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관계사 부당 이익, 증여세 탈루 등 혐의”
▶ 한국 국세청 전격 조사
▶ “조세 사건 단호히 대처
미국 법인을 두고 현지 공장 생산·유통을 해온 종합식품업체 풀무원 등 한국의 주요 기업들이 거액의 탈세를 한 혐의로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받게 됐다.
한국 국세청은 풀무원와 배달의민족·무신사 등을 포함한 가공식품·농축산물·외식 프랜차이즈 및 배달 플랫폼 등 총 41개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14일(한국시간) 밝혔다. 이번에 국세청이 밝힌 대대적 세무조사 대상 기업들은 ▲농축산물 유통 23곳 ▲가공식품, 외식 프랜차이즈, 배달 플랫폼 16곳 ▲패션 플랫폼 2곳 등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이들 업체의 전체 세금 탈루 혐의 금액은 무려 1조원에 달한다.
국세청에 따르면 풀무원은 국내외 관계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을 제품 원가에 포함해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해외 관계사에 자금을 지원하면서 이자를 받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풀무원이 원재료비와 물류비 등 제조원가 상승을 이유로 가공식품 가격을 대폭 인상했지만, 실제로는 국내외 특수관계법인이 부담해야 할 비용까지 제품 원가에 포함시켜 소비자들에게 떠넘겼다는 것이다.
또 풀무원의 사주 일가가 지배하는 관계회사가 부담해야 할 경비를 회사가 대신 지출하거나, 해외 관계사에 거액의 자금을 지원하면서 이자를 받지 않는 방식으로 부당하게 이익을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사주는 부친으로부터 관계회사 주식을 무상으로 증여받고도 이에 따른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내 1위 음식 주문·배달 업체 배달의민족의 경우 국내에서 벌어들인 1조원대 이익을 독일 모회사로 이전하면서 1,000억원대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외 관계사에 업무지원 용역을 무상 제공하고 부가가치세 매입세액을 부당 공제받은 혐의도 있다. 국세청은 막대한 프로모션 비용을 음식점, 수퍼마켓 등 입점업체에 수수료·광고비 형태로 떠넘기는 행위에 주목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가공식품 업체 12곳도 조사 대상이다. 최근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 소스·만두류 제조업체 A사는 퇴직 임원이 설립한 특수관계법인에 수수료를 과다 지급하고 사주 자녀가 지배하는 법인의 물류센터 사용료를 대신 지출해 이익을 빼돌린 것으로 국세청은 파악했다. 사주 자녀가 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는 해외 현지법인에 투자금 명목으로 고액을 송금해 역외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도 드러났다고 국세청은 전했다.
전국적으로 2,000개 가맹점을 갖춘 C 프랜차이즈는 사주의 개인적인 지출을 가맹점주 지원 관련 비용으로 둔갑시킨 혐의를 받는다. 사주 자녀가 지배하는 법인에 알짜 직영점을 무상으로 양도한 뒤, 재료를 저가 공급하는 등 비합리적으로 손실을 떠안았다고 국세청은 설명했다.
무신사 등 2개 패션 플랫폼 업체도 국세청 조사 대상이다. 국세청은 지배적 지위에서 패션 시장 전반의 물가 상승 압력을 유발했다고 보고 있다. 업체들은 변칙적인 회계 처리를 통한 고의적 매출 누락, 특수관계법인에 광고비·용역비 과다 지급, 재고자산 고가 매입 등을 통한 원가 부풀리기 등의 혐의를 받는다. 법인 명의 고가 아파트를 임차해 사주가 개인적으로 거주하는 사익편취 행위도 드러났다.
국세청은 이들 업체가 월등한 플랫폼 이용률을 매개로 입점업체에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해 부담을 전가하거나, 기습적으로 가격을 인상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국세청은 그동안 이어온 ‘물가 불안 조장 탈세자 세무조사’를 통해 탈세와 물가 상승 간의 연결고리가 확인된 만큼, 민생 물가 안정을 위해 이번 탈세혐의자 또한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강조했다. 국세청은 고의적인 조세 포탈 혐의가 확인되면 즉시 범칙 조사로 전환할 방침이다.
국세청 이성글 조사국장은 “차명계좌를 통한 수익 은닉 등 조사범죄 혐의가 드러날 경우 즉시 조세범칙사건으로 전환해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예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