡고 있다. LA 비즈니스저널에 따르면 LA항의 경우 지난달 하역 처리된 컨테이너는 95만4,377 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10.8%나 증가했다.

공급난이 심각해지면서 한인 소매업체들은 판매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예전 같으면 주문 후 30일에서 45일 정도면 물량을 받아 판매에 나설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져 2~3개월씩 지연되는 것은 다반사다.

한인타운 내 한 스포츠용품 판매점 관계자는 “2~3개월 전에 주문한 물량도 아직 제대로 받지 못한 상황이라서 연말 물량 주문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 상황이 지속되면 계획했던 연말 특수 상품 없이 연말 샤핑 시즌을 맞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말 특수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장난감이나 문구팬시류, 전자제품, 의류 및 스포츠용품 판매업체들은 올해 연말 특수를 대비하지 못해 판매량 감소에 따른 매출 하락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영아트(Young Art)의 에밀리 김 매니저는 “연말 특수 상품을 제때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라 평상시 판매 상품 위주로 연말 특수에 나설 수도 있어 매출 하락까지 생각하고 있다”며 “원가 압박에도 할인 행사나 사은품 증정 행사와 같은 연말 특수 이벤트는 진행해 조금이라도 매출을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인 그로서리 마켓 역시 공급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판매 물량 공급이 적시에 이루어지지 않다 보니 매장 내 빈 매대가 발생하기도 하고 올해 조생종 한국배도 추석용 물량 공급이 지연되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한인 마켓 매니저는 “20년 넘게 한인 마켓에서 일하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공급난은 처음”이라며 “연말 특수를 위한 세일 전략 수립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해운 물류 정체 현상으로 해운 운송 비용이 상승하면서 소비자 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서부 해안지역의 컨테이너 운송 비용의 경우 예전 같으면 2,700~2,900달러였지만 현재는 1만달러에서 1만5,000달러로 급상승했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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