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엘리야를 통한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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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목사/두란노침례교회 담임

3년 반 동안의 가뭄을 끝내기 위해 하나님께선 선지자 엘리야를 아합 왕에게 보내셨습니다. 그런데 엘리야는 아합의 궁내 대신인 오바댜를 먼저 찾아갑니다. 하나님께서 왜 엘리야를 아합 보다 오바댜에게 먼저 보내신걸까요?몇 가지 이유를 찾을 수 있지만 그중 하나는 오바댜를 위로하기 위함이셨습니다.

당시 오바댜는 정말로 하나님의 위로가 필요했습니다. 원래 오바댜는 하나님을 크게 경외하는 자였습니다. 아합과 그의 아내 이세벨이 여호와의 선지자들을 찾아 죽이던 때, 그는 선지자 100명을 굴에 숨겨두고 먹을 것을 공급한 큰 신앙의 소유자였습니다. 그런데 나라의 영적 상태가 날이 갈수록 나빠져가는 걸 지켜보면서 오바댜는 점점 소망을 잃고 지쳐갔습니다. 영적 담대함도 잃고 불안과 염려로 가득한 삶이 되고 말았습니다. 하나님의 위로가 필요한 겁니다. 그때 엘리야가 나타난 겁니다.

엘리야는 지명 수배자였습니다. 북이스라엘을 바알과 아세라라는 이방신에게 통째로 넘기고 있는 아합에게 하나님께서 크게 진노하셨습니다. 그래서 엘리야를 보내 기근의 심판을 선포하게 하십니다. 예언대로 나라에 가뭄이 임하자 아합은 신하들에게 엘리야를 잡아오라고 명령을 내린 겁니다. 엘리야는 그렇게 지명 수배자가 된 겁니다.

아합의 궁내 대신으로 왕의 곁에서 일의 시작과 그후 진행 과정 모두를 지켜본 오바댜는 자기 앞에 서 있는 엘리야를 보고 깜짝 놀랐을 겁니다. 기근의 저주를 풀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엘리야를 찾아온 아합의 노력을 너무 잘 알았기 때문입니다. 철저한 추적에도 3년 반 동안이나 그 행방을 알 수 없었으니, 십중팔구 아합의 눈을 피해 달아나다가 어느 깊은 산중에서 굶어죽었을 거라고 오바댜는 생각했을 겁니다. 당연한 추론입니다. 그런데 죽은 줄만 알았던 엘리야가 나타났으니 얼마나 놀랐겠어요? 그래서 엘리야를 만난 오바댜의 첫마디가 “주여, 당신이 맞습니까?”라는 질문이었던 겁니다.

하나님께선 목숨을 걸고 하나님 말씀에 순종한 종을 철저히 지켜주셨습니다. 하나님의 선지자가 아합 앞에 나가 하나님 심판을 선포한다는 건 순교를 각오해야하는 일이었습니다. 아합과 이세벨이 하나님의 선지자라면 죽이던 때였기 때문입니다.하나님께선 엘리야를 처음엔 그릿 시냇가로 보내 까마귀를 통해 먹을 것을 공급해주셨고, 기근으로 시냇물이 말라버린 후에는이방 나라인 시돈의 한 과부 집으로 보내신 후 그 집의 밀가루 통과 기름 병이 마르지 않도록 하셔서 먹여주셨습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 안아서보호하고 계신 엘리야를 어떻게 찾을 수 있었겠어요.

오바댜는 멀쩡히 살아있는 엘리야를 보면서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었을 겁니다. “엘리야를 보거라. 나는 내게 순종하는 종들, 내 영광을 위해 살아가는 종들을 철저하게 지켜 보호하는 여호와다. 그러니 내가 너도 지켜 보호하고 있음을 믿고 안심하거라.” 또한 깨달았을 겁니다. 아합 왕측근에서 또한 기근이 심해 식량난에 허덕이는 때에 하나님의 선지자 100명을 먹일 수 있었던 것도 자기 힘과 지혜가 아닌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도우심때문이었음을.하나님의 위로는 오바댜의 영혼을 누르고 있던 불안과 염려를 싹 걷어내주었습니다.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며 맡겨주신 사명들을 잘 감당하고 있지만여러가지 이유로 마음에 기쁨은 없고 오히려 불안과 염려로 가득한 때를 만날 수도 있습니다. 이때 엘리야를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의 뜻에 순종한 바로 그 순간부터 우리와 함께 하셔서 지금까지 줄곧 까마귀와 사르밧 과부의 밀가루통과 기름병을 동원하셔서 우리를 돕고 계심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은 분명 위로자 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