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 취소하라”… 충돌 직전 겨우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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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델타·아메리칸 여객기…관제사, 항공기 충돌 막아

“(Expletive)!

Delta 1943, cancel takeoff clearance!

Delta 1943, cancel takeoff clearance!”

“(욕설)! 델타 1943 이륙취소, 델타 1943 이륙취소!”

지난 13일 오후 8시45분 뉴욕 JFK공항. 승객을 가득 태운 보잉 737 기종의 델타 1943편 여객기가 도미니카공화국 산토도밍고로 가기 위해 4L 활주로(runway)를 이동하고 있었다. 동시에 런던으로 출발하려던 같은 기종의 아메리칸항공 106편 여객기도 활주로와 교차하는 유도로(taxiway)를 지나가고 있었다.

뒤늦게 델타 여객기 앞으로 아메리칸 여객기가 지나가는 것을 목격한 관제사는 두 항공기가 충돌하기 직전 ‘F’자 욕설을 내뱉으며 “델타 1943 이륙 취소하라!”를 두번 연속 다급히 외쳤다. 시속 115마일로 달리던 델타 항공기는 아메리칸항공이 지나갔던 유도로 1,000피트 앞에서 정지했고, 간신히 충돌을 피했다.

당시 아메리칸 106편에는 승객 137명과 승무원 14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델타 1943편에도 승객 145명과 승무원 6명이 타고 있었다. 두 항공기 탑승객만 302명에 달했다. 승객을 가득 태운 항공기 2대가 충돌 직전 한 항공교통 관제사의 긴급한 이륙취소 명령 덕분에 대형사고를 면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긴박했던 당시 상황은 항공기 교신을 추적하는 ‘라이브ATC’에 고스란히 녹음돼 있다.

다행히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아메리칸 항공기는 일정대로 JFK 공항을 이륙해 그 다음 날 오전 영국에 무사히 도착했다. 그러나 이륙이 취소된 델타항공 1943편은 다시 게이트로 돌아가 승객들을 하차시켰고, 그 다음날 오전에서야 JFK를 출발할 수 있었다.

델타항공은 성명을 통해 “고객과 승무원의 안전은 항상 델타항공의 최우선 순위”라고 밝혔다. 반면 아메리칸항공은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 놓지 않았다. 연방항공청과 전국교통안전위원회는 현재 누구 잘못인지를 가려내기 위해 케이스를 조사 중이다.

전직 파일럿이자 USC 항공안전학과 교수인 존 콕스는 “관제사의 이륙취소 조치가 아주 훌륭했다”고 평했다. 그는 또 “이륙취소 지시를 듣고 항공기를 정지시키는 것은 평소 시뮬레이터 훈련을 잘받은 조종사들에겐 매우 익숙한 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