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오리를 가게 하거든 (리브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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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국 목사(횃불트리니티 총장 어시스턴트/횃불재단 DMIN 스태프)

-이전 호에 이어서-

우리가 끼친 은혜는 반드시 보답이 온다. 5리를 가는 것 대신에 10리를 가면 사람들로부터 건, 하나님께로부터 건 추가로 받는 은혜가 있다. 이런 은혜는 예상치 못하게 찾아온다. 리브가는 의무라고 하는 차원을 넘어서 꼭 해야 하는 것의 차원을 넘어서 10리를 갔더니,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보상을 받게 된다.

낙타가 물을 다 마셨을 때, 엘리에셀은 금고리 한 개와 금 손목 고리 한 쌍을 준다. 그리고 그날 저녁 엘리에셀은 더 많은 금과 은과 보석과 의복을 준다. 뿐만 아니라 리브가의 어머니와 그의 삼촌까지도 귀한 선물을 받는다.

당신에게 미래를 볼 수 있는 재능이 있다면, 당신도 분명 낙타에게 물을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신은 미래를 볼 수 없다. 그것은 리브가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이런 보상이 있을 것이라고 미리 예상 했기 때문에 두 번째 마일을 갔던 것이 아니다. 그녀의 평소 인성이 그랬던 것이다. 어떤 보상 때문이 아니라, 리브가는 단지 목마른 노인과 동물을 보았고, 그들을 돕기 위해서 자신을 희생 했던 것 뿐이다. 리브가는 이런 단순한 행동이 자기 인생을 완전히 바꿔버릴지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5리를 가는 것 대신에 10리를 간 이런 단순한 행동 때문에, 믿음의 남편을 얻게 될 줄 몰랐다. 10리를 갔던 그 이유로 리브가는 메시야 예수 그리스도 조상의 반열에 오르는 영예를 안게 되었다.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에는 반드시 보상이 있다. 이 생에서 이루어지지 않으면 영원 속에서 이루어진다. 이렇게 10리를 가는 자에게는 보상이 있다. 하지만, 5리를 가지 않고는 10리를 갈 수 없다. 무슨 뜻인가? 10리를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5리를 먼저 걸어야 한다. 덤으로 줄 수 있기 위해서는 내가 주어야 하는 것을 먼저 줄 때 가능한다. 내가 해야 할 의무를 하지 않은 체, 덤으로 줄 수는 없다. 리브가가 낯선 노인의 낙타에게까지 물을 줄 수 있었던 것은, 매일 이곳에 물을 길러 왔기 때문이다. 한번 생각해보라. 얼마나 지겨운 일이겠는가? 얼마나 힘든 일이겠는가? 매일 우물에 왔지만, 특별한 일은 생기지 않는다. 가족을 위해서 매일 똑 같은 생활을 반복했다.

사소한 일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하나님은 사소하고 작은 일에서 역사하신다. 사소하고 작은 일, 우리가 의무라고 부르는 일, 열심히 한다고 해도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일, 그런데 하나님은 이런 일을 하는 자에게 기회를 주신다. 많은 사람이 하나님을 위해서 큰일을 하고 싶어 한다. 눈에 띄는 일을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작은 일은 무시한다. 예배당에 떨어진 휴지 하나도 줍지 않으면서, 주의 나라를 위해 죽겠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5리도 가지 않은 체 10리를 갈 수는 없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다. 5리를 먼저 가야만 한다.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매주 예배에 참석한다. 똑 같은 기도를 계속 반복한다. 똑 같은 봉사를 한다. 그런데 달라지는 것이 없다. 성령의 불이 임하는 것 같지도 않고, 여전히 가난하며, 기도 제목이 이루어 지지도 않고, 몸은 여전히 아프며, 꿈은 이루어 지지 않고, 심지어는 하나님의 임재마저도 느껴지지 않는다. 지겹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런데 이것이 신앙이다.

리브가가 어느 날 갑자기 물을 길러 왔다가, 한 노인이 물을 달라고 했을 때, 평소 같으면 깍쟁이처럼 굴 텐데, 갑자기 그날 기분이 좋아서, 평소와는 다르게 행동을 해서, 낙타에게 물을 주다가 이런 은혜를 입은 것이 아니다. 리브가는 평소 자기 삶의 모습대로 보여주었다. 가족을 위해서 지겹도록 그 일을 하면서 희생의 삶을 살고 이런 삶이 몸에 배었다. 하나님은 리브가의 이런 모습을 지켜보셨고, 하나님의 때가 되었을 때, 상을 내리셨다. 리브가처럼 작은 일에 충성해야 한다. 현재 처한 삶의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더 좋은 환경이 주어진다고 해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