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한국일보 특별 기획] 글로벌 리더를 만나다
- 디지털 문명의 개척자, 박한일 회장
2026년 6월 22일. 분당에 위치한 희팍(HEEPARK) 사옥. 초여름 햇살이 너른 잔디밭 위로 쏟아진다. 두 마리의 보더콜리가 자유롭게 뜰을 달린다. 평화로운 자연의 한 조각 같다. 하지만 이곳은 디지털 자본주의 최전선이다. 글로벌 혁신을 이끄는 아이담, 희팍, 퍼블렛의 사령탑이다. AI와 블록체인이 인류의 일상을 뒤바꾸고 있다. 이 격변기 속에서도 기술의 끝자락엔 늘 ‘인간’을 세워두는 리더가 있다. 한국블록체인연합회 회장이자 한양대 디지털자산 AI융합 최고위과정 주임교수인 박한일 회장이다.
“기술이 아무리 고도화되어도 끝내 그 자리엔 인간의 체온이 남아야 합니다. 세상은 비트코인을 탐욕으로 오해했지만, 사실 이는 사람과 사람을 잇는 가장 뜨거운 신뢰의 증명입니다.”
투기라는 오명에 가려졌던 비트코인의 진정한 가치를 복원하려 한다. 낡은 금융 시스템의 모순을 깬다. 그의 서사는 웅장하다. 시카고 한국일보 독자는 물론 미래 세대에게 ‘화폐의 혁신과 리더십’이라는 묵직한 본질을 던진다. “제가 이 자리에서 세상의 편견과 맞서 싸우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잃어버린 우리 사회의 공정한 참여 기회를 다음 세대에게 되찾아주기 위해서입니다.” 그의 첫마디는 오늘 인터뷰의 선명한 이정표가 되었다.
절망의 교각 아래서 쏘아 올린 희망, ‘희팍(HEEPARK)’
진정한 리더의 철학은 온실에서 자라지 않는다. 거친 광야에서 벼려진다. 세종시 청송리 농촌 출신인 박 회장의 청년기는 실패의 연속이었다. 24살에 야심 차게 시작한 사업은 6전 6패를 기록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는 거래처 연쇄 부도로 36억 원의 빚더미를 떠안았다. 가족마저 흩어진 벼랑 끝이었다.
“수십억 빚을 지고 세상의 모든 문이 닫혔을 때입니다. 당장 눈앞에 아른거리는 아이들 때문에 단 하루도 무너져 있을 수 없었죠. 저를 다시 일으켜 세운 건 화려한 비즈니스 스킬이 아니라, 내 가족과 동료를 지켜야 한다는 절박한 책임감이었습니다.”
그는 주저앉지 않았다. 자전거 종목에서 전국 탑랭커로 활약하면서도 비인기 종목이라는 이유로 훈련할 곳조차 잃어버린 아들을 위해 매일 고속도로 교각 밑으로 갔다. 굳은살 박인 손으로 직접 흙바닥을 파고 삽질을 해가며 50미터 길이의 자전거 전용 트랙을 만들었다. 그 거친 교각 기둥에 붉은 래커로 꾹꾹 눌러쓴 이름이 바로 ‘희팍(HIPHAK)’이다. 아들의 이름이자 ‘좋을희, 기쁠희, 빛날희’라는 희망의 주문이었다. 수많은 이들에게 잃어버린 꿈을 찾아준 거대한 비즈니스 생태계는 가장 철저히 버림받았던 절망의 교각 아래서 위대한 첫 싹을 틔웠다.
“저에게 기업은 단순한 이윤 창출 도구가 아닙니다. 함께 피눈물 흘린 사람들에게 일어설 무대를 내어주는 ‘희망의 공동체’입니다.”
폭주하는 AI 시대, 블록체인의 ‘신뢰’로 제동을 걸다
시대의 화두는 단연 인공지능이다. 연산과 창작의 효율성은 압도적이다. 하지만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결과물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 고도화된 AI가 기업 생존의 핵심 의사결정까지 대신할 미래다. 통제 없는 AI의 질주는 재앙이다.
“현재의 인공지능은 어마어마한 속도로 결과물을 쏟아내지만, 그 누구도 결과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기술이 인간을 돕는 이로운 도구로 남으려면 반드시 생태계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신뢰를 검증하는 블록체인이라는 브레이크가 결합되어야 합니다.”
그가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은 AI와 블록체인의 융합이다. 블록체인은 중앙 통제 없이 집단지성으로 데이터를 공증한다. 절대적 신뢰의 시스템이다. AI의 속도에 블록체인의 투명성과 책임을 입혀야 한다. 그래야 인간을 소외시키지 않는 ‘따뜻한 디지털 혁신’이 완성된다.
“결국 이 두 기술이 융합되어 인간 중심의 의사결정을 보완할 때, 비로소 우리 인류의 미래 생존을 담보하는 완벽한 톱니바퀴가 돌아갈 것입니다.”
비트코인을 향한 오해를 깨다, ‘참여적 공증자’의 철학
세상의 시선은 오랜 기간 싸늘했다. 비트코인은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기로 치부됐다. 실체 없는 허상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박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비트코인은 인류가 발명한 가장 위대한 ‘신뢰의 인프라’라고 믿었다.
“비트코인 생태계에는 중앙에서 명령을 내리는 절대 권력자가 없습니다. 오직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시스템 유지에 동참하고, 그 대가로 비트코인이라는 투명한 보상을 받을 뿐입니다. 통제 없는 완벽한 신뢰, 이것이 어떻게 탐욕일 수 있습니까?”
비트코인은 해킹을 막기 위해 10분마다 전 세계 거래를 장부에 기록한다. 자원을 내어놓고 검증하는 이들을 그는 ‘참여적 공증자(Participatory Notary)’라 명명했다. ‘참여적 공증자’란 생태계 구성원 누구나 자발적으로 참여해 집단지성으로 10분간의 거래 원장을 작업증명(공증)하는 주체를 뜻한다. 이렇게 확정된 원장인 블록이 쌓이는 것이 블록체인이다. 시스템은 이들의 자발적 기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동기로 비트코인을 인센티브로 제공하며, 이것이 곧 채굴이자 공증자로서의 진정한 역할이라고 박회장은 설명한다.
클라우드 마이닝, 화폐 민주화와 금융 포용의 실현
이상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채굴 시장은 거대 자본에 독점될 위기다. 막대한 전력 소비와 고가 장비 때문이다. 평범한 대중은 화폐 발행 주체가 될 기회조차 얻기 힘들다.
“채굴 경쟁이 극도로 치열해지면서 돈 많고 기술 있는 자들만 시장을 독식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이 꿈꿨던 진정한 ‘화폐의 민주화’가 흔들리는 겁니다. 저는 힘없는 일반 서민들도 이 생태계에 공정하게 참여할 수 있는 튼튼한 사다리를 놓고 싶었습니다.”
그가 클라우드 마이닝에 기업의 사활을 건 이유다. 전문 기업이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짓고, 대중은 소액으로 컴퓨팅 파워를 임대해 채굴에 동참한다. 경제적 격차로 금융 혜택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다시 링 위에 오를 기회를 준다. 진정한 ‘금융 포용성(Financial Inclusion)’이다.
“전문적인 컴퓨터 지식이 없어도, 수억 원의 뭉칫돈이 없어도 좋습니다. 소액만으로 누구나 화폐 경제의 주인이 되도록 진입 장벽을 무너뜨리는 것, 그것이 기술이 해야 할 진짜 역할입니다.”
클라우드 마이닝은 잃어버린 화폐 권력을 대중에게 돌려주는 가장 현실적이고 강력한 무기다.
달러 패권의 붕괴, 비트코인 본위제가 여는 거시 경제의 판도
세계 경제의 축이 요동친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달러가 흔들린다. 기축통화의 균열은 이미 시작됐다. 박 회장의 예리한 시선은 거대 자본의 은밀한 움직임을 정확히 꿰뚫는다.
“미국 행정부는 월가의 거대 자본이 움직이는 체스판에 불과합니다. 월가가 비트코인을 서둘러 제도권으로 끌어안는 이유는, 영원할 것 같던 달러의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본능적으로 직감했기 때문이죠.”
브릭스(BRICS) 국가들은 탈달러를 외친다. 금본위제로 회귀하려 한다. 이에 맞서 미국의 지배 세력은 조용히 다음 카드를 빼들었다.
“브릭스 국가들이 금본위제로 돌아서는 동안, 미국은 이미 다음 패권인 ‘비트코인 본위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투기라는 낡은 안경을 벗어야만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는 이 거대한 부의 이동이 명확히 보입니다.”
비트코인은 더 이상 이단아가 아니다. 국가 생존을 좌우할 1등급 전략 자산이다. 무너지는 달러 패권의 틈새를 비트코인이 거세게 파고든다. 거시 경제의 새 판도가 열리고 있다.
흙에서 길어 올린 생명의 지혜, 자연이 가르쳐준 탈중앙화
디지털 혁신의 정점에 선 리더. 그러나 그의 일상은 한없이 흙에 닿아 있다. 희팍(HEEPARK) 사옥은 거대한 생태계다. 반려견과 앵무새, 희귀 조류들이 잔디밭을 자유롭게 누빈다. 그는 기꺼이 청소부이자 농사꾼을 자처한다.
“젊은 시절에는 자전거나 모터바이크, 보팅(Boating)으로 육체의 한계를 시험하며 거친 비즈니스의 스트레스를 풀었지만, 지금은 사옥에서 강아지 똥을 치우고 흙을 만집니다. 생명을 돌보는 이 정직한 노동이 제겐 최고의 해독제입니다.”
자연은 억압하지 않는다. 지시하지 않아도 스스로 굴러간다. 그는 이 투박한 흙바닥에서 경영의 절대적인 진리를 캐냈다.
“자연은 억지로 통제하지 않아도 각자의 자리에서 완벽하게 생태계를 유지합니다. 중앙의 지시 없이 구성원들의 자발적 참여로 굴러가는 블록체인의 섭리와 이 자연의 이치는 놀랍도록 완벽하게 닮아 있습니다.”
차가운 첨단 기술의 심장부에 그가 심은 것은 자연의 섭리다. 누군가의 강요를 벗어난 탈중앙화의 생생한 지혜는 역설적이게도 가장 원초적인 흙 속에서 단단한 뿌리를 내렸다.
죽음의 문턱에서 마주한 내면의 날개, 사람을 향한 진정성
리더의 내면에는 시련의 흉터가 짙게 패어 있다. 과거 극심한 사업 실패로 삶의 끈을 놓으려던 순간. 그는 남미 깊은 곳에서 극한의 치유 의식을 거쳤다. 그 영적인 경험은 그의 세계관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가장 깊은 절망 속에서 남미의 전통 치유를 경험했습니다. 암흑 같은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 때, 빛 대신 제 등 뒤에 커다란 날개가 활짝 펼쳐져 있는 것을 보았죠. 그때 제 삶의 목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탐욕을 쫓던 사업가는 죽었다. 사람을 살리는 리더로 각성했다.
“저 혼자 높이 나는 것이 아니라, 벼랑 끝에 몰려 날개가 꺾인 사람들에게 다시 꿈꿀 수 있는 힘과 용기를 나눠주는 것. 그것이 제가 비트코인 생태계와 글로벌 커뮤니티를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가장 궁극적인 본질입니다.”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의 외피를 둘렀을 뿐이다. 그 중심을 관통하는 진짜 에너지는 상처 입은 이들의 자립을 돕는 눈물겨운 휴머니즘이다.
편견을 넘어선 교육,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본질의 역습
그의 시선은 척박한 현실을 넘어 미래 세대를 향한다. 비트코인 생태계는 기성세대가 씌워놓은 ‘투기’라는 견고한 프레임에 갇혀 있었다. 수많은 청년들이 낡은 편견 탓에 화폐 혁신의 기회에서 철저히 소외당했다.
“기성세대가 씌워놓은 맹목적인 투기라는 멍에 때문에 청년들이 진짜 금융 혁신과 부의 이동 기회를 잃고 있습니다. 투명한 시스템 안에서 스스로 금융 주권자가 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야말로 지금 우리 세대의 가장 시급한 의무입니다.”
가르침이 세상을 바꾼다. 최고위 과정 강단에 서고 치열하게 책을 쓰는 이유다. 밀실에서 독점되던 거대 자본의 권력은 이제 광장의 개인에게 넘어와야 한다.
“이것은 단순한 기술의 진보가 아닙니다. 소수가 은밀히 독점하던 자본의 권력을 다수에게 공정하게 돌려주는 거대한 문명사적 대전환, 즉 부조리한 낡은 시스템을 향한 거침없는 본질의 역습입니다.”
우리가 미래 세대에게 남겨야 할 것은 은행 통장의 잔고가 아니다. 투명하고 공정한 룰 속에서 스스로의 삶을 증명해 내는 ‘참여적 공증’의 권리다.
문명의 대전환기, 두려움을 넘어 퀀텀 점프를 향해
낡은 화폐 시대가 붕괴하는 파열음이 귓전을 때린다. 일확천금의 신기루라 손가락질받던 비트코인은 마침내 탐욕의 가면을 벗었다. 인류가 새롭게 쌓아 올릴 가장 투명하고 견고한 신뢰의 문명으로 부활하고 있다.
변화의 속도는 가혹하리만치 무섭고 빠르다. 전 세계 해외 한인 사회와 오피니언 리더들은 거대한 부와 패권이 급격하게 이동하는 역사의 변곡점에 섰다. 무너지는 자본주의의 거센 파도 속에서 이 위기를 돌파할 단단한 닻은 결국 사람이다. 지독한 시련의 한가운데서도 타인을 향한 진정성과 연대를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박한일 회장.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낸 그의 통섭적 서사는 길 잃은 척박한 시대에 가장 선명한 나침반이 된다.
이제 두려움을 거두어 기성세대가 만들어낸 ‘투기’라는 편견의 껍질을 과감히 부수고 나와야 할 때다. 중앙 권력의 통제에 복종하지 않고, 모두가 평등하고 자발적인 공증자로 살아 숨 쉬는 이 혁명적인 생태계에 담대하게 올라타라. 차가운 디지털 기술의 한가운데서 끈끈한 인간의 체온을 지켜내는 것. 부조리한 낡은 세상을 무너뜨릴 위대한 ‘본질의 역습’은 이미 시작되었다. 위기를 폭발적인 기회로 바꿀 퀀텀 점프(Quantum Jump)의 시간이 지금, 우리 눈앞에 당도해 있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장
시인/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