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에버21, 구조조정 통해 경영 정상화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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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11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 정상화에 나서는 포에버21의 한 매장의 모습.[AP]

■ ‘챕터 11 신청’이후

3억5,000만달러 자금 확보
최대 300여개 매장 닫을 듯
한인 의류업계 파장 촉각
“더 튼실하게 거듭날 기회”

‘패스트 패션’ 붐을 이끌며 아메리칸드림 성공 신화를 쓴 초대형 한인 의류업체 ‘포에버21’이 결국 챕터 11을 신청하면서(본보 9월30일자 A1면 보도) 이를 통한 구조조정과 경영 정상화에 성공할 지 주목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포에버21은 델라웨어 주에 있는 연방 파산법원에 챕터 11 신청서를 제출, 앞으로 파산법원의 감독하에 영업과 구조조정을 병행하며 경영 정상화에 나선다. 누적된 부채와 함께 현금 유동성 위기에 몰린 포에버21이 챕터11을 통해 구조조정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미국·중남미·온라인 운영 계속
이번 챕터11 신청에 따라 포에버21은 캐나다, 아시아, 유럽 시장에서 철수할 예정이어서 전 세계적으로 최대 350개 매장이 문을 닫게 된다.
그러나 직영점이 아닌 매장 소유주가 운영하는 미국 내 수백개 점포와 멕시코 및 중남미 지역 매장, 그리고 온라인 웹사이트 운영은 계속된다. 기존 매장의 경우 임대 계약 지속 여부를 앞으로 120일 이내에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매장 정리 작업은 속도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에버21은 구조조정을 위한 자금 3억5,000만달러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채권자들로부터 2억7,500만달러, TPG식스스트리트 파트너스와 관련 펀드 등에서 7,500만 달러를 끌어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포에버21이 이 자금으로 상품권, 환불, 교환, 판매 등 회사 운영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배경과 전망
포에버21은 지난 1984년 창업자인 장도원·장진숙 회장 부부가 설립한 뒤 초고속 성장을 거듭, 한인은 물론 미국 내 이민자들의 ‘아메리칸드림’ 성취를 상징하는 성공신화로 꼽혀왔다.
창립 첫해 매출 70만 달러를 기록한 후 ‘싼 가격에 최신 유행 의류를 신속하게 공급’한다는 패스트 패션 사업 모델을 주도하며 대박 성공을 이뤄 전 세계 50여 개국에서 연간 44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성공을 이뤘다.
그러나 포에버21이 이번에 챕터11을 선언하게 된 배경에는 ‘온라인화에 따른 소매 환경의 급변’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마존으로 대표되는 온라인 중심으로 의류 구매 방식이 재편되면서 기존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이 감소하는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 여기에 자라와 H&M 등과 같은 업체와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최근 수년 전부터 젊은 소비자들이 ‘패스트 패션’ 대신 친환경적이거나 버리지 않고 계속 입을 수 있는 중고 의류, 구입 대신 임대를 선호하는 등 변화가 생기면서 포에버21은 매출 감소에 부딪혔다.
NYT는 포에버21이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했다며 미국 내 소매 환경이 기술발전에 따라 얼마나 급격하게 변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해설했다.
린다 장 포에버21 부회장은 “우리가 6년도 안 되는 기간에 7개국에서 47개국으로 뻗어갔는데 그 때문에 많은 문제가 닥쳤다”며 “매장 방문객들이 줄고 온라인으로 매출이 더 많이 넘어가는 등 소매산업이 변하는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자바업계 영향은
포에버21의 챕터11 선언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30일 자바시장 내 한인 의류업계 반응은 ‘올 것이 왔다’면서 향후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한인 여성복 전문 업체 업주는 “이번 사태로 자바시장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며 한인 경제 젖줄의 역할을 한 자바시장의 영향력이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챕터11을 통해 포에버21이 건실한 의류업체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긍정론도 대두되고 있다.
한인의류협회 영 김 회장은 “포에버21의 챕터11 선언은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막상 닥치고 보니 충격임에는 틀림없다”며 “업계로서는 포에버21이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튼튼한 업체로 다시 태어나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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