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발 항공대란 연말까지 계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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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F. 케네디 국제공항 전광판에 항공기 취소가 표시돼 있다.<로이터>

24∼26일 미국 3천편 비롯해 세계 8천편 결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의 가파른 확산에 따른 전 세계적 항공 대란이 크리스마스 연휴를 넘어 연말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성탄절 뒤 일요일인 26일 항공편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FlightAware)에 따르면 이날 취소된 미국 국내선, 미국발, 미국행 항공편은 모두 합쳐 1천300편에 달했다.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에는 700여편이 취소됐으며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997편이 취소됐다. 24일부터 26일까지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미국에서만 약 3천편의 항공기가 취소된 것이다. 지연된 항공편은 1만건이 훌쩍 넘는다.

이런 대규모 취소 사태의 원인은 인력부족이다.

항공기 파일럿, 승무원 등 항공사 직원들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되거나 감염자와 접촉해 격리에 들어가는 등 일할 수 없게 됐다.

유나이티드항공, 델타항공, 아메리칸항공 등 미 항공사들은 성탄절 이브인 24일부터 이날까지 대거 항공편을 취소했다.

루프트한자나 브리티시 에어웨이즈 등 다른 나라 항공사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최근 몇 달 새 이미 인력 부족으로 운항 차질을 겪은 항공사들은 연휴 성수기에 일하는 직원에게 추가급여를 지급하겠다고 제안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했지만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저가 항공사인 제트블루는 “많은 기업체나 기관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오미크론 변이 때문에 병가를 내는 직원들이 늘고 있다”며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몇몇 항공편을 취소해야 했고, 오미크론의 지역사회 전파로 추가 항공편 취소나 지연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미국 서부 워싱턴주에서는 폭설로 항공기 운항이 지연되면서 여행 대란을 가중했다.

그 결과 성탄절인 25일 미국의 항공 여행객은 153만여명에 그치며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전보다 약 90만명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미 교통안전청(TSA)에 따르면 이날 미국 전역의 공항 보안검색대를 통과한 인원은 153만3천여명으로 2019년 성탄절의 247만여명보다 90만여명 적었다.

앞서 성탄절을 앞둔 지난 22일에는 항공 여행객이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섰고, 23일에는 성탄절 연휴를 앞두고 가장 많은 219만명이 여객기에 올랐다.

당초 미국 자동차협회는 23일부터 1월 2일까지 1억900만명 이상의 미국인들이 비행기나 기차, 자동차로 여행할 것으로 봤지만 오미크론 확산으로 실제 여행 인원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이런 상황은 전 세계가 비슷하다.

영국 BBC 방송은 성탄절 성수기인 24일부터 이날까지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 항공편 취소 사태가 빚어지며 8천편이 넘는 항공편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또 27일과 28일 항공기도 이미 1천600편, 490편이 취소됐다.

특히 중국의 상황이 심각하다.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산을 막고 있는 중국은 시안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자 주민 1천300만명의 출입을 일제히 봉쇄했다.

이 영향으로 중국의 동방항공과 에어 차이나는 지난 주말 수천편의 항공기 운항을 취소했다.

홍콩은 인천발 대한항공 여객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2주간 대한항공의 운항을 금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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