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예약제 ‘정착’···전화는 여전히 ‘먹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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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LA 총영사관 민원실 입구의 방문자 안내 및 전화상담 창구에서 민원인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박상혁 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LA 총영사관이 도입한 민원실 예약제가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있다. 그러나 민원인들이 문의를 위해 전화를 하는 경우 전혀 직원과 연결이 되지 않는 ‘총영사관 전화 먹통’ 상황은 여전해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LA 총영사관 방문 민원 예약은 현재 ‘영사민원24’ 웹사이트(consul.mofa.go.kr)를 통해 가능하다. 웹사이트 내 ‘재외공관 방문 예약’에서 회원가입 또는 비회원으로 로그인을 진행 후 나오는 재외공관 선택지에서 ‘주로스앤젤레스총영사관’을 선택하면 된다.

현재 예약은 근무일(business day) 기준으로 3일 정도 후면 가능하다. 한때 2~3주씩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개선된 상황이다. 목요일인 23일 오전에 예약을 시도했더니 오는 화요일인 28일에 예약 방문이 가능했다. 또 65세 이상 시니어는 오후 1시30분부터 3시30분 사이에 예약없이 방문해 민원 업무가 가능하다.

LA 총영사관은 지난해 4월13일부터 예약제를 도입해 시행해 왔다. 도입후 수개월간은 전화나 이메일로 예약을 받았고, 한때 방역 대책에 따른 축소근무 등으로 예약이 밀리기도 했다.

예약제에 대한 홍보가 적었던 지난해엔 예약없이 방문하는 한인들도 많아 혼란을 겪기도 했고, 온라인 예약 시스템 도입후 시니어 전용 방문 시간이 없던 기간엔 컴퓨터 사용이 어려운 시니어들이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국 직계가족 방문 목적 백신접종 완료자 대상 격리면제서 발급이 오프라인으로 이뤄지던 지난 7월엔 신청자가 폭주해 예약 불능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현재는 예약제와 시니어 전용 시간에 대한 홍보도 많이 이뤄진 상황에서, 예약 접수도 단기간에 큰 문제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총영사관 측은 전했다.

그러나 오랜 기간 지적돼 온 전화 연결이 어려운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한인들은 1시간씩 기다려도 전화 연결이 안된다거나, 며칠째 전화를 해보는데 제대로 연결된 적이 없다는 등의 대한 불만을 토해내고 있다.

이와 같은 ‘총영사관 전화 먹통’의 주 원인은 인력과 예산의 부족이라는 것이 총영사관 측의 해명이다. 안내 창구 직원 3명이 전화를 받고 있지만, 방문객 안내와 함께 하루 1,000통 이상씩 걸려오는 전화를 모두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박민우 민원영사는 “월요일은 2,000여통, 화·수·목·금요일은 1,000통~1,500통 정도에 달한다”며 “현재 시스템 개선이나 새로운 시스템 도입도 예산 문제 때문에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인력 충원과 시스템 변경 및 도입은 예산 문제와 직결돼 외교부 내부적으로는 물론 기획재정부 승인도 거쳐야하는 등 절차가 간단치 않은 상황에서, 외교부 본부는 LA보다 상황이 열악한 재외공관도 많다는 입장이라 LA총영사관이 업그레이드 대상이 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박 영사는 “본국에 인력 충원 건의를 계속 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당분간 이렇다할 개선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박 영사는 “현재 전화 문의 중 격리면제서 관련 문의가 70%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출생증명서, 위임장, 국적, 병역 등과 관련된 문의도 적지 않은데, 웹사이트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많다”며 “또한 이메일도 문의 주셔도 하루, 이틀 안에 답변해 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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