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최대 산불’ 원인은 전선 불꽃…주민들 소송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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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 연합뉴스)

▶ 화재는 거의 진압단계…WSJ “기후변화로 전기회사들 화재소송 위험 커져”

텍사스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산불을 일으킨 주범은 송전선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7일 AP통신과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텍사스 산림청은 이날까지 약 4천400㎢를 태운 텍사스 팬핸들 지역의 ‘스모크하우스 크리크’ 화재가 전선에서 점화됐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산림청은 또 이 화재에 뒤따라 발생한 ‘윈디 듀스’ 화재(피해면적 582㎢)도 전선으로 인한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당국은 전선이 불길을 일으킨 자세한 경위는 밝히지 않았다.

지난달 26일 발생해 이날까지 열흘째 이어진 스모크하우스 크리크 화재는 텍사스주 역사상 최대 면적을 태운 것으로 기록됐으며, 이날 정오 기준으로 74% 진압된 상태다.

이 화재가 휩쓸고 간 면적은 서울시 전체 크기(약 605㎢)의 7배가 넘는다.

이 화재로 인해 2명이 숨지고 건물 약 500채가 파손됐으며, 일대 농장·목장의 가축 수천 마리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는 회사 엑셀에너지(Xcel Energy)는 이날 성명에서 자사의 설비가 스모크하우스 크리크 화재를 일으키는 데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인정했다.

다만 이 회사는 두 번째 ‘윈디 듀스’ 화재에서 자사의 설비가 역할을 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반박했다.

AP는 지난주 화재 피해 지역인 헴필 카운티의 주택 소유주들이 엑셀에너지와 다른 2개의 전기회사를 상대로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마을 근처의 전선이 끊어져 땅으로 떨어지면서 화재를 촉발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8월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도 끊어진 전선에서 튄 불꽃이 마른 풀에 옮겨붙으며 단숨에 번진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WSJ은 최근 몇 년간 미 서부의 전력망을 운영·관리하는 업체들이 산불 관련 소송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전력회사 PG&E는 2020년 캘리포니아 산불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지목돼 이 화재로 피해를 본 약 7만명과 135억달러(약 17조9천억원)에 합의하는 것으로 소송을 마무리했다. 이 회사는 당시 화재 이후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엑셀에너지는 이미 2021년 콜로라도에서 발생한 화재와 관련해서도 소송을 당해 대응 중이다.

일부 전력망 관리업체들은 최근 고온과 가뭄 등 기후 변화로 산불 위험이 증가함에 따라 선제적으로 전력을 차단할 수 있는 계획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화재 위험이 높아지는 계절에 주민들이 정전을 경험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고 WSJ은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