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부정선거일까···팩트체크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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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 언론들, “트럼프 연설과 트위터 글 상당수가 허위” 지적

11월3일 미국 대선의 승자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의 소셜네트워크(SNS)에는 이번 대선과 관련해 사실이 아닌 가짜 정보들이 급속도로 유포되며 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열성 지지자들이 핵심 경합주들에서 진행된 투·개표에 대해 부정선거의 증거가 있다면서 검증되지도 않은 허위 주장을 마구 펼치고 있다고 언론들이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등 언론들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자인 소셜미디어 전문가 마이클 쿠드리는 4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경합주인 위스콘신에서 등록된 유권자수보다 더 많은 인원이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위스콘신 등록 유권자는 312만9천명인데 표는 323만9,920장이 나왔다면서 이는 “부정선거의 직접적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 주장을 인용한 글은 트위터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수만회 공유되면서 급속도로 확산했다. 그러나 이 주장은 명백한 거짓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지적했다. WP는 “위스콘신주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일부로 유권자 368만4,726명이 등록됐다고 밝혔으며, 지금까지 330만표 이상 개표됐다”면서 “부정선거라는 증거는 없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일에 올린 트위터 글 상당수도 명백한 허위라는 것이 다수 언론들의 지적이다.트럼프가 대선일인 3일 트위터에서 “우리가 크게 이겼다. 그들은 선거를 훔치려고 한다. 그러도록 놔두지 않겠다. 투표 시간이 종료된 뒤 투표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CNN의 대니얼 데일 기자는 팩트체크 기사에서 “마감 이후 투표하는 것이 아니고, 단순히 투표 마감 이후 개표를 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그 누구도 표를 훔치려 한 적이 없으며 부정 선거라는 증거도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트럼프가 많은 경합주에서 자신이 이기고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표 버리기’가 행해지면서 자신의 우위가 사라지기 시작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표 버리기 같은 일은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CNN은 지적했다. CNN은 트럼프의 트위터들의 진실 여부를 조목조목 따지고는 “대선일 이후 트럼프가 말한 거의 모든 것이 틀렸다”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조지아주의 사업가로 극우성향 음모론 단체 ‘큐어넌'(QAnon)의 주장을 신봉해온 마조리 테일러 그린 연방하원의원 당선자(공화당)가 유포해온 민주당의 ‘사상 최대 부정선거 조직’ 주장도 날조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린은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민주당원들이 역사상 최대의 선거사기 작전을 꾸몄다고 말했다’라고 주장하며 영상을 공유했고, 이 내용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에릭 트럼프,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 등이 공유하며 급속도로 퍼졌다. 그러나 이 영상은 바이든 후보가 지난달 24일 한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질의응답을 하는 과정에서 부정선거 시도에 대항해 싸우는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대목의 한 부분의 앞뒤를 자르고 편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트위터는 그린 당선자의 문제의 게시물에 가짜 정보가 있을 수 있다는 경고문을 붙였고, 페이스북은 아예 이 게시물에 접근을 막아버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4일 새벽에 한 백악관 연설의 상당 부분도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의 BBC 방송은 지적했다. BBC는 ‘대선일 트럼프 연설에 대한 팩트체크’라는 온라인 기사에서 핵심 경합주에서 많은 표가 아직 개표되지 않은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성급하게 승리를 선언하고 부정선거에 대해 증명되지 않은 주장을 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가 연설에서 개표가 중대한 사기라고 비난하며 “연방대법원으로 갈 것이다. 그들(민주당)도 법정으로 가자고 했다”고 말한 부분에 대해서도 BBC는 “바이든은 선거운동 기간 대선 이후 법정 싸움에 대해서 언급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캠프와 마찬가지로 바이든 캠프도 법적 다툼에 대비해서 법률팀을 꾸려놓은 것은 사실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처럼 개표와 관련해 법정으로 가자고 밝힌 적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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