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1927

이준 목사(두란노침례교회 담임)

주님과 함께 십자가에 달린 두 강도 중 하나가 주님께 믿음의 고백을 합니다.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 나를 생각해주소서.” 대단한 신앙 고백입니다. 강도는 하나님 나라가 있음을 분명히 믿었습니다. 그리고 그 나라를 당신의 것이라고 말함으로, 예수님이 곧 하나님이시라고 고백하고 있는 겁니다. 강도의 신앙 고백을 들으신 주님께서,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고 약속해주셨습니다. 강도는 절망의 자리에서 신앙을 고백함으로, 주님과 함께 낙원에 들어가는 복을 누리게 된 겁니다.

하나님께서 먹으면 정녕 죽을 것이니 먹지말라 하신 선악과를 아담과 하와가 따먹고 맙니다. 하나님께선 그들을 에덴에서 추방하셨고, 에덴의 입구를 천사와 불칼을 동원하셔서 막아버리셨습니다. 그러나 인간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은 소망의 불씨를 주셨습니다. “여자의 후손(예수)이 네(사탄)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요, 너는 그의 발꿈치를 상하게 할 것이다.” 예수님께서 사탄을 제압하실 날이 올 것을 약속해주신 겁니다. 그 약속대로 오신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죄의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시고 에덴으로 들어가는 길을 활짝 열어놓으신 겁니다. 예수님 오시기 전까지 인류에게 죽음은 절망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젠 예수님만 믿으면 죽음은 낙원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되는 겁니다.

바울은 로마 감옥에서 빌립보 교회에 편지를 씁니다. 이 편지에서 바울은 “내게 사는 것이 그리스도니 죽는 것도 유익하다.”고 고백합니다. 원문 그대로 번역하면 “내게는 사는 것 그리스도 그리고 죽는 것 유익.” 입니다. 동사가 전혀 없는 이 문장은 편지 전체의 내용 안에서 풀어야 합니다. 풀어보면, 바울에게 사는 것은 오직 예수님의 제자로서 그분의 뒤를 따르며 그분의 영광만을 위해 사는 겁니다. 그리고 죽는 것은 그리스도를 직접 만나게 되는 일이니 절대의 유익이라는 겁니다. 이어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가 지금 생(生)과 사(死) 두 사이에 끼어 있는데, 솔직히 이 땅을 떠나서 그리스도와 함께 있는 것이 내겐 훨씬 더 좋은 일이다.” 바울은 이 땅을 떠나는 순간 예수님께서 약속하신 낙원에 들어가 주님과 함께 친밀한 교제를 나누며 영원히 행복한 삶을 살게 될 것을 확실히 믿고 있는 겁니다.

정약종은 목민심서를 지은 다산 정약용의 형입니다. 시카고에는 정하상 성당이 있는데, 정하상은 정약종의 둘째 아들입니다. 정약종은 젊은 시절 유교에 정진하다가 그 한계를 느끼고 도교에 심취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형 정약전의 전도로 예수님을 믿게 됩니다. 그후 정약종은 41살의 나이로 순교할 때까지 한 순간도 믿음의 길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1801년에 시작된 신유박해 때 잡혀 모진 고문을 당했지만, 정약종은 자신의 신앙을 굳게 지켰습니다. “기독교 교리는 대단히 공정하고 지극히 올바르며 아주 진실된 것이므로 이에 대한 믿음을 바꿀 수 없으며, 비록 형벌 아래 만 번을 죽더라도 조금도 뉘우칠 생각이 없습니다. 하나님을 섬기는 도를 알지 못한다면 이는 천지의 죄인이며, 살아 있어도 죽은 것과 같습니다.” 결국 정약종은 1801년 4월에 죽임을 당했는데, 형장으로 가는 길에서도 주변 사람들에게 담대하게 신앙을 선포했습니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서 하나님을 위해 죽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오. 마지막 심판 때에 우리의 울음은 진정한 즐거움으로 변할 것이고, 당신들의 즐거운 웃음은 진정한 고통으로 변할 것이니, 당신들은 나의 말을 기억하시오.” 죽음의 순간에도 하늘을 보고 누우며, “땅을 내려다보면서 죽는 것보다 하늘을 쳐다보며 죽는 것이 더 좋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정약종은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를 분명히 믿고 있었던 겁니다.

천국을 분명히 믿는 사람들의 신앙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하나님 나라 시민권을 거져 주신 하나님 은혜에 대한 감사 때문입니다. 또한 낙원에서 주님을 만나게 될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때 주님께 들려드릴 간증을 모으려고 최선을 다하는 겁니다.

예수님께서 천국의 문을 활짝 열어놓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