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 교량 충돌 사고…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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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의 전기가 나간 상태
▶다리의 낡은 구조적 문제, 완충장치 불충분 지적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교량이 싱가포르 선박의 충돌로 붕괴하자 전문가들은 원인 분석에 분주하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교량 전체를 떠받치는 기둥 역할을 하는 ‘교각’에 선박이 충돌하는 바람에 다리가 붕괴했다고 진단했다.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는 컨테이너선 ‘달리’가 충돌한 후 약 20초 만에 완전히 무너졌다.
이 다리는 왕복 4차선 도로로 총 길이가 2.6km에 달하며 1977년 개통됐다.
싱가포르 선박은 2015년 현대중공업에서 건조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고 당시 컨테이너 4,900개를 적재하고 있었다.

국제교량안전 관련 전문가들은 “구조물은 기둥이 없으면 무너질 수밖에 없는데 선박이 교각에 충돌, 다리의 하중을 재분배하는 것이 불가능 해 진 것”이라고 말했다.
AP 통신도 사고 당시 선박은 시속 8노트(약 15km)로 움직였다며 선박의 중량과 속도 등을 고려할 때 상당한 힘이 교각에 가해졌을 것이라고 전했다.

교각이 버티려면 충돌할 때의 힘을 흡수하면서 구부러지는 것뿐이지만 그게 불가능해 다리가 무너진 것이라는 버지니아공대 교수의 말을 덧붙였다.
또 하나의 원인은 선박에 전력이 끊겼다는 점이 지적됐다. 사고 선박은 다리와 부딪히기 전, 갑자기 전기가 나가서 배를 조종할 수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프랜시스 스콧 다리 건설 당시는 선박의 크기가 작고 교통량도 적어 달리 호와 같은 대형 컨테이너선과 충돌할 가능성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점도 지적됐다.

한편 다리 중간에 있던 교량 보수 인력은 미처 피하지 못해 강물에 추락했으며 총8 명 중 2명은 구조됐지만 6명은 실종 상태다.
교각 위 상판에 단절이 없이 하나로 연결된 구조라서 선박과 충돌 후 전체가 무너진 것이라고 구조공학 전문가는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