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에 시달리는 팬데믹 비자발적 은퇴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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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이티드 항공 고객 서비스 일을 하고 있던 안드레아 존스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암 환자 남편을 돌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은퇴했다.

첫 3개월 55~70세 290만명 일자리 떠나
밀려났다는 자괴감과 재정 관련 불안 커
무료 재정상담 받아보는 것 큰 도움 돼
소셜은 고정지출, 은퇴자산은 재량지출에

지난 2020년 3월 뉴왁 공항이 유령의 마을처럼 변하기 시작했을 때 유나이티드 항공 고객 서비스 일을 하고 있던 안드레아 존스는 구체적인 은퇴시기를 세우고 있지 않은 상태였다. 28년의 커리어를 가진 그녀는 자신의 일을 여전히 사랑했다. 하지만 그달 말로 그녀는 푸른색 유니폼을 벗었다. 존스는 여전히 상실감과 싸우고 있다. 그녀는“나는 떠날 준비가 돼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올 68세인 존스는 암의 일종인 다발성골수종을 앓고 있는 남편 조지의 건강을 돌보기 위해 은퇴했다. 다행히 존스 부부에게는 자산이 있었다. 그리고 유나이티드 항공은 존스가 건강보험을 계속 갖고 있을 수 있도록 은퇴 패키지를 제공했다.

하지만 패트리셔 스캇은 이처럼 운이 좋지 못했다. 캘리포니아 스탁튼의 특수교육 교사인 스캇은 자신의 건강을 위해 올 1월 은퇴했다. 10명의 손주를 둔 스캇은 2016년 유방암에 걸렸다가 생존했다. 암 전문의는 교직으로 돌아가 코로나19 감염될 위험을 피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현재 66세인 스캇은 “내 수입은 이전의 절반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독신이며 부채가 있다. 그녀는 “스트레스가 쌓이고 우울하며 두렵기도 하다”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팬데믹 시기인 지난 2020년 3월 이후 일자리를 떠난 근 300만 명의 55세에서 70세 사이 미국인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은 두 개의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존스와 스캇처럼 대부분은 원하지 않음에도 자리에서 밀려났다고 느끼고 있다고 경제정책 전문가인 테레사 길라두치는 말했다. 많은 경우 이들은 재정적으로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태라고 길라두치는 덧붙였다.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다른 경기침체기 때보다 팬데믹 기간 중 훨씬 더 많은 나이든 근로자들이 은퇴를 했다. 예를 들어 2008년 경제위기 이후에는 첫 3개월 동안 일자리를 떠난 나이든 근로자는 190만 명이었다. 반면 지난해 팬데믹 후 3개월 동안에는 290만 명의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떠나야 했다. 최신 데이터는 재정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은퇴 층으로 편입된 사람은 170만 명에 달한다고 길라두치는 밝혔다.
이들의 이직은 몇 년 더 조류관찰을 하면서 지내기 위해서가 아니다. 길라두치는 “많은 사람들은 일자리에서 밀려난 것”이라며 연령차별이 일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기침체기에는 가장 최근 고용된 직원들을 먼저 내보내지만 이번에는 가장 오래 일을 해온 직원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반차별법의 시행 부족도 이유였다고 길라두치는 지적했다. 고용주들로서는 비용은 많이 들고 생산성을 줄어든 오래된 직원들을 정리할 좋은 기회였던 것이다. 이유야 어찌됐든 비자발적 은퇴자들-흑인들과 대학학위 비소지자들이 불균형적으로 많은-은 어려움이 처해 있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는 65세 이상 미국인들의 부채비율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데 있다. 생계를 위해 자산을 갉아먹어야 하는 상황 속에서 이런 노인 인구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소셜시큐리티를 조기수령할 경우 취약성은 더욱 커지게 된다. 조기수령은 수혜 액수가 영구히 줄어든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재정적 안전망을 갖춘 사람들일지라도 상당한 장애를 겪을 수 있다. “은퇴 자체가 안겨주는 스트레스가 상당하다”고 재정 플래너인 맬콤 에스리지는 말했다. 그러면서 “혼란의 시기를 지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에스리지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파트타임 일자리가 평정을 되찾아주기도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은퇴 이후의 삶이 생각한 것처럼 절망적이지 않다. 그는 “많은 이들은 특정 연령에 특정 액수의 돈을 가지고 은퇴하겠다는 야망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목표를 조정할 수도 있다는 것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27년 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한 후 자리에서 밀려났던 그의 한 고객은 2년 전 편안하게 은퇴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스스로 놀라워했다는 것이다.
갑자기 시간이 많아진 고객들이 창업을 위해 저축에 너무 손을 많이 대기도 한다고 에스리지는 말했다. 특히 팬데믹 이후에 유색 인종의 창업을 많이 목격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미래를 위한 단계를 밟아가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시작을 위해 은퇴자산에 손을 댄다. 이런 자산은 은퇴 바구니에 그대로 놔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에스리지는 지적했다.
나이 50이 넘어 은퇴할 수밖에 없다고 느낀 저소득 근로자들의 거의 20% 정도는 실직 후 은퇴저축을 늘려가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길라두치는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기댈 곳이 소셜시큐리티 밖에 없다. 이들은 빈곤하게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애틀랜타의 공인 재정 플래너인 조반 존슨은 어려운 상황에 빠진 은퇴자들은 금전에 관한 현실적 인식을 갖는데 도움을 줄 무료 재정 상담을 받아보라고 권고했다. 존슨은 “위기의 시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있는 무료 상담가들이 많다”며 XY Planning Network 같은 사이트를 검색해 볼 것을 조언했다.
전문가들과 마주 앉는 것의 가장 큰 혜택은 패닉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존슨은 말했다. 또한 팬데믹 이후 자신에게 연락해 온 간호사와 교사 등 15명의 새로운 은퇴자들은 제한된 돈을 어떻게 관리할 지에 대해 더욱 잘 이해하게 됐다고 존슨은 말했다.
올 71세인 재니스 샌즈는 지난 3월 자신이 23년간 사무국장으로 일해 온 맨하탄 예술단체인 펜 & 브러시에서 은퇴했다. 지난해 코로나에 걸려 수 주 동안 입원하면서 스트레스가 시작됐다. 심리적으로는 아직 은퇴할 준비가 돼있지 않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다고 느꼈다.
현재 그녀는 스스로 한층 더 제한된 일상이라고 말하는 생활에 적응해가고 있다. 특히 일요일 밤과 월요일이 가장 혼란스럽다. “학기말 시험이 있는데 시험장에 들어가지도 못하거나 라커 조합번호를 잊어버리는 꿈을 꾸는 것 같다. 다시 일을 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일 대신 그녀는 은퇴 배우인 남편 월러스 몬로와 산책을 하고 그로서리 스토어를 더 자주 방문하고 있다.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는 삶을 다시 구성해야 한다. 우울해지는 것은 한순간의 일”이라고 샌즈는 말했다.

■갑작스런 은퇴에 따른 금전 관리
재정 플래너인 존스는 아무런 경고도 없이 갑자기 실직했을 경우 수입과 지출을 관리하는 요령을 들려준다. 우선 이전 회사에 어떤 연금이나 401(k) 플랜도 남아있지 않도록 확인해야 한다. 은퇴계좌를 이전 회사로부터 롤오버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깜빡한다.
또 소셜시큐리티 조기수령에 대해 죄책감을 갖지 말라. 다른 선택이 없을 경우 더욱 그렇다. 수령은 62세부터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럴 경우 월 수령액이 영구히 줄어들게 된다. 만약 당신의 수입이 일정 기준 이하라면 당신의 풀 소셜시큐리티 수령액은 과세대상이 아닐 수도 있다.
소셜시큐리티 수령액은 재량권이 없는 고정 지출에 쓰고 은퇴 자산은 여행과 유흥 같은 재량 지출에 사용하라. 65세부터 자격이 주어지는 메디케어와의 갭을 메워라. 어포더블 케어 액트를 고려해보라. 만약 당신의 수입이 충분히 적을 경우 마켓플레이스 플랜을 선택하면 프리미엄 택스 크레딧 등 여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만약 소셜 페이먼트와 은퇴 저축만으로 당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할 수 없다면 메디케이드와 SSI(Supplemental Security Income) 같은 프로그램을 고려해보라. <By Tammy La Gor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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