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여행 말라’ 경고에도 공항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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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 연휴 전 마지막 주말을 맞아 지난 21일 애리조나주 피닉스 국제공항이 여행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연합]

미 전국 200만 항공여행
코로나 기폭제 우려
검사시설도 인파 넘쳐

미 전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며 3차 대유행이 진행 중인 가운데 보건 당국이 내린 추수감사절 연휴 여행자제령이 무색하게 연휴를 앞둔 마지막 주말을 맞아 전국에서 200만명이 항공기를 이용한 여행길에 올라 공항들이 북새통을 이루는 등 코로나 추가 확산 비상에 걸렸다.

또 추수감사절 연휴가 다가오자 각종 모임과 여행 등을 준비하려는 주민들이 대거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기 위해 몰리면서 남가주를 비롯한 전국의 검사 시설들에도 대기줄이 더욱 늘어나고 진단 검사 키트 부족현상까지 발생하는 등 방역 당국이 ‘추수감사절 공포’로 시달리고 있다.

■감사절 여행 급증

22일 CNN에 따르면 추수감사절을 앞둔 마지막 주말이 시작된 지난 20일, 21일 이틀간 미 전역에서 모두 200만4,200여명이 항공 여행길에 올라 지난 3월 코로나 대유행 시작 이후 각각 두 번째와 세 번째로 항공기 이용객이 많은 날로 파악됐다.

연방 교통안전청(TSA)은 20일, 21일 각각 항공기 여행객이 101만9,836명, 98만4,36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각 지자체와 연방 보건 당국이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며 이동 자제를 당부한 것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앞서 19일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코로나19 안전지침을 통해 추수감사절을 포함한 연말 연휴 기간에 여행과 이동을 자제하라고 당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틀 사이 200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항공기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나자 전문가들은 추수감사절 여행이 코로나 확산의 또 다른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앤소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 전염병연구소 소장은 CBS에 “붐비는 공항을 통해 여행하는 사람들이 걱정된다”며 “크리스마스 휴가 시즌까지 환자가 계속 급증하게 되면 우리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검사소도 북새통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전국의 검사소들도 홍역을 치르고 있다. 추수감사절을 맞아 가족이나 친지를 방문해도 괜찮은지 판단하기 위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려는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어 일부 검사소에서는 3~4시간씩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LA타임스와 CNN 등이 전했다.

CNN은 “전국적으로 검사소 밖에는 긴 대기줄이 늘어서 있고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알려주는 연구소들은 처리 역량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는 코로나19 진단 키트 부족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22일 LA 타임스는 “미 전역에서 코로나19 검사소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코로나19 진단 키트 공급 부족 현상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LA 지역에서 대규모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LA 다저스 구장의 경우 드라이브 스루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선 긴 차량 행렬이 뱀꼬리처럼 빽빽하게 이어지는 현상도 나타났다.

신문은 겨울철 추운 날씨, 독감 시즌, 연휴 여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코로나19 진단 검사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일부 검사소에서는 3~4시간동안 대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아시시 자 브라운대학 공중보건대학원 학장은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검사를 받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드는 현상은 미국의 제한된 검사 역량과 국사적 검사 전략의 부재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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