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동굴 갇힌 미국인 탐험가 9일 만에 극적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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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명 넘는 다국적 구조대 필사의 구조작전 벌여

깊이가 1천m가 넘는 튀르키예 동굴에 갇혔던 미국인 탐험가가 9일 만인 12일(현지시간) 150명이 넘는 다국적 구조대의 도움으로 무사히 구조됐다.

A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 2일 튀르키예 남부 타우루스산에 있는 모르카 동굴에 들어갔다 갑작스러운 장출혈 증세로 쓰러져 조난당한 마크 디키(40)가 이날 극적으로 구조됐다.

튀르키예 동굴 연맹 측은 성명에서 현지시간으로 이날 0시 37분께 “마크 디키가 동굴을 벗어났다”며 “그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디키는 다른 탐험가들과 함께 동굴 지도를 만들겠다며 튀르키예에서 세 번째로 깊은 이 동굴에 들어갔다가 조난당했다.

그는 장 출혈로 생명의 위협을 받을 정도로 몸 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병명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이날 동굴에서 나온 뒤 들것에 누운 채로 취재진에게 둘러싸여 “미친 모험이었다”면서 “다시 땅 위에 있게 된 것이 경이롭다”고 말했다.

디키는 또 동굴에서 혼자 힘으로 빠져나가기 힘들겠다는 것을 깨닫고는 잠시 좌절에 빠졌지만 “여기서 살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버텼다고 한다.

구조는 9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으며, 동굴 탐험가, 의사, 의료진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튀르키예를 포함해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헝가리, 이탈리아, 폴란드 등지에서 모였다.

구조 과정에서 디키에게 수혈을 포함한 응급처치가 이뤄졌으며, 대원들은 우선 동굴 속 통로를 넓힌 뒤 그를 들것에 싣거나 줄로 묶어 조금씩 끌어올리는 방법을 썼다.

하지만 구조대는 수차례 작업을 중단하고 쉬어야 했으며, 특히 가파른 절벽을 오르고 진흙을 통과하느라 어려움을 겪었다.

또 깜깜하고 축축한 동굴 내부에서 오랜 시간 머무느라 심리적 압박을 겪어야 했다.

디키의 부모는 성명에서 아들의 구조를 위해 힘써 준 구조대와 의료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아들이 무사히 동굴을 빠져나왔다는 소식을 들으니 이루 형언할 수 없는 안도감과 기쁨을 느낀다”고 밝혔다.

구조대는 디키의 생명을 구한 뒤에도 동굴 속에 남아있는 밧줄과 장비를 수거하느라 당분간 현장을 떠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