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코로나바이러스가 지나가는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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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구(본보 발행인)

1912년에 있었던 타이테닉 유람선 침몰을 주제로 한 영화가 여러편이 나와 있는데,  모든 영화들의 시나리오는 침몰의 장면들과 함께 살려고 하는 아비규환의 승객들만 비추는 것이 아니고,  승객 모두가 죽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구조선에 타도록 하고,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의 여유를 보여주는 승객들의 모습들을 조명하여 주고 있다. 모두가 죽음을 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의 승객은 함께 찬송을 부르고, 일부는 합심하여 기도하고, 일부는 바이올린을 연주한다. 아녀자들을 침몰하고 있는 배에서 먼저 떠나게 한다. 결국은 705명이 구조선을 타고 살아나고, 생존자의 2배가 넘는 승객들의 죽음으로 끝이 난다.

2001년 9월11일에 2,977명의 목숨을 앗아간 뉴욕 무역센터 테러사건은 잔해를 청소하고 정리하는데 8개월이 걸렸다. 시민들의 격려와 환호의 박수를 받으면서 건물안으로 들어간  소방관과 경찰관 412명은 목숨을 걸고 구조작업을 하다 모두 죽음으로 근무를 마치었다.

코로나바이러스를 앞에 두고 일선에서 일하다 숨진 의료인들을 포함하여 모든 의료인들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하고 싶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계기로 발생된 시위와 폭동속에서 시민들의 안전을 위하여 밤잠을 못자면서 일한 경찰관들과 소방관들에게도 감사의 표현을 하고 싶다. 어려운 상황 속에 있는 많은 한인들을 위하여, 그들을 위로하고 평안을 갖게 하여준  많은 종교지도자들과 시카고 단체장들에게도 감사하고 싶다. 불량품의 마스크로 수익을 만들려고 한 상인들,  폭동을 일으키고 상점을 약탈하든 자들과 평소의 게으름을 버리지 못하든 종교지도자들에게도 역설적인 감사를 보내고 싶다. 옳지 않은 그들의 무리 안에 내가 있지 않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서 감사하고 싶다는 말이다. 코비드 펜데믹의 시기중에도 거짓을 말하고 전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하였고 지금도 하고 있다. 이전보다 더 심하게 하는 사람들도 있다. 자신의 생존만을 생각하고 자신만을 돋보이게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지나간 후에 마스크를 벗고 우리는 서로 무엇이라고 인사를 할 수 있을까?  그간 언라인상에서 하지 못하였든 악수와 포옹을 하면서 어떤 인사의 말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타이테닉호 영화에서 볼 수 있었든 사랑의 이야기, 뉴욕무역센터에서 희생한 경찰관들의 헌신된 정신을 생각하면서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 나오는 감사의 인사를 하고 싶다. 순수한 감사의 마음에는 가식과 허식이 있을 수 없고, 변명과 핑계도 있을 수 없다. 꾸밈이 없는 순수한 마음 뿐이다. 내가 살아 남기 위하여 하는 거짓의 말이 아니고 주위의 사람들을 사랑하며 할수 있는 순수한 말이다. “우리가 살아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요”, “우리의 생명 뒤에는 누군가의 희생들이 숨어 있습니다”는 말을 하면서 감사하고 싶다. 지금의 내가 존재하는 것은 나 혼자의 힘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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