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삶의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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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웅(자유기고가/글렌뷰)

오래 전의 역사적 사실 한토막을 생각 해 본다. 한국 경제 발전의 초석을 다진 것은 경부 고속도로가 아닌가 싶다.  이 도로는 1968년 2월 1일에 공사를 시작해서, 1970년 7월 7일에 개통이 되었다. 이로 인하여  한국인의 삶의 형태 및 가치관이 달라지기 시작을 했다. 대한민국이라는 고유한 정서와 개개인의 삶의 방향을 바꾸어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경제 발전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를 모두가 조금씩 알아가게 되는 동기도 되었다.  이렇게 도로 하나가 나라의 근간을 바꾸게 되듯이 개개인의 삶의 속도가 미래에 정착하게 될,  은퇴자들이 모이는 늙음의 광장에 도착을 하면 다르게 나타난다. 경부 고속도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일 당시에, 김대중, 김영삼 두분이 공사를 반대 한답시고 길위에 들어 누운 사진이 공개 된적 있었다. 물론 이것은 가짜 사진이였다.  그 날 그 시간에 두분은 집에 있었다. 가짜 뉴스란 모두가 믿게끔 만들어 진다.  요즈음도 가짜 뉴스가 범람하고 있다.  제일 솔깃하게 가짜를 잘 믿는  사람들이 노인들이다. 자녀들이 아니라는데도 노인들은 자녀의 말을 믿지 못한다.  자기가 낳은 자식을 못 믿고, 자녀들이 설명을 해줘도 믿지를 않는 경향이 있다.  이보다 더 불행은 없을 것 같다.

은퇴라는 것을 새로운 시작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게 되면,  각자에 맞는 은퇴 준비를 해야 할 여건을 갖추어야 한다.  건강을 우선으로 꼽고, 이에 따른 부차적인 요소들이 준비 되어야 한다. 그 중에 으뜸은 재무계획(financial planning)이다. 이것이 중요한 것은 “자연 노인” 이 되면 장수리스크( Longevity Risk) 가 생기게 된다. 이런 것 때문에 은퇴에 대한 지식을 골고루 갖추어야,  후반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다. 고민없이 노후 준비를 쉽게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2020년은 펜데믹 시대 속에서 한 해를 보냈다. 노년이라면 누구나 한번 쯤은 삶과 죽음을 생각 했을 것이다.  죽음에 대하여 가족이나 친지들과 논의 한다는 것은 우리 정서로는 거의가 금기시 된 느낌이 든다,  그러나 사전연명의료의향서(Advance Directive) 정도는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가까이 닥아 오는 것을 보기 싫다하여, 고개를 외면 한다고 우리에게 오는 죽음이 다른 길로 가지는 않는다. 정정 당당히 맞서려는 용기가 있어야 겠다.

프랑스 철학자인 미셀 몽테뉴는 “ 어느 곳을 향해 배를 저어야 할지 모르는 사람에게는 어떤 바람도 순풍(順風)이 아니다.” 라고 했다.  생각해 볼 말이다. 생각하는 대로 살기가 힘들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현자(賢者)는 말하기를 살면서 생각하라 한다.  살아온 삶에서 달라지지 않으려고 안주하는게 노년의 삶이다. 그러나 더 살아야 한다는 본인만의 애쓰기가 필요하다. 빠른 속도가 아니라도 천천히 속도를 내어야 한다. 노년이란 것은 젊음의 연장 선상에 있는 것이다.

노년이라해도 삶의 방향이 분명하면, 얼굴에 미소가 보인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뭔가 불안해 보인다. 더 이상 빠르지 않아도 되는게 노인들의 삶의 속도이다. 천천히 멈추지 않고 100세로 가는 모습이어야 한다.  그래야 보기가 좋을 것이다.  추억을 생각하는 것은 흘러간 세월 속에 있는 그리움이다.  옛것을 자주 생각한다는 것은 삶이 외로울때나, 삶이 지칠 때,  삶이 고달프다고 느낄 때 나타나는 것이다. 추억을 자주 되새김질 하는 것은 삶이 정지되어 있기 때문이다.  무언가의 목표를 정해서 달려야 한다.  다만 빠르지 않게 천천히 꾸준히 달린다면 건강한 노후는 자동적으로 따라 올 것 같다.

하루 하루를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 감사함이 무언지를 아는 사람은 노년이되어도 얼굴에서 빛이 난다. 모든 인간은 살아 오면서 크던 작던 한번쯤은  실망과 실패를 경험하게 된다. 그래도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는 것은 쉽지가 않다.  그래도 매사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사는 것이다.  또하나 중요한 것은 노년이 되면 역활 상실이라는게 있다. 체력과 정신력이 상실 되면서 의욕과 열정이 사라진다. 마지막 시기에 잡을 것은 사랑, 여유, 용서, 아량이지만,  인간으로서의 타인에게 부드러움을 보여 주는게 가장 안전한 삶의 속도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