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민단체들이 인공지능 기업들이 AI 모델 학습을 위해 책을 대량 구입한 뒤 스캔하고 폐기하는 관행에 대해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소비자·공익단체 10여 곳은 대형 AI 기업들이 책을 확보한 뒤 원본을 파기하는 방식이 경쟁업체의 데이터 접근을 차단하는 불공정 경쟁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AI 학습자료를 둘러싼 논쟁은 기존 저작권 문제를 넘어 반독점·공정경쟁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시장 지배력이 큰 AI 기업들이 경쟁사가 필요로 하는 자료 자체를 없애 경쟁 진입 장벽을 높였는지가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서한에는 디맨드 프로그레스 교육기금, 미국소비자연맹, 지역자립연구소 등이 참여했다.
법원 자료에 의하면 AI 기업 앤트로픽이 수백만달러를 들여 책을 사들인 뒤 책등을 제거하고 페이지를 스캔해 자사의 AI 모델 ‘클로드’ 학습에 활용했다고 보도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역시 AI 학습자료 사용과 관련해 저작권 소송을 받아왔다.
시민단체들은 이런 방식이 단순한 데이터 확보를 넘어 시장에서 중요한 원자료를 고갈시키는 행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희귀서적의 경우 AI 기업이 마지막 남은 책을 확보한 뒤 파기하면 해당 자료가 영구적으로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단체들은 서한에서 “이 같은 관행은 기존 AI 기업들 주변에 경쟁업체가 넘기 어려운 장벽을 만드는 반경쟁적 행위의 연장선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 책을 대량 확보한 뒤 파기하는 방식이 경쟁업체의 비용을 높이고 신생 AI 기업들이 시장 경쟁에 필요한 핵심 자료에 접근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FTC는 미국 기업의 AI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면서도 빅테크의 시장 지배력과 경쟁 제한 문제에는 경계 입장을 보여온 만큼 실제 조사 착수 여부가 주목된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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