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은행 ‘돈가뭄’ 해소…1분기 예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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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전 분기 대비 1.4%P 줄어…SVB 파산에도 예금 증가 효과

남가주 6개 한인 은행들의 ‘돈가뭄’ 현상이 1분기에 조금이나마 해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유출이 우려됐던 예금이 오히려 증가하면서 예대율이 소폭 낮아진 것인데 아직 높은 수준이라 자금 유치에 힘을 더 써야 하는 상황이다.

22일 남가주 한인은행(뱅크오브호프, 한미은행, PCB, 오픈뱅크, CBB, US메트로은행) 1분기 실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6개 은행의 지난 분기 평균 예대율은 94.5%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93.5%)와 비교하면 1% 포인트 늘었지만 지난해 꾸준히 증가한 결과인 작년 4분기(95.9%)와 비교하면 1.4% 포인트 하락했다.

예대율은 예금 잔액에 대한 대출금 잔액의 비율로 은행의 경영 지속성·안전성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다. 예대율이 높으면 은행의 수입원 창출 창구인 대출 영업에 제약이 생기고 있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은행 입장에서는 예대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1분기에 예금이 증가하면서 예대율이 하락하는데 기여했다. 특히 지난 3월 초 SVB가 파산하면서 중소형 은행들을 중심으로 자금 유출 우려가 컸는데 한인 은행권은 안정적으로 예금을 늘리면서 예대율을 낮추는 성과를 냈다. 6개 은행 실적에 따르면 한인은행들의 1분기 예금 총액은 285억9,782만달러로 전년 동기(263억6,561만달러) 대비 8.5% 증가했다. 이는 직전 분기인 작년 4분기(283억5,328만달러)와 비교해도 약 1% 증가한 것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CBB의 1분기 예대율이 79.5%로 가장 낮았다. 그만큼 안정적으로 대출을 늘릴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의미다. 다음으로는 오픈뱅크가 88.9%로 향후 대출 확대 여력이 있는 상황이다. 이외에 다른 은행들은 모두 90%가 넘는데 PCB뱅크가 98.4%로 가장 높았다. 예금 대비 대출 비율이 높은 것으로 향후 안정적인 운영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인 선두 은행 뱅크오브호프는 95.2%를 기록했다. 뱅크오브호프도 높은 수준이지만 직전 분기(96.8%)와 비교하면 소폭 하락했다. 한미은행의 경우에도 1분기 예대율(96.4%)이 직전 분기(96.7%)보다 줄었다. US 메트로 은행은 97.3%를 기록했다.

예대율이 감소하는 흐름이지만 절대적인 수준은 높은 편이라 한인 은행들의 예금 확충 노력은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평가하는 적정한 수준의 예대율은 80~90%다. 대부분의 한인 은행들이 이를 초과하는 상황인 것이다.

한 한인은행 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이 작년 말부터 예금 확충에 노력한 만큼 예금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본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도 둔화되는 만큼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대출을 줄이면 예대율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