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차든, 중고차든 원하는 모델 사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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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러에서도 중고차든 새차든 매물확보가 쉽지 않은 상태에서 소비자가 자동차를 사기는 더욱 힘들어졌다. [로이터]

보통 5,000달러 정도는 올라서 시장에 나와

김모씨는 최근 차량을 매입하기위해 딜러와 자동차판매업체에 몇 차례 문의를 한 결과 원하는 차량이 5,000달러 정도 올라서 나오는데다, 이마저도 원하는 모델을 제때에 구입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자동차 매입을 일단 포기하고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소비자들이 자동차 사기가 쉽지가 않다. 새 차가 됐든 중고차가 됐든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현상이다. 차량용 반도체 칩 부족 사태가 장기화되자 신차 매물이 부족해지면서 자동차 수요가 중고차 시장으로 몰려 중고차 매물 부족이라는 도미노 현상이 빚어지면서 마음에 드는 차량의 색깔을 고른다든가 옵션을 선택한다든가 하는 이야기는 사치스러운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예전에 한인들이 즐겨서 매입하던 토요타 캠리나 혼다 어코드 등의 인기 차량은 보통 2만5,000달러선에서 거래되곤 했는데 이젠 5,000달러를 얹어서라도 매입하기가 힘들다는 것이 자동차 업계의 전언이다. 에이스 자동차의 케빈 김 대표는 “새차는 물론 중고차의 경우도 자신이 원하는 선호하는 차종과 옵션을 고른 다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가 되었다”며 “2년된 중고차 가격이 예전의 새차 가격과 비슷할 정도로 차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가격이 딜러에서 표시하는 MSRP(소비자권장가격)가격에 비해서 4000~5,000달러 정도는 얹어서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마저도 없어서 팔지 못하는 형편이다.

중고차의 매물 부족과 함께 가격도 급등한 가운데 최근에는 중고차 시장에 허리케인 아이다로 인해 침수 피해를 입은 차량들이 폐차 대신 ‘무사고차’로 둔갑해 중고차 판매 시장에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중고차 전문 웹사이트인 ‘카팩스’(Carfax)에 따르면 허리케인 아이다로 인해 침수 피해를 입은 차량 수는 21만2,000여대로 추정되고 있다.

자연재해 전문 보험업체 ‘에어 월드와이드’(AIR Worldwide)는 침수차의 수량을 이보다 더 많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에어 월드와이드에 따르면 아이다로 인한 침수 피해로 보험 보상을 청구한 침수차는 25만여대이지만 이는 통상 전체 침수차의 75% 정도가 보험에 가입된 것을 감안한 수치로 실제 침수 피해를 입은 차량의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인 중고차 판매업계가 우려하는 것도 바로 이점에 있다. 특히 타주에서 몰래 들어온 침수차는 2차 피해를 양산할 수 있다는 점에 한인 중고차 판매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한 한인 중고차 판매업체 관계자는 “침수차를 밝히면 문제가 없지만 판매가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보험 처리를 않거나 다양한 방법을 통해 ‘침수차 세탁’을 거쳐 타주 중고차 시장에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비단 침수차 문제는 허리케인 아이다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콕스 오토모티브’(CoxAutomotive)에 따르면 지난 2017년 허리케인 하비 때는 50만여대의 침수차가 발생했고 2012년 샌디 때에도 25만여대의 침수차가 양산되었다.

이중 상당수의 침수차들은 소위 ‘침수차 세탁’을 거쳐 중고차 시장에 매물로 들어와 거래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인 중고차 판매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침수차를 속아 사지 않으려면 침수차 흔적을 찾아내야 한다. 침수차 흔적을 가장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곳은 안전벨트다. 안전벨트를 끝까지 감아보면 끝부분에 흙이나 오염물질이 묻어 있을 수 있다. 또한 실내 악취나 금속 부위 녹 등 눈에 보이는 흔적들도 있지만 비전문가들인 소비자들이 판단하기에는 쉽지않다. 공인된 딜러들을 통해 중고차를 구입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는 대목이다.

에덴자동차그룹 존 이 대표는 “공인된 딜러를 통해 중고 차량의 공식 이력들을 파악하고 중고차를 구입하는 것이 침수차 구입을 피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라며 “가격이 싸다고해서 무조건 구입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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