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독재” vs 트럼프 “이민”…최대 승부처 조지아서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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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후보로 확정 뒤 첫 유세대결
▶상대방 약점 파고들며 공세 나서
▶ 바이든, 처음으로 지지율 역전도

11월 미국 대선에서 재대결을 확정 지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대 승부처 중 한 곳인 조지아에서 격돌했다.

9일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합주인 조지아를 찾아 처음으로 같은 곳에서 유세 대결을 벌였다. 두 전현직 대통령은 12일 조지아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앞두고 있다.

남부 조지아주는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불과 0.23%포인트 차이로 승리한 곳으로 이번 대선에서도 승패를 좌우할 격전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을 결집하기 위해 각각 상대방의 약점으로 ‘민주주의’와 ‘이민자 정책’을 거론하며 맹공격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조지아주의 주도 애틀랜타에서 열린 유세에서 “11월 투표에 우리의 자유가 달려 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집권하면 민주주의가 위험해진다고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독재자로 평가 받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를 전날 자신의 플로리다 자택으로 초대한 것을 두고 “전 세계의 독재자와 권위주의 깡패들에게 아첨하고 있다”고 날을 세우며 “난 그가 독재자가 되고 싶다고 말할 때 진심이라고 믿는다”고 비꼬았다.

지난해 10월 가자 전쟁 이후 유색인종과 진보층, 젊은 층의 이탈로 고전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이들을 타깃으로 한 연설도 펼쳤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민자 배척 정책에 대해서는 “그들을 해충이라 부르고, 그들이 미국의 피를 오염한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강경파가 여성의 낙태권을 전국적으로 금지하려고 한다면서 “내가 지켜보는 한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같은 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자인 마저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의 지역구이자 공화당 강세 지역인 조지아주의 롬에서 선거운동을 펼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멕시코 불법 이민자에게 살해당한 여대생 레이큰 라일리 사건을 언급하며 바이든 대통령의 국경 정책을 맹비난했다. 그는 “바이든은 가장 무능하고 가장 부패한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직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장에는 라일리 부모도 참석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MSNBC와의 인터뷰에서 라일리 살해 혐의를 받는 이주민을 ‘불법 이민자’라고 부르지 말았어야 했다고 후회한 것을 두고 “우리나라가 미쳐 돌아가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한때 공화당 강세 지역이었던 조지아주는 2020년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 패배한 곳이기도 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를 관리하는 조지아주 총무장관에게 전화해 자신의 패배를 뒤집는 방법을 찾으라고 명령했고 지난해 8월 선거 방해 혐의로 형사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밀리던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달 들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9일 정치 전문 매체 더힐에 따르면 에머슨대가 수퍼화요일인 5일부터 6일까지 실시한 양자 대결 지지율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51%를 얻어 49%를 기록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근소한 차이로 눌렀다. 이는 주요 지역 경선이 몰린 수퍼화요일 이후 실시한 첫 지지율 조사다. 전문가들은 부동층 비율이 기존 11.2%에서 10%로 감소한 영향이 컸다면서 부동층 유권자들 중 62.7%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는 점을 주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