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육군참모총장 경질후 군 수뇌부와 갈등 심화
▶ “해임 60%가 흑인·여성”
댄 드리스콜 육군장관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의 충돌 끝에 결국 사임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군 전체에서 벌써 24번째 ‘숙청’이다. 이란과의 전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군 지도부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백악관은 지난달 31일 드리스콜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임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육군장관은 연방상원 인준을 받은 민간 공직자로, 국방장관의 하위 직책이다. 드리스콜 장관은 이라크 전쟁 참전 용사이자 지난해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인사로 지난해 2월 이 자리에 인준됐다.
드리스콜 장관의 사임은 이전부터 예상됐던 사건이다. 올해 4월 헤그세스 장관이 랜디 조지 육군참모총장을 경질한 직후부터 두 사람의 갈등이 본격화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해임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으며, 조지 참모총장과 매우 가까운 관계였던 드리스콜 장관은 이 결정에 상당히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드리스콜 장관까지 떠나면서 육군의 두 최고 지도자는 공석 상태가 된다.
드리스콜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 국방부 소속 관리 중 그나마 공화당 및 민주당 의원들과 협력할 수 있는 인물로 꼽혔다. 군 관계자와 의회 간 직접 소통을 제한하는 헤그세스와 달리 대화에 열려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반면 헤그세스 장관이 드리스콜 장관 후임으로 밀고 있는 숀 파넬 국방부 대변인은 연방의회는 물론 언론과의 관계도 원만하지 않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간선거가 다가오는 시점에 새 장관 인준을 신속하게 받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해부터 군내 주요 장군들을 해고하면서 내분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크리스 도나휴 육군 유럽·아프리카 사령관이 갑자기 해임됐고, 이전에는 데이빗 호드니 육군 전환·훈련사령부 사령관이 자리를 떠났다. 4월에 존 펠런 해군 장관도 함선 건조 사업과 해군 장교 임명 및 승진 문제를 놓고 헤그세스 장관과 갈등을 빚다가 해임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현재까지 헤그세스 장관이 해임한 장군 및 제독만 24명에 이른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 5월 헤그세스 장관의 국방부 장악 시도를 비판하며 해임된 장교 중 60%가 흑인 또는 여성이었으며, 누구도 업무 성과와 관련된 이유로 해임된 것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NYT는 헤그세스가 흑인 및 여성 해군 장교들을 승진 명단에서 직접 제외했다며 “공정하게 진행돼야 할 능력 위주의 승진 규정을 위반한 행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해 10월 군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전투력을 약화시킨 명백한 방해 요소들을 뿌리 뽑는 것이 내 임무”라고 언급한 바 있다.
NYT는 “헤그세스 장관이 일으킨 내분으로 미군은 중동의 미군 기지를 강타한 값싸고 치명적인 드론과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실상 방향성을 잃은 상태에 놓였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