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탐방] 시카고한인제일연합감리교회 김광태 목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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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꿈을 말씀·기도로 함께 가꾼다

92년 역사 시카고한인제일연합감리교회 김광태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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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 목사

윌링 타운에 위치한 시카고한인제일연합감리교회(이하 제일교회)의 역사는 무려 92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일교회는 깊은 역사와 전통을 뒷받침한 중서부지역 최초의 한인교회다. 구한말 나라를 잃고 독립운동가, 애국지사, 유학생으로서 미국 땅을 밟았던 신앙의 선배들의 안식처이자 기도처였다. 조국의 광복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일념에서 1922년 3월 염광섭, 김일선, 황창하씨를 중심으로 한 모임과 같은 해 9월 강영서, 김경씨를 중심으로 한 모임이 전신이 되어 게렛신학교에서 수학하던 김창준 목사(기미독립선언서 조선민족대표 33인중 1명)를 모시고 1923년 9월, 6명의 교인들과 시카고시내 3801 S. 레익팍길에 위치한 건물에서 첫 예배를 드리며 시작된 교회다. 본보는 최근 제11대 김광태 담임목사를 만나 시카고지역 한인사회가 구성되기도 전에 창립돼 한인사회의 성장을 도왔고 이민사의 초석이자 산증인으로서의 역사를 가진 제일교회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 조국 독립의 열정을 불태운 곳

1995년에 발간된 ‘제일교회 70년사’에 따르면 시카고에는 1913년 흥사단 지부와 1918년 한인 학생회가 조직돼, 나라 잃은 망국의 설움을 달래던 위안처이자 유학생과 망명자들의 조국을 향한 독립의 열정을 불태우던 기도처로서 역할을 했다. 이런 사실은 당시 제일교회 교인들 중 상해 독립운동가 출신이나 전 미국내 독립운동 조직인, 대한인, 국민회와 한인학생연합회 관계 인사들이 많았다는 기록에서도 알 수 있다. 1922년 일본이 문화정책을 실시해 유학생 신분으로 미국에 건너온 한인들이 지속적으로 늘었고, 조국의 독립을 위한 구국의 열정을 키웠던 도산 안창호 선생이 시카고를 찾아 집회를 갖기도 했다고 기록돼 있다.

연방센서스국 자료에 의하면, 1910년까지는 시카고지역에 한인이 단 1명도 없었으며 1920년에는 27명으로 집계돼 있다. 이때 한인들이 모임을 갖고 기도회 형식으로 제일교회를 태동시키게 된다. 1922년 시카고에서 북미 유학생들 중심의 모임이 시작됐고 이 모임이 1923년 제일교회창립의 근간이 됐다. 제일교회는 창립이후 1963년까지 시카고지역의 유일한 교회였다. 1963년 설립된 시카고한인회 1대, 3대 회장이었던 정보라 박사는 1936년 유학 와 1949년부터 제일교회 임원으로서 큰 도움을 줬다는 기록에서 보듯이 시카고 한인이민사와 제일교회의 역사는 그 명맥을 같이 해왔다고 할 수 있다.

제6대 목사로 부임한 이은택 목사(1936~1964년 시무)는 교회 문을 닫아야 하는 곤경가운데서도 혼자 강대에 서더라도 주일 예배를 중단하지 않고 교회의 명맥을 이어왔으며 그  28년 목회활동은 목회자의 역할 뿐만 아니라 미주 이민사회의 중추적 역할을 충실히 해오며 이민사회의 정착에 힘썼다. 제일교회의 사진자료를 보면, 흥사단 시카고지부 창립을 비롯해 발명가 송기주 선생, 음악가 현재명 선생, 작곡가 홍난파 선생, 이승만 박사 부부 시카고 방문 등 민족의 선각자, 지도자, 예술가 등이 제일교회의 믿음의 선배로서 모범을 보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이민역사에서도 소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한 비전

제일교회는 독특한 역사적 의미와 시대적 맥락을 세워온 교회다. 독립운동가들이 조국과 민족을 위해 기도하며 세운 민족교회이고, 중서부 최초(1923년 9월 13일)의 한인교회인 장자교회이며, 시카고지역의 어머니교회라는 역사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역사의식과 사명감을 가지고 제일교회는 온 세계에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기 위해 그리고 특별히 시카고지역의 한인 동포들을 섬기기 위해서 몇 가지 비전을 갖고 있다.

첫째로는 민족교회로서의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역사의식을 고취시키는 목회다. 이 비전을 위해 구체적으로 새로 건축한 교회당 현관에 역사관을 설치했고 앞으로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일이나 인물들을 기념하는 포럼과 같은 행사를 할 것이다. 둘째로는 중서부 최초의 장자교회이며 어머니 교회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유지하고 계승하려고 한다. 우리 제일교회는 교회 초기부터 이민 동포들의 꿈을 키워주고 지친 이민 동포들의 안식처가 되어주는 사역을 했다. 앞으로도 이런 귀한 전통을 계승하고자 성공적인 이민의 삶을 이뤄낸 1세와 2세들을 초청 강연회를 열어 동포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동포들의 삶을 도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 2세와 3세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교회의 틀을 마련하고, 대외적으로는 지역의 교회들이 연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교회의 시련과 극복

시카고 한인사회의 제일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교회로서 70년대에 이후부터 제일교회는 이민사회와 함께 급성장을 했으나 90년대 중반부터는 아픈 시련을 겪어야 했다. 11대 목사로 부임할 당시에도 새 성전 건축 관계로 인한 교인 감소, 건축완공지연, 비용초과 등의 문제로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제일교회는 교세가 약화되지 않고 오히려 대형교회로 부흥하게 되었고 이런 시련을 잘 극복한 것은 먼저 하나님의 은혜이며 하나님의 역사임을 믿는다. 교회의 어려움은 목회자와 평신도 간의 신뢰관계 쌓아지면 자연스럽게 극복된다고 보았기에 성도들과 이야기 나누며 교회의 상황은 어떻고, 성도들은 어디서 어떤 상처를 받았고 무엇을 기대하는지에 귀 기울이며 주님이 세우기 원하는 교회가 되기 위해 어떤 목회를 해야 할지 정리를 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목회에서 중요한 일은 어떤 교회를 만들고 싶다는 비전이 있어야 하고, 그 비전을 이룰 수 있는 전략을 개발해야 하는데 그 전략은 현장을 진단하지 않고는 세우기가 어렵다고 본다. 목회자가 부임하자마자 진단하지 않고 자기 나름의 비전과 목표를 내세우게 된다면 더 많은 갈등을 야기시킬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진단 후 여호수아 프로젝트, 느헤미야 프로젝트 등을 개발해 성도들을 동참시켰다. 어느 교회라도 자기들만의 특별한 상황이 있다. 이를 잘 진단해 교회의 어려운 점과 장점을 찾아내 일해야 한다.

성결교 목사인데 감리교로 왔기 때문에 같은 교단내에 선후배 관계도 없었고, 또한 미네소타에서 시카고로 오며 연회가 바뀌었기 때문에 연회 안에 아는 사람도 없음으로 그 입지가 상당히 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카고지역의 목회자분들이 같은 연합감리교 안에서나 또는 초교파적으로 저를 환영해 주었고, 교단내, 교협에서도 빨리 봉사할 기회가 주어져 쉽게 시카고를 이해하고 적응할 수 있었다. 목사에게 있어서 자기 교회만이 아니라 목회지역을 잘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연합사업이나 연합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지역을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주님이 원하시는 완전한 교회는 어떤 교회인지 알고, 불완전한 교회가 성서적 교회가 되게 하기위해선 이 시대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야 하는지 끊임없이 연구해야한다. 또한 앞으로 제일교회는 부지런히 자신을 진단하고 분석함으로 주님 원하시는 교회로 갈 길을 찾아 성숙한 자기변화를 위해 끊임없이 땀 흘리며 하나님 나라의 일꾼으로 잘 양육되어야 한다.

 

부활절부활절 예배 후 시카고한인제일연합감리교회 교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 하나님과 언약을 맺은 공동체

교회가 ‘하나님의 공동체’라는 것은 곧 교회가 하나님과 언약을 맺은 공동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우리 교회는 그 언약을 고백하는 공동체이며, 이 고백은 예배를 통하여 나타나게 된다. 교회는 또한 성격상 신앙공동체, 사랑공동체, 선교 공동체, 훈련공동체이다. 신앙공동체는 교회의 생명을 말하는 것이며, 사랑공동체는 교회의 존재방식을 말하는 것이다. 선교공동체와 봉사공동체는 교회의 존재이유를 말하는 것이며, 훈련 공동체는 교회의 전략을 말하는 것이다. 교회가 이러한 신령한 공동체로 존재하기를 추구할 때 그 교회는 끊임없이 위대한 하나님의 구원 사역을 성취하는 제2의 성육신의 뜻을 이룰 것이다. 살아계신 주 예수그리스도 안에 하나 된 공동체 사랑이야말로 오늘을 사는 우리의 교훈이요 또 앞으로 올 후세들에게 물려줄 귀중한 유산이 될 것이다.

1세들이 해야 할 중요한 일 중 하나가 1.5세를 일으키는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우리는 1세 다음 2세의 시대가 온다고 생각하지만 인구 통계에 따르면 아직은 1.5세의 파고가 더 높다. 또한 언어, 문화적 차이로 인해 1세가 2세에게 영향을 끼치는 건 상당히 드문 일이다. 그러나 1세가 1.5세에겐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교회는 1.5세에 초점을 맞춰 전략적으로 1.5세가 2세와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 동시에 한인교회는 1세의 자녀인 2세들을 위해서 2세 목회자와 지도자를 키우는 일을 중요시 해야한다. 제일교회는 금년 여름부터 2세 지도자 양육을 위해 컨퍼런스에 보내는 등 다양한 훈련을 시키고 있다. 이처럼 좋은 연합집회나 프로그램에 2세들을 동참시키고 도전을 주어야한다.

 

■ 교회는 연합해 일해야 된다

교회는 불신자를 전도하는 것과 기존 신자를 잘 양육해 하나님의 사역자가 되게 하는 것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성도들 입장에서 보면, 인생의 방황은 하나님을 만나면 끝나고, 신앙의 방황은 좋은 교회를 만나면 끝난다고 한다. 아무리 열정적인 신앙을 가지고 있어도 좋은 교회를 만나기 전까지는 신앙의 기쁨을 충분히 누릴 수 없습니다. 전도만 하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 아니고 말씀을 잘 가르치고 제자훈련을 잘해서 교회에 정착시키고 하나님 나라의 유능한 일꾼이 되게 하는 사명이다. 교회가 불신자 전도도 반드시 해야 하는데 노방전도가 통하던 시대는 이제 지나간 것 같다. 전도에 효과적인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교회가 시대 상황을 문화적으로 잘 이해하고 접근의 능력을 가지고 사람들이 올 수 있는 장을 만들어야 전도가 된다. 요즘은 알파 전도 프로그램이나 셀 교회(가정교회)를 잘 실천하거나, 찬양제, 연극, 사회봉사활동 등 이 시대의 문화를 잘 수용한 문화사역 전도 방법이라고 본다.

우리 시카고 이민목회의 미래를 위해서는 연대해야 한다. 현대는 다문화 시대고 다양한 필요(need)가 존재하는 시대다. 개교회가 모든 목회의 영역을 커버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필연적으로 전문화의 시대가 올 수밖에 없다. 개 교회는 개교회로서 프로그램과 훈련을 통해 사역을 개발할 뿐만 아니라 연합적으로도 해야 한다. 연합사역은 언론, 방송, 문화, 봉사 등 다양한 특수 선교 영역을 개발해 가야 한다. 이것은 개교회가 커버하기엔 규모가 너무 크므로 교계 전체가 연대해서 해야 한다. 시카고 안의 문화적 흐름을 볼 때 시카고 교계 전체가 연대해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기에 시카고 교회들이 연합해 한 교회가 할 수 없는 일들을 함께 해야 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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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링 소재 시카고한인제일연합감리교회 전경.

■ 100주년을 향하여…

‘사랑과 꿈을 말씀과 기도로 함께 가꾸어 가는 사람들’이라는 비전 전략을 갖고 제일교회는 사랑과 꿈을 인생의 핵심 가치로 본다. 제일교회의 목회적 사명은 우리 성도들이 온전한 사랑과 높은 꿈을 가지게 할 뿐만 아니라 그것들을 잘 가꾸어 실제의 삶이 되도록 돕는 데에 두고 있다. 또한 사랑과 꿈은 오직 말씀 즉 복음으로만 바르게 가꾸어 갈 수 있다고 믿기에 제일교회는 ‘말씀훈련(전교인 QT훈련, 말씀 나눔 방, 그룹 말씀 나눔(속회) 강해식 설교, 제자훈련, 성경공부반, 성서대학 등)’과 ‘영성과 전문성’훈련을 중심으로 하는 ‘사역훈련(은사학교, 영성개발, 리더쉽 훈련 등)’에 목회중심에 두고 있다. 성서적 교회의 본질을 지키며 동시에 오늘 이 시대에 효과적으로 주님의 사역을 이루어 가는 교회를 추구하며, 여기 시카고 땅에서 이 시대에 주님이 원하시는 교회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머지않아 100주년을 앞두고 있는 제일교회는 새로운 시대, 새로운 세대를 향하여 나아가는 이때에 시카고 이민사회 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향하여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쓰임 받을 신앙의 일꾼들이 세워져 나가는 하나님의 역사가 가득한 교회로 나아가고 있다. <홍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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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 목사 약력>
1958년 – 충남 홍성군 태생
1991년 – 서울신학대학교, 신학대학신학대학원(M.Div 졸업)
1995년 – 듀크대 신학대학원(Th.M.과정수료)
1982년 – 대전중앙·서울 성결교회 전도사
1984년 – 육군 군목(맹호부대 포병여단 교회)
1987년 – 아현성결교회 부목사
1994년 – 그린스보로 한인연합감리교회 담임목사
1999년 – 미네소타 한인연합감리교회 담임목사
2009년 – 시카고지역한인교회협의회 회장
2004년 – 현재 시카고한인제일연합감리교회 담임목사 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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